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공산' 글로벌 시장 노리고 유한양행, 종근당, 일동제약, 동아ST, LG화학,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삼일제약 등 개발 '매진'

한미약품 사옥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 사옥 (사진=한미약품)

[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한미약품의 NASH(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 혁신신약 'LAPSTriple Agonist'(랩스트리플 아고니스트)의 개발이 경쟁약물들에 비해 한발 더 나아가게 됐다. 개발에 성공한다면 국내 최초의 혁신신약(First-in-Class)이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미약품은 최근 iDMC(independent Data Monitoring Committee,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가 랩스트리플 아고니스트가 만장일치로 글로벌 임상 2상을 계획 변경 없이 계속 진행하라고 권고했다고 4일, 밝혔다. iDMC는 지난해 10월에도 동일한 권고를 내린 바 있다.

한미약품 권세창 사장은 "NASH 외에도 다양한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랩스트리플 아고니스트가 환자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혁신신약으로 최종 개발될 수 있도록 한미의 R&D 역량을 결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iDMC는 진행단계 임상에서 환자의 안전과 약물효능 등을 독립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전문가 그룹이다. 무작위, 이중맹검(double-blind) 등으로 진행되는 임상에서 안전성 및 과학적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는데, 객관성을 가진 독립위원회로서 '임상 지속', '환자모집 연기', '임상디자인 수정', '임상 중단' 등을 결정해 임상 주체에 권고한다.

랩스트리플 아고니스트는 NASH 치료제로 연구 중인 물질이다. 체내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GLP-1, 인슐린 분비 촉진 및 항염증 작용을 하는 GIP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바이오 혁신신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간 생검(liver biopsy)으로 질환이 확인된 NASH 환자들을 대상으로 LAPSTriple Agonist의 위약 대비 치료 유효성, 안전성, 내약성 등을 확인하는 임상 2상을 미국 및 한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0년, 이 약물을 NASH 치료를 위한 패스트트랙(Fast Track) 개발 의약품으로 지정했으며, 원발 담즙성 담관염(2020년) 및 원발 경화성 담관염(2020년), 특발성 폐 섬유증(2021년)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도 지정한 바 있다.

NASH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아주 적게 마시는데도 간에 5% 이상의 지방이 쌓여 간 손상, 섬유화 등을 유발하는 간세포 손상이 진행되는 질환이다. 고지방 식사와 운동 부족 등으로 비만 인구가 늘면서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최종 허가를 받은 치료제가 전 세계에 하나도 없다. 현재는 당뇨병 치료제를 병용요법으로 사용하는 등의 방법이 주로 추천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화이자나 길리어드사이언드 등 글로벌 유수 제약사들이 임상에 뛰어들었지만, 임상 중단된 경우가 많아 '난공불락'으로까지 여겨지는 분야가 NASH 치료제 개발이다.

현재 단독으로 치료를 위해 사용할 수 없는 치료제가 없는 만큼 개발만 된다면 시장 가치는 평가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전세계 시장에서 NASH 치료제가 개발된다면 '게임체인저'로서 약 30조원 대의 시장을 독차지 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NASH 치료제 시장에서 한미약품이 가장 앞서 있기는 하지만, 다수의 제약사들도 꾸준히 NASH 치료제 개발 행보를 걷고 있다. 유한양행, 종근당, 일동제약, LG화학,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삼일제약 등이 대표적이다.

LG화학은 3월 29일, FDA에서 NASH 신약물질 'LG203003'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다고 밝혔다. 이 임상은 미국에서 건강한 성인 및 비알코올성지방간(NAFLD) 동반 성인 88명을 대상으로 안전성 및 내약성, 약동학(약물의 흡수·분포·대사·배출 과정) 및 약력학(약물 농도 및 치료 효과), 간 지방량 변화 등을 평가한다.

유한양행은 2019년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에 NASH 후보물질 'YHC1102'를 기술수출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올해 상반기에 후보물질을 확정하고, 임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아ST도 조인트벤처 레드엔비아를 설립하고 당뇨병치료제인 '에보글립틴'(슈가논)을 NASH 치료제로 연구개발 중이며, 일의 신약연구개발 기업 에보텍과 NASH 치료제 후보물질 'ID11903' 비임상 연구를 진행한 바 있는 일동제약은 올해 안에 임상 1상 시험에 돌입할 계획이며, 한국유나이티드제약도 지난 2월 25일, NASH 치료제 'UN03'의 연구자 임상 2a상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안지오랩, 퓨처메디신, 압타바이오, 올릭스 등 중소 개발사들도 NASH 치료제 개발을 위해 연구 중이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