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강제개종 피해자 故 구지인(27) 양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는 시위 장면. 3만 5천여 명의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를 가득 메웠다. ⓒ;뉴스프리존

[뉴스프리존=김현태기자] 같은 예수를 신앙하면서 교단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단-정통 논쟁을 벌이는 가운데, 특정종교의 교인이 자신을 낳아준 부모로부터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신천지가 28일 오후 예고대로 강제개종교육을 규탄하는 대규모 광화문 집회를 열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는 ‘강제개종목사 처벌’을 촉구하는 3만 50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들은 추운 날씨에도 차디찬 바닥에 앉아 ‘강제개종목사 처벌’이라고 적힌 붉은색 머리띠를 두르고 연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의 호소에 길을 지나는 시민도 강제개종교육 중단과 개종목사 처벌에 공감했다.

신천지는 앞서 광주에서도 강제개종교육을 규탄하며 집회를 연 바 있다. 신천지가 이처럼 강제개종교육 문제에 적극 대처하고 나선 것은 얼마 전 화순에서 있었던 강제개종교육 사망 사건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5시 40분께 전남 화순군 북면의 한 펜션에서 종교 문제로 승강이를 벌이던 딸 A씨(25‧대학교 휴학)의 입과 코를 손으로 막아 치료 도중 숨지게 한 사건의 배경이 된 강제 개종 교육을 규탄하기 위한 차원으로 마련됐다. 당시, A씨는 의식을 잃고 쓰러져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지난 9일 오후 11시 35분께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고 전하면서 “경찰 조사 결과 이들 부부는 수년 간 특정 종교를 믿고 있던 딸을 설득하는 과정에 B씨(56)는 딸의 다리를 잡아 누르고 C씨(55‧여)는 딸의 입을 막아 의식을 잃게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종교관련 살인사건 경위를 기사화하고 있다. 어머니와 종교 갈등으로 다툼 끝에 실신했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한 것이다. 이들 신천지는 화순펜션 사망사건을 놓고 강제개종교육 반대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신천지가 28일 오후 예고대로 강제개종교육을 규탄하는 대규모 광화문 집회를 열었다. 신천지 신도 3만 여명은 이날 광화문에 운집해 신천지 신도들을 개종시키려는 강제개종교육 목사를 규탄하며 강제개정교육 결사 반대를 외쳤다.ⓒ뉴스프리존

한 분의 예수를 믿으면서 교단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람이 살해되는 것은 문명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문제의 정점(頂點)은 개신교 일부 교단과 신천지예수교회 간의 교리전쟁으로 알려져 있다. “과연 대한민국에서도 종교전쟁이 발발할 것인가? 같은 예수를 신앙하는 개신교단 끼리 이단논쟁을 벌이며 강제개종과 관련, 살인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같은 예수를 믿으면서 교단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단논쟁을 벌이는 가운데, 특정 교단의 신앙생활을 하는 여성이 살해돼 충격을 안겨준 것. 신앙교단의 다름으로 인한 인간 살해사건이 이어질 수 있어 신종(新種) 사회문제로 떠올랐다”고 설명하고 “전남 화순의 한 펜션에서 이단논쟁으로 희생된 한 여성을 추모하는 추모행사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있었다.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는 순수한 신앙인을 살해하도록 개종교육을 시킨 개종관여 목사의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강제개종 피해자 故 구지인(27) 양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는 3만 5천여 명의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 일대를 가득 메웠다. 모두가 피켓을 하나씩 들고,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강제개종목사 처벌하라!", "강제개종 조장하는 A방송 폐쇄하라!" 고 외치고 있다”면서 “'강제개종목사 처벌 촉구 궐기대회'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시민 3만 5천여 명이 한마음 한뜻으로 강제개종 희생자 故 구지인(27) 양을 애도하며 "구지인 살려내라"를 외쳤다. 참석자들은 강제 개종목사 처벌과 강제개종교육을 옹호하는 A방송 폐쇄를 강력히 주장했다”고 보도 했다. 강제개종교육피해인권연대(강피연)와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공동주관으로 이날 ‘강제개종목사 처벌 촉구를 위한 궐기대회’가 열렸다. 광화문광장 옆 인도에서부터 이순신 동상 너머까지 강피연 회원들과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손에는 ‘강제개종 피해자 구지인을 살려내라’ ‘강제개종목사 처벌하라’ ‘강제개종금지법 제정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었다. 밀양화재 사건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한 행사 1부에서는 故구지인(27)씨에 대한 추모식과 강제개종에 대한 영상 방영, 강제개종 무언극 등이 진행됐다. 2부에서는 강제개종 피해자들의 영상 방영과 궐기 연설문 낭독, 청와대 탄원서 낭독, 진실의 외침 노래 등의 순서가 이어졌다.

앞서 신천지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자신들을 "이단"이라며 비판하고 있는 한기총, CBS 등에 대해 규탄에 나선 바 있다. 신천지가 대규모 집회를 통해 세 과시를 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가 신천지를 잘 모르고 있다며 신천지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전 신천지 출신 목회자 등 구성원들의 의견도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울산 영남장로회신학교(총장 홍계환 목사) 강당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는 최근까지 신천지 안드레지파 등에서 활동하다 신천지 비유풀이식 성경해석과 이만희 신격화 등이 잘못됨을 알고 탈퇴해 재개종 후 그 허구성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는 이들이 참석했다. 이들 중에는 신천지를 탈퇴해 합동장신 총회(총회장 홍계환 목사) 직영신학교인 영남장로회신학교에 입학해, 정규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 안수를 받은 사람도 있었다. 신천지에서 간부급으로 활동하다 개종한 이순필 목사(실로암교회)는 "오랜 기간 고민하다, 신천지의 허구성을 기성교회와 성도들이 너무 모르는 것 같아 이렇게 나왔다"며 "신천지에게 공개 토론회를 정식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순필 목사는 "신천지 비유풀이식 성경에 빠져 들어가 활동하다, 잘못된 점을 비판하니 '미혹자'라고 제명하더라"며 "이만희를 신격화하고 내부적으로 썩어 있는 것들을 한국교회와 일반인들에게 알려, 그곳에 빠져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신천지에서 빠져나온 후 정규 신학을 공부하고 실로암교회 담임목회자로 활동하면서 성도들과 함께 신천지의 허구성을 알리고 있다"면서 "신천지에 있을 때는 울산 지역 센터장으로 있었다"고 소개했다. 특히 "신천지의 잘못된 비유풀이식 성경적 해석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내부에서 그것을 알고 있지만 나오지 못하는 이들이 있는데, 받아줄 곳이 없어서"라고도 했다. 또한, 이 목사는 "신천지는 일반 상식과 정상적 신앙인으로써 생각할 때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너무 많다"며 "한국교회에서 신천지를 강력하게 대처하니, 이제 일반인과 대학생, 중·고등학생 등을 대상으로 거리 전도와 문화 행사 등을 통해 포섭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한때 신천지 청년회에서 활동한 이주미 씨는 "신천지는 조직적으로 사람들에게 접근해 포섭하고 있다"며 "대상자가 선정되면 먼저 신상을 명확하게 파악한 후, 역할극을 하는 것처럼 다들 맡은 역할에 따라 행동하니 대상자가 신천지로 등록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 씨는 "대상자의 신상을 이용해 우연하게 만난 것처럼 위장해 대화를 건넨 후, 그간 파악해둔 신상을 이용해 마치 무당처럼 들어맞는 말을 한다. 놀란 대상자는 자연스럽게 신천지에 들어오게 된다"며 "이 모든 것들을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해서 접근한다. 매월 신규 등록 할당량도 있고, 그것을 채우지 못하면 거기에 따른 징계가 있어 대부분 허위로 올리기도 한다"고 했다.

▲ 사진: 뉴스프리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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