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 흑자 및 회사채 흥행으로 넉넉한 '실탄' 확보 … 최성환 사업총괄 행보 '눈길'

[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종합상사에서 렌털 종합회사로 전환하는 등 변화를 멈추지 않는 SK네트웍스가 올해에도 다양한 사업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올해부터 대형 M&A(인수합병)에는 신중해 지는 등 달라지는 기조가 보인다. 특히 지난달 사내이사로 처음 선임되면서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오른 '오너 3세' 최성환 사업총괄의 행보에 관심이 몰린다.

1953년 설립된 SK네트웍스는 SK그룹 계열 종합무역, 의류, 에너지 유통업체로 운영돼 왔다.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 관련 휴대폰·통신기기 유통도 중요 사업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 같은 사업모델은 지속적으로 변경돼 왔다. 2003년에 의류사업부문을 세계물산에 넘겼고, 2014년에는 단말기소매사업을 피에스앤마케팅에 넘겼다. 2017년 학생복 등 패션사업을 타사에 양도했다. 2020년 직영주유소 부문을 현대오일뱅크에 매각했다. 상사 본연의 업무로 불리는 중계무역(트레이딩)의 비중은 지난해 매출 기준 24.1%로 축소됐다.

대신 2007년 애니유저넷, 2008년 오브제, 2009년 워커힐을 각각 합병했으며, 2016년 동양매직(현 SK매직), 2019년 AJ렌터카(현 SK렌터카)를 잇달아 인수하며 종합 렌털사로서의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했다.

자동차 관련 사업도 적극적이다. 지난 15일에는 SK에너지, 재생타이어 제조사 대호산업과 함께 폐타이어 열분해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SK네트웍스는 전국 650여개 지점이 있는 자동차 종합 관리 브랜드 '스피드메이트' 매장에서 발생하는 폐타이어를 열분해 사업에 공급하고, 기존 폐타이어 수거업체들과 상생·협력할 수 있는 사업 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SK매직 본사가 위치한 삼일빌딩(서울시 종로구) 외부전경. (사진=SK네트웍스)
SK매직 본사가 위치한 삼일빌딩(서울시 종로구) 외부전경. (사진=SK네트웍스)

이어 19일에는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현대하이카손해사정과 '수입차 에코(ECO)부품 공급' 업무 협약을 맺고 수입차 부품 매입 및 최종 재생부품 검수, 보험사 공급 등 사업 프로세스 전반을 운영하며 수입차 부품 유통 사업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SK네트웍스는 2008년부터 전국에 120여개의 공급 유통망을 구축하고 수입차 부품 유통 사업을 진행해왔다.

스타트업 투자도 활발하다. 지난 1월 국내 전기차 충전 서비스 사업자인 에버온에 100억 원을 투자하며 2대 주주에 올랐으며,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친환경 대체 가죽 기업 마이코웍스에도 2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엘비스가 진행한 15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B-2 투자 유치에도 참여했다.

지난달에는 국내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인 해시드와 손잡고 260억 원 규모 투자 계약을 체결했으며,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 블록오디세이에도 108억 원을 투자했다. 이같은 투자들은 SK그룹의 각종 사업들과 엇물려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올해는 M&A(인수합병)를 통해 휴대폰 유통과 렌털에 이은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일단 자본은 넉넉하다. 작년 말 기준 SK네트웍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 3729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 11조 181억 원, 영업이익 1219억 원을 올리는 등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최근 진행한 SK네트웍스의 시장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의 두 배가 넘는 수요를 모으며 흥행한 모습도 사업 확대에 힘이 되고 있다.

지난 11일 SK네트웍스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200억 원을 모집한 3년물에 3450억 원, 300억 원을 모집한 5년물에 400억 원의 수요가 몰렸는데, 이같은 흥행에 힘입어 SK네트웍스는 회사채 발매액을 2500억 원 수준으로 증액할 예정이다. SK네트웍스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전액 채무상환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다만 이 같은 자금 동원력을 기반으로 한 다음 M&A, 특히 대형 M&A 투자 대상이 어디가 될 것인지는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침대 매트릭스 제조업체인 지누스를 1조 1000억 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다가 막판에 포기한 것도 대형 M&A에 신중하게 다가서는 모습으로 비춰지는 분위기다.

다음 M&A가 지난달 사내이사로 처음 선임된 최성환 사업총괄의 능력에 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최 총괄은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이자 최태원 회장의 조카다. 2009년 SKC 전략기획실 과장으로 입사했으며, SK㈜ 사업지원담당, 글로벌사업개발실장을 지낸 뒤 2019년부터 SK네트웍스에서 근무하고 있다. 즉, SK네트웍스의 '3세 경영'의 시험대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M&A를 통해 성과를 내면 최 총괄의 입지가 한층 탄탄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SK네트웍스의 사업은 올해 순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지난달 초 진나해 4분기 실적을 평가하며 "사업부문 재편 등으로 렌탈 비즈니스 주력화가 탄력 받으면서 올해부터 실적개선이 본격화 될것으로 예상될 뿐만 아니라, 리오프닝 효과 등으로 인한 워커힐 부문의 적자폭 축소가 실적 향상에 기여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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