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가 언급한 ‘임은정 검사’ 누구?…

▲ 사진: 뉴스영상 캡처 JTBC

[뉴스프리존=안데레사기자] 현직 여검사가 간부에게 성추행과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고 검찰 내부통신망에 글을 올린 데 이어 직접 방송에 출연해 피해 사실을 밝혔다. 지난 2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서지현 검사가 2010년 10월께 일어난 검찰 내 성추행 사건에 대해 폭로했다.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 소속 서지현 검사는 2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지난 2010년 당시 법무부 간부였던 안모 검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 ‘주변에서 그런 상황을 말리거나 문제제기 하지는 않았냐’는 질문을 받은 서지현 검사는 ‘임은정 검사’를 언급했다. 그는 “임은정 검사가 (성추행 사건에 대해) 몇 번 게시판에 쓴 적이 있다”며 “당시 임은정 검사가 법무부에서 장례식장에서 추행 한 검사를 알고 있는지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서 검사는 이후 소속 검찰청 간부를 통해 사과를 받기로 하는 선에서 정리됐지만 안 검사에게서 연락을 받지 못했고 2014년 사무감사에서 검찰총장 경고를 받은 뒤 2015년에는 원치 않은 지방으로 발령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서지현 검사는 이날 <뉴스룸>에서 “내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나왔다”라며 피해자를 향한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서지현 검사는 “내가 성폭력 피해를 입었음에도 8년 동안 ‘내가 뭘 잘못했기에 이런 일을 당한 건 아닌가’ 자책감에 괴로움이 컸다”라며 “그래서 이 자리에 나와 범죄 피해자분들께, 성폭력 피해자분들께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어 나왔다. 내가 그걸 깨닫는데 8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손석희 아나운서는 서지현 검사의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 일이 검찰 내에서 있다는 것을 상식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이에 가해자로 지목된 전직 검찰 간부 안씨는 오래전 일이고 술을 마신 상태라 기억이 없지만 그런 일이 있었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다만 그 일이 검사인사나 사무감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에 대검 감찰본부(정병하 본부장)는 “(서지현 검사) 게시글에 대한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비위자가 확인될 경우 응분의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건을 덮은 사람으로 지목된 최교일 전 국장은 “전혀 기억이 없다. 왜 나를 끌어들였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 임은정검사는? 지난 2016년에 개봉한 영화 ‘더 킹’에서 비리를 추적하는 열혈 검사 ‘안희연’ 역의 실제 모델이 되기도 했다. 임은정 검사는 같은 날 오후 6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게시판 글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해 2017년 7월 24일 검사게시판에 올린 감찰 제도 개선 건의 중 사례 2(법무부 감찰편) 관련 피해 검사님이 어렵게 용기를 내 오늘 아침 검사게시판에 글을 올리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개인 인터뷰가 곤란하여 검사게시판에 올린 사례 2를 여기에 그대로 옮긴다’며 추행 사건 이후 가해자와 피해자를 파악하게 된 경위와 감찰이 진행되지 않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글 말미에 ‘검찰의 자정능력이 부족하여 견디다 못한 한 검사님이 어렵게 용기를 내었다’며 ‘조직내 성폭력 문제, 감찰제도와 인사제도의 문제가 다 담겨 있는 사례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 검사님이 그간 흘린 눈물이, 어렵게 낸 용기가 검찰을 바로 세우는데 큰 자양분이 되리라고 믿는다’며 글을 마쳤다. 임은정 검사는 지난 2007년 3월 광주지검에 근무할 당시, ‘광주 인화학교’에서 벌어진 아동 성폭력 사건(일명 도가니 사건)에서 1심 공판을 맡았다.

당시 ‘더 킹’을 본 임은정 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문의 평을 남겼다.

그는 서두에 ‘권력의 중심에 서서 권력을 남용하고 정권의 향배에 관여하는 썩은 내 진동하는 정치검사들을 그린 영화라, 검사들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 언제나 그렇듯 감정이입을 한다’고 밝히며 ‘부패한 정치검사들의 이너써클에는 제가 들어가본 적이 없어 알 순 없지만 저 지경은 아닐텐데 갸웃거리다가도 검찰 출신인 김기춘, 우병우 등을 떠올려 보면 정치적인 판단이라고 비난 받던 순한 사건들을 되돌아 보면 뭐라 할 말이 없어 관객들과 같이 웃으면서도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또 ‘감찰이 제 기능을 제대로만 한다면 검찰이 그리 썩어 들어갈 수는 없을 테니 영화 속의 검찰이 그 후 자정능력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는 희망적 미래를 슬쩍 보여준 것이라고 선해하여 기쁘게 영화관을 나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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