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경선 진통 심각, 본선 경쟁력 '흔들'vs 더불어민주당 상대적 '차분'
국힘 '변화' 민주 '안정' 꾀한 형국, 시장·군수는 목민관 역할해야

오는 6월1일 치러지는 제8대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이 경선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경선과정에서의 컷오프 탈락, 경선 불복 등의 시비가 잇따른다. 기초의원들의 경선 불복과 탈당 무소속 출마 등 과거 흔히 볼 수 없었던 상황들이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 선거철 마다 등장하는 '뻐꾸기 철새 정치인의 점령군 논란'은 이번 선거에도 어김없이 지역정치판세를 흔들고 있다. 

'뻐꾸기 철새 정치인' 비난은 지난 4월 17일 충북지사 선거 국민의힘 경선과정에서도 나왔다.

예비후보인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차관은 경선 경쟁 상대인 김영환 전 국회의원을 향해 '남의 둥지를 넘보는 뻐꾸기'에 비유하며 날을 세웠다. 박 예비후보는 "남의 둥지에 몰래 알을 낳는 뻐꾸기라는 철새가 있다. 둥지의 어미새는 둥지에 있는 알이 모두 자기 알인 줄 알고 정성을 다해 키우지만, 뻐꾸기는 주인집 새끼들을 둥지 밖으로 모두 밀어 내고 혼자 먹이를 독식한 후 다 자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제 갈 길로 떠나버린다"고 까지 비난했다.

하지만 결국 김영환 후보가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후보에 등극했다. 박 후보가 우려했던 남의 둥지에 알을 낳은 뻐꾸기에게 애써 지은 둥지를 뺏긴 셈이다.   

제천·단양도 예외는 아니다. 공천과 경선을 둘러싼 잡음이 그 어느때보다 시끄럽다.

유독 국민의힘 경선 잡음이 거세다. 최명현 전 시장의 경선 탈락은 단연 세간의 화제로 떠올랐다.

최 전시장은 당초 엄태영 국회의원으로부터 단수공천을 약속받은 것으로 공공연히 알려졌지만, 엄 의원이 경선 원칙 카드를 꺼내들면서 '울며겨자먹기'로 경선을 치러야 했고, 결국 경선 참패라는 결과를 맞고야 말았다. 최 전시장의 지지자들은 김창규 후보에게 경선 패배한 것에 대해 '뻐꾸기 철새 정치인에 둥지를 뺏긴 격'이라는 허탈감을 토로했다.

일각에선 "김창규 후보는 가족들 모두 서울에 적을 두고 혼자 내려와 시장을 하겠다고 하는데 제천시장이라는 자리가 발령받아 잠시 머물다 가는 자리인가"라는 쓴소리도 나온다.  김창규 후보는 이러한 '뻐꾸기 철새 정치인'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해야만 본선 경쟁력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제천시장 후보로 나선 김창규 전 키르기스스탄 대사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모습. 사진제공=김창규 후보실
국민의힘 제천시장 후보로 나선 김창규 전 키르기스스탄 대사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모습. 사진제공=김창규 후보실

하지만 "경선패배에 대한 책임은 남의 탓이 아닌 오롯이 최명현 전 시장의 탓이다"는 평가도 비등하다. 최 전시장은 경선의 결과에 대해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선거로 정치일선에서 물러날 수 밖에 없는 최 전시장과 그 지지자들이 김창규 후보에게 전폭적인 지지와 힘을 실어 줄지는 아직 미지수다. 

국민의힘 단양군수 경선 과정은 더 드라마틱하다. 당초 유한우 전 군수의 단수공천이 발표되면서 유 전군수가 후보가 되는가 했는데, 김문근·김광표 두 상대 예비후보들의 불복으로 재심을 치른 끝에 경선으로 선회했다. 유한우 전 군수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경선을 받아들였지만, 결과는 김광표 후보의 지지를 업은 김문근 예비후보가 국민의힘 단양군수 후보가 됐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유한우 전 군수의 지지자들과 김문근, 김광표 예비후보 지지자들의 비방과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유 전군수 측과 김문근 후보 측의 갈등의 골이 깊어질데로 깊어진 상황에서 과연 국민의힘이 당원들의 분열을 봉합하고 결집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상대적으로 후보 공천 잡음이 덜한 모양세다.

하소천에 다슬기를 방류하는 이상천 시장.(사진제공=제천시)
하소천에 다슬기를 방류하는 이상천 시장.(사진제공=제천시)

제천시장 후보 공천을 놓고 상대 후보 진영에서 이상천 전 시장 흠집내기로 한동안 홍역을 치르면서 회오리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보였지만 쉽게 봉합되는 분위기다. 물론, 아직 후유증은 남아 있고 언제든지 꺼지다만 불씨가 화근이 될 소지는 있지만 이상천 대세론으로 지지자들이 결집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상천 전 시장의 "선거과정에서 일체 상대후보를 비난하지 않겠다"는 네거티브 선거운동 금지 선언이 이상천 시장의 어떤 공약보다 강력한 '신의 한수'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4년의 노력과 진정성을 정정당당히 평가 받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유권자들이 이 시장의 지난 4년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해 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단양군수에 재도전한 김동진 전 의원은 상대없이 단독으로 후보가 되 '순풍의 돛'을 달고 항해중이나, 오히려 그러한 안정적인 상황이 세간의 관심을 모으는데는 부족한 듯 하다.

김 후보는 지난 수년간 단양군민의 건강을 보살피는데 힘을 쏟아왔다. 단양 출신으로 인천에 병원을 설립한 출향인사와 인연을 맺은 이래 매주 직접 단양군민들을 인솔해 인천을 오가면서 건강검진 사업을 묵묵히 펼쳐온 것에 대한 평가가 좋다.   

제천시장에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김달성(49) 행동하는 시민정책단 단장과 이두희(61) 전 제천발전위원회 초대회장의 공약도 눈여겨 볼 만하다.

김달성 후보는 본지 기자와의 만남에서 "기득권 정치의 모순과 관행을 바로잡고, 진정 지역과 지역민을 위하는 정치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젊은 정치인으로의 첫 발을 디디고 있는 김 후보의 패기와 진정성은 타 후보들에게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남다른 점이 있다.

시장, 군수는 지역의 상징적인 인물이 아니라 목민관이다. 시민과 군민들의 속에서 같이 숨쉬고 같이 행동하며, 같이 고락을 나누고 민이 무엇을 가려워하는지를 찾아 가려움을 해소시켜주는 것이 첫번째 소명이자 의무다. 

내가 어디서 무슨일을 했고 어떤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지역에 무엇이 필요하고 지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끝없이 들어주고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자세가 민이 원하는 진정한 목민관일게다. 중앙정부에 연을 맺고 굵직한 사업 예산을 확보하는 일은 국회의원의 몫이다. 시장·군수는 초당적으로 협의하고 힘을 실어주는 역할로도 충분하다. 

이번 6·1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는 시장·군수 후보들에게 부와 명예를 쫒기 보다는 절제와 헌신, 봉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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