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MBC '정치인싸'에서 삿대질 사건, "이재명 정신병자인지 밝히자" 막말까지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해 라디오 생방송 중 고성·삿대질을 했던 사건이 그의 인사청문회에서 재조명됐다. 당시 신경정신과 전문의인 원희룡 후보자의 배우자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당시 대선후보)에게 '소시오패스 경향을 보인다'는 발언을 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는데, 이에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지적하며 사과를 요구하는 현근택 변호사에게 원희룡 후보자가 고성을 지르며 삿대질을 한 바 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원희룡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방송영상 일부를 틀며 "제가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이 때 원희룡 후보자가 보여준 태도와 관련된 부분"이라고 짚었다.
앞서 원희룡 후보자의 배우자인 강윤형씨는 지난해 10월 20일 대구의 '매일신문' 유튜브 채널 인터뷰에서 이재명 고문을 겨냥해 "세상을 살아가는 공존이나 배려보다는 분노와 한풀이, 원한을 가진 뒤틀린 인물"이라며 "소시오패스, 정신과적으로 안티소셜 경향을 보인다"라고 진단해 파장을 불렀다. 그는 더 나아가 이재명 고문을 '사기꾼'으로 묘사하고 '치료가 잘 안 되는 특징을 보인다'라고 비하하기까지 했다.
강윤형씨는 상담·면담 등 진료과정을 거치지 않고 자신의 직업을 내세워 이재명 고문을 '소시오패스' '사기꾼'으로 진단하며 '의료법 위반' 등 많은 구설을 낳았던 것이다. 원희룡 후보자는 사흘 뒤 MBC '정치인싸'에 출연해 배우자를 적극 감싸며, "아내의 발언도 전적으로 지지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같이 질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이재명 당시 후보측 현근택 변호사는 "일반인이 하는 것하고 의사가 하는 것은 다르다. 단순한 의견 표명으로 볼 수 없다"며 "공직선거법상의 후보자 비방이나 허위사실, 민사상 불법행위"라며 강윤형씨에 대한 법적조치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는 그러면서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자 원희룡 후보자는 매우 흥분해 현근택 변호사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사과를 왜 하나” “사과할 일 아니다”라고 고성을 내질렀다. 그는 특히 "진실에 따른 명예훼손이기 때문에 어떤 형사처벌도 감내하겠다"며 더욱 목소릴 높였다. 그는 나아가 "협박하나? 법적조치하라. 법적조치하세요. 책임진다니까"라며 거듭 소리쳤다.
원희룡 후보자는 "이재명 지사가 직접 고소하라. 이재명 지사가 소시오패스인지 아닌지 아느냐"라면서도 그렇게 규정한 근거는 "모른다"고 잡아뗐다. 그는 "(이재명 고문을)정신감정하자. 정신병자인지 아닌지 밝히자"라고 성을 내며 막말을 했다. 이에 현근택 변호사는 "그걸 왜 해야 되느냐. 왜 입증해야 하느냐. 왜 근거없이 얘기하냐"라고 일갈했다.
원희룡 후보자의 고성이 이어지자 현근택 변호사가 자리를 떴다. 그럼에도 원희룡 후보자는 "내 일은 모르지만 내 아내를 허위선동범으로 몰고 가고, 고발하세요! 구속시키라!"고 하는 등 거듭 소리쳤다. 이같은 사건을 두고 '방송사고' 파장이 불거졌다.
이를 두고 천준호 의원은 "라디오 토론회에 나가서 상대 패널과 토론하는데 사회자가 말리고 또 상대패널이 퇴장한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화 참지 못하고 이야기하는 모습"이라며 "당시 많이 화가 나셨나보다"라고 원희룡 후보자에게 질의했다.
원희룡 후보자는 "화도 났지만 제가 그렇게 화를 함부로 내는 사람 아니다"라며 "당시에 의사협회가 애기해서 (아내를)제명시킨다느니 고발한다는 얘길 하니까 그러지 말라고 얘길 하는데 (현근택 변호사가) 벌떡 일어나서 나갔다. 그래서 하던 얘기를 마저 하던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천준호 의원은 "어쨌든 화가 많이 났고 분노를 조절하는데 실패한 상황"이라며 "국토부 장관이라는 자리가 여러 사람의 이해가 항상 얽히는 곳이고,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곳이고 장관과 다른 입장 가진 사람 얘기도 충분히 들어야 하는 그런 자리"라고 짚었다.
천준호 의원은 "저런 태도 보이면 제대로 대화될 수 있을지 소통될 수 있을지. 국토부 직원들이 장관에게 직언하거나 바른 얘기해야는데 저런 모습보고, 제대로 얘기할 수 있을지 걱정과 의문이 든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원희룡 후보자는 "잘 돌아보고, 잘 다스리겠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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