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부터 대전지역에 불고 있는 국립대학교 간의 통합 갈등은 총장, 교수, 직원 등 대학본부와 학생 간에서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충남대 학생 중 2019학번으로 자칭한 학생이 충남대 학생회관 앞에 통합 반대의 글을 게재했다.(사진=이기종 기자)
2022년 1월부터 대전지역에 불고 있는 국립대학교 간의 통합 갈등은 총장, 교수, 직원 등 대학본부와 학생 간에서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충남대 학생 중 2019학번으로 자칭한 학생이 충남대 학생회관 앞에 통합 반대의 글을 게재했다.(사진=이기종 기자)

[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이현식 기자= 2022년 1월부터 대전지역에 불고 있는 대학교 간의 통합 논의 갈등은 총장, 교수, 직원 등 대학본부와 학생 간에서 발생하고 있다.

충남대학교의 이진숙 총장, 한밭대학교의 최병욱 총장 등 양 대학의 관계자는 지난 2021년 후반기부터 ‘충남대-한밭대 통합’을 비공개 속에서 협의해 오다가 올해 1월부터 공개적인 일정으로 전환해 추진하고 있다.

현재 충남대학교는 대학본부와 학생 간의 갈등 속에서 졸업생 등 내부외 구성원을 대상으로 설득 과정을 거치고 있고 한밭대학교는 교수, 직원 등 내부 구성원을 대상으로 비공개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그러나 충남대와 한밭대의 자체적인 통합 논의 과정에서 이진숙 총장이나 최병욱 총장 등 대학본부 측이 생각하지 못했던 반발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임의적으로 설정했던 통합 논의의 업무협약(MOU) 시기인 3월을 넘기고 오는 6월을 바라보고 있다.

특히 충남대 총학생회가 지난 2월 18일 20시부터 22일 24시까지 진행한 학생 대상의 설문조사에서 충남대 학생은 “통합 의사가 논의되는 것 자체에 반대한다”에 대해 98.25%(4734명 중 4651명)로 압도적인 반대 의사를 표시했고 이 결과 이후의 다른 설문조사가 없기 때문에 이 결과가 충남대 학생의 의견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본지는 1월부터 진행해 온 충남대, 한밭대 등의 현장 취재와 정보공개 자료, 그리고 총학생회, 학생과 교수 모임, 총동문회 등에서 제시한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담아 “충남대-한밭대 통합”이라는 연재를 기획했다.<편집자 주>

- 충남대가 주장하는 ‘한밭대-충남대 통합’의 논리 배경은?

▶ 충남대가 ‘한밭대-충남대 통합’논리에서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근거 또는 배경은 ‘서울대 10개 만들기’이다.

본지는 지난 1월부터 충남대, 한밭대를 대상으로 한 정보공개 청구 중에서 충남대가 공개한 ‘월요 정책회의 결과 보고’ 자료를 통해 기존 언론매체에서 다루지 않았던 두 가지의 사실을 확인했다.

첫 번째 사실은 통합 진행에 대해 이진숙 총장과 최병욱 총장이 가정한 특정 시기이며 이에 대해 충남대는 한밭대와의 업무협약(MOU) 체결 시기를 3월로 명시했다.

이는 충남대의 ‘월요 정책회의 결과 보고’ 자료에서 확인됐다.

충남대의 월요 정책회의 결과 보고의 자료에서 “2월 14일에 이진숙 총장, 교학부총장, 연구산학부총장, 대학원장 등 59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책회의를 실시했다”면서 “한밭대학교와의 통합 논의를 위한 준비단계로 통합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내용 중심의 간담회를 2월 15일 공과대학교 학과장 간담회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통합과 관련해 “3월 통합 논의를 위한 M0U 체결 이후, 통합추진위원회 등을 구성하여 Bottom-up 방식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사실은 이진숙 총장 등 대학본부가 내세운 통합 논리로 ‘서울대 10개 만들기’이다.

충남대의 월요 정책회의 결과 보고의 자료에서는 “2. 22, 서울대 10개 만들기 저자인 경희대학교 김종영 교수 초청 세미나가 있다”면서 “한밭대학와의 통합 논의, 서울대 총장의 적극적 공감, 대선공약 채택 가능성 등 현 시점과 세미나 주제가 밀접하므로 많은 구성원들이 세미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 요청”하라고 강조했다. 

현재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있는 김종영씨 발간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당신은 한국교육현실에 맞는 이론을 공부하지 않아 혼돈에 빠졌다 ▲교육지옥은 대학병목체제 때문에 발생한다 ▲강고한 교육지옥동맹 ▲무능한 교육개혁 세력 ▲교육혁명을 위한 두 개의 철학적 탐구: 정의와 지능 ▲‘대통영’ 학파: 대학통합네트워크론의 역사적 진화 ▲서울대 10개로 구성된 대학통합네트워크 ▲서울대 10개 만들기 전략과 방향 ▲계급병목과 대학무상교육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내용 중에서 서울대 10개로 구성된 대학통합네트워크와 서울대 10개 만들기 전략과 방향 등을 보면 먼저, 서울대 10개로 구성된 대학통합네트워크에는 ▲캘리포니아대학체제의 벤치마킹 ▲9개 거점국립대학의 구조조정과 대개혁 ▲지방대가 서울대 될 수 있나요?: 스루프공대(칼텍)의 교훈 ▲스탠퍼드도 ‘듣보잡’이었다 ▲공간권력의 삼권분립: 부산과 광주는 세계적인 도시가 될 수 없다 등이 있다.

이어 서울대 10개 만들기 전략과 방향에서는 ▲창조는 저항의 극복이다: 최소주의자 전략 ▲수천만 원짜리 이미지: 대학 이름을 ‘서울대’나 ‘한국대’로 바꾸어라 ▲예산의 격차가 대학의 격차다: 10개 대학에 서울대만큼 예산을 투입하라 ▲국가는 상징자본의 중앙은행이다: 서울대 학위의 양적 완화 ▲파리고등사범에서 PSL 대학으로: 대학의 통폐합과 특성화를 단행하라 ▲나파 밸리, 실리콘 밸리, 소렌토 밸리: 탁월한 산학관 네트워크를 만들어라 ▲서울대 공대 교수들의 지혜: 축적의 시간을 주어라 등이 있다.

본 연재에서 김종영 저자의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대해 별도로 분석을 하지 않는다.

이는 이 연재에서는 김종영 저자의 주장 또는 가설에 대해 시시비비를 따지는 것이 아니고 이 주장 또는 가설을 받아들이는 충남대학교나 한밭대학교의 총장이나 관계자가 가지는 사고방식과 행동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 충남대가 ‘서울대 10개 만들기’ 논리를 확산하기 위해 한 일은?

▶ 충남대는 지난 2월 22일 ‘서울대 10개 만들기’ 저자인 경희대학교 김종영 교수를 불러 총장, 부총장, 대학원장, 각 처·국·본부장, 각 대학(학부)장 대상으로 강연했다.

이 강연을 위해 경희대 김종영 교수에 지불한 강연과 부가적인 비용은 총 538만원이다.

이 중에서 강연비는 국립대학육성사업21(특화전략 및 발전모델 구축, 운영수당)에서 100만원을 지불했고 해당 책 구입은 기관공통운영(일반수용비)에서 180만원으로 100권을 구입했다.

또 이 강연을 온라인으로 송출하기 위해 교육정책홍보(일반용역비), 국립대학육성사업21(특화전략 및 발전모델 구축, 일반용역비) 등에서 240만원을 집행했다.

특히 충남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세미나를 홍보하기 위해 홍보 포스터 제작, 보도자료 배포, 교직원 문자메시지 발송 등 학내외 매체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홍보했고 그 당시 대전광역시 허태정 시장, 지역 오피니언 리더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전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국립대학교 통합 갈등과 관련해 본지가 1월부터 진행해 온 현장 취재와 정보공개 자료, 그리고 총학생회, 학생과 교수 모임, 총동문회 등에서 제시한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담아 “충남대-한밭대 통합”이라는 연재를 기획했다. 위 자료는 충남대가 제시한 통합 근거 자료임.(자료=충남대)
대전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국립대학교 통합 갈등과 관련해 본지가 1월부터 진행해 온 현장 취재와 정보공개 자료, 그리고 총학생회, 학생과 교수 모임, 총동문회 등에서 제시한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담아 “충남대-한밭대 통합”이라는 연재를 기획했다. 위 자료는 충남대가 제시한 통합 근거 자료임.(자료=충남대)

- 충남대가 주장하는 ‘한밭대-충남대 통합’의 목적은?

▶ 충남대가 통합 논의에 분석한 내외부 환경을 보면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미충원 문제와 지역인재의 수도권 유출로 지방대학 입학자원의 질적 수준 저하와 대학의 경쟁력 저하 예상 ▲대학 입학 가능 인원은 2020년 46.5만 명에서 2024년 39.4만 명으로 7.1만 명 감소 ▲2032년 39만 명에서 2040년 28.3만 명으로 10.7만 명 감소(2020년과 비교하면 18.2만 명, 약 40% 감소 예상) ▲2021년 전국 일반대 신입생 충원율은 94.9%(16,359명 미충원)이며 미충원 인원 중 93.9%(15,359명)가 비수도권에 집중 등이다.

이어 ▲충청권 일반대 신입생 충원율은 95.2%로 수도권 다음으로 높으나 수도권과 인접한 천안·아산 지역 대학들의 높은 충원율에 기인함 ▲향후 급감하는 대학 입학 인원을 고려할 때 지역인재의 수도권 유출 방지 방안 마련 필요 ▲충남대학교 재학생 충원율은 최근 3년간 감소했고 특히 2020학년도 2학기와 2021학년도 2학기를 비교하면 4% 이상 감소함 등이다.

이에 대해 충남대는 그동안 “충남대학교와 한밭대학교가 RIS 공유대학을 매개로 공동교육공동학위수여를 위한 MOU(2021년 5월) 체결 등을 통해 미래 사회변화에 따른 인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공동 모색해 왔다”고 설명하면서 “특성화 기반 캠퍼스 재구조화로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여 지역 상생 및 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충남대가 제시한 ‘충남대와 한밭대’ 간 일반 현황은?

▶ 충남대가 분석한 ‘충남대-한밭대’의 일반적인 비교 현황 중 단과대학별 현황을 보면 충남대는 거점국립대학교로서 법학전문대학원, 사범대학, 수의과대학, 약학대학, 의과대학 등을 포함한 14개 단과대학, 3개 직할학부, 15개 일반·전문·특수대학원으로 구성돼 있다.

한밭대는 6개 단과대학(공과대학, 정보기술대학, 건설환경조경대학, 인문사회대학, 경상대학, 미래산업융합대학), 3개 직할학부, 4개 대학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특히 공과대학 중심(전임교원 기준 61%)으로 이뤄졌다.

또 중도 탈락률 비교(2019~2021년)의 경우 지난 2021년 충남대학교의 중도 탈락률은 전국평균의 약 절반이지만 한밭대학교의 경우 전국평균과 비슷하다.

이어 취업률 비교(2019~2021년)의 경우 지난 2021년 충남대학교와 한밭대학교의 취업률은 각각 58.4%, 58.9%로 전국적 평균(61.1%)과 충청권 평균(62.2%) 이하 등이다.

- 충남대가 제시한  ‘한밭대-충남대 통합’의 장단점은?

▶ 충남대가 분석한 ‘충남대와 한밭대’ 간 장단점의 비교에서 충남대는 중부권 거점국립대학으로 자연대, 농대, 의대, 수의대, 예술대 등 폭넓은 학문 분야에서 교육과 융합연구 진행하고 있고 기초·보호 학문 분야와 공학 및 의학 실용·융합 분야 미래 가치 창출 대학원생 연구역량 확보, 유학생 유치 확대와 글로벌 인재 지원 체계 고도화를 위해 국제학부 설립 등과 더불어 기술혁신, 사회혁신 및 가치공유를 지향하는 스마트융복합 세종캠퍼스(임대형 및 분양형, 학생 1,200명) 입주 확정, 맞춤형 산학협력을 위한 지역혁신 산학협력 생태계 구축 등이다.

한밭대는 공학계열 70% 이상의 산학협력 특성화대학으로 지역기업과의 긴밀한 상생 협력체계 및 안정적인 인프라 구축, 산학일체교육 중심의 전공 교육과정 운영 등이다.

특히 이 분석에서 충남대는 한밭대에 대해 “지역중심대학(지역 출신 학생 84%, 지역 내 취업 77%)과 창업학사제도(학부 및 대학원에 창업전공 학사조직 구축, 이론 및 실무 기반의 창업활성화 역량 보유), 선취업·후진학 친화형 학사구조(기존의 야간과정을 중심으로 사회적 수요에 부합하는 미래산업융합대학 13개 학과체제 구축) 등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전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국립대학교 통합 갈등과 관련해 본지가 1월부터 진행해 온 현장 취재와 정보공개 자료, 그리고 총학생회, 학생과 교수 모임, 총동문회 등에서 제시한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담아 “충남대-한밭대 통합”이라는 연재를 기획했다. 위 자료는 충남대가 제시한 통합 근거 자료임.(자료=충남대)
대전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국립대학교 통합 갈등과 관련해 본지가 1월부터 진행해 온 현장 취재와 정보공개 자료, 그리고 총학생회, 학생과 교수 모임, 총동문회 등에서 제시한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담아 “충남대-한밭대 통합”이라는 연재를 기획했다. 위 자료는 충남대가 제시한 통합 근거 자료임.(자료=충남대)

- 충남대가 기대하는 ‘한밭대-충남대 통합’ 결과의 이상형은?

▶ 충남대는 ‘한밭대-충남대 통합’을 통해 기대하는 이상적인 모습은 ▲통합을 통한 대학 규모 및 외연의 확장으로 대학발전 계기 마련 ▲통합시 전임교원의 수가 1,194명으로 부산대학교와 경북대학교 수준으로 증가(서울대 외 거점국립대 중 3위) ▲통합 후 학부 재학생 수는 26,459명으로 국립대 중 1위, 대학원 재학생 수 5,298명으로 서울대, 부산대, 경북대에 이어 4위 ▲중복 및 유사학과 인원조정을 통한 미래수요 대응 학과 신설 가능 ▲근접성을 바탕으로 한 효율적 학교 운영과 자원 재배분을 통한 캠퍼스 특성화 가능 ▲지역사회, 산업계와 협력해 수요맞춤형 인력양성과 지역산업 발전의 선순환 구조 형성 ▲공동교육·공동학위를 위한 세종공유캠퍼스 내 교양 및 전공 교육 시너지 창출 ▲대전‧세종‧충남 RIS 사업의 성공적 안착에 기여 등이다.

본지가 이번 ‘충남대-한밭대 통합’ 연재에서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국립대학교 간의 통합에서 가장 근원적이고 핵심적인 의견 수렴 대상은 학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제는 과거부터 관행적으로 온 총장, 교수, 직원 중심의 대학운영 의사결정체제에서 벗어나 대학교의 주인인 학생(대학생, 대학원생)에게 대학운영 의사결정체제에서의 중심적인 역할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또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처럼 검증도 되지 않고 현실 불가능한 이상적인 모형이 아니라 대전과 충청 지역에서 실제 받아들이고 적용될 수 있는 현실적 통합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며 이 통합을 통해 학생들이 학업에 충실하고 졸업을 한 후에는 지역 사회에서 수용이 되는 취업과 창업 등의 선순환 구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 연재는 한밭대와 관련해 “쉬쉬~ 언론에 나가지 않도록 말하지 마”라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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