가나아트센터, 5월5일까지 로버트 테리엔 개인전

[서울=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대규모 조각으로 유명한 미국 작가 로버트 테리엔(1947-2019)의 전시가 5월5일까지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테이블과 의자 세트, 접시 더미와 같은 일상 용품의 크기를 비현실적인 사이즈로 키워 기념비적인 몰입형 조각으로 바꾸는 작업을 한 작가다. 초기작들은 역으로 실제보다 작게 작업했다.

생전에 그는 "각각의 사물들은 그것을 사용하는 이의 기억과 추억을 품고 있다. 나는 내 작업을 통해 이들의 숨겨진 서술적인 구조와 이야기를 드러내고 싶다"고 말했다.

 No title (folding table and chairs, green)/가나아트센터

초현실적인 느낌으로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너무 자주 써서 인식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다시말해 사물에 깃든 기억과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우리가 어린시절 테이블이나 책상 밑을 기어다니며 성장했고, 형제자매나 또래 친구들과 쪼그려 들어가 우리들만의 세계를 구가하던 시절이 떠올려진다.

3미터에 달하는 테이블과 의자 조각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듯한 환상적 경험을 제공한다. 어린 시절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영화의 세례를 받은 작가의 만화적 상상력과 마르셀 뒤샹으로부터 비롯된 레디메이드 개념이 융합되고 있는 것이다.

완벽하게 기성품을 복제하여 외형은 물론 가구로서의 기능까지도 완벽하게 재현해 냈다. 사람의 키를 훌쩍 뛰어넘는 크기로 인해 관람자는 조각의 밑에서 이리저리 다닐 수 있다. 이로 인해 관람자는 무대속 배우가 된 듯한 연극적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미니멀리즘 조각의 ‘연극성’을 계승한 것이다.

 No title (large wall drop)/가나아트센터

사진과 판화, 드로잉 등 작가의 깊이 있는 예술 세계를 보여주는 다양한 작품도 함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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