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봉공(無我奉公)’의 뜻을 아시는지요? 정산(鼎山) 종사님께서는 이 무아봉공을 “나를 없애고 공(公)을 받드는 부처님 가르침의 정수(精髓)이요, 원불교의 공도(公道) 정신이니라”하셨습니다.

부처님은 대자대비(大慈大悲)하신 무아봉공(無我奉公)의 화신(化身)이셨습니다. 곧 나를 잊어야 세계 인류를 위하는 데 몸을 바치게 되는 성인의 심법입니다. 공자님의 인의(仁義)나, 부처님의 자비(慈悲)나, 예수님의 박애(博愛)가 나를 없애고 공을 받드는 마음입니다.

원불교의 근본 교리를 종합하여 <4대 강령(四大綱領)>이라 합니다. 이 4대 강령이 실현되는 사회가 곧 원불교가 목적하는 최고의 ‘이상사회·정의사회·낙원세계’인 것이지요. 이 4대 강령이 곧 <정각정행(正覺正行)·지은보은(知恩報恩)·불법활용(佛法活用)·무아봉공(無我奉公)>입니다.

무아봉공과 비슷한 의미로 ‘마더 테레사 효과’라는 것이 있습니다. 남을 돕는 활동을 통하여 일어나는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변화를 말하지요. 즉, 테레사 수녀처럼 남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거나, 선한 일을 보기만 해도 인체의 면역기능이 크게 향상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와 함께 실제로 남을 도우면 느끼게 되는 최고조에 이른 기분 즉, ‘헬퍼스 하이(Helper's High)’가 있습니다. 남을 돕는 봉사를 하고 난 뒤에는 거의 모든 경우 심리적 포만감 즉, ‘하이’ 상태가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지속된다고 합니다. 의학적으로도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현저히 낮아지고, 엔돌핀이 정상치의 3배 이상 분비되어 몸과 마음에 활력이 넘친다는 것이지요.

전산 박덕희 교무님의 설법에 이런 예화(例話)가 나옵니다.

【얼마 전 지하철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고령의 어르신이 갑자기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넘어지셨습니다. 완전히 정신을 잃은 상태로 보였습니다. 그 순간 주위에 있던 젊은 청년들이 그분을 바로 일으켜 앉혔고, 몸을 주무르기 시작했습니다. 또 한 청년은 지하철 내 인터폰을 통해 이 상황을 승무원에게 바로 알렸습니다.

다음 정차 역에서 지하철은 섰고, 그분은 밖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5분 이상 지하철이 멈춰 있었지만, 모두가 걱정하는 마음으로 지켜보았습니다. 그 이후 쓰러지신 분의 상태는 알 수 없었지만, 누군가의 어려움에 대해 신속하게 대처하고 합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다행이다.’는 생각과 누군가를 위해 헌신 봉사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게 비추어졌습니다.

저는 인간의 본성이 본래 착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고통, 어려움을 볼 때 불쌍하게 여기는 어진 마음씨, 즉 측은지심(惻隱之心)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원래 타고난 성품도 있지만, 사랑과 봉사의 기쁨을 안 사람은 그냥 있지 못하는 것이지요. 결국 남을 위하는 것이 자기의 기쁨과 보람이 됩니다.

어느 교도님이 그러시더군요. “교무님은 법을 설할 때 얼굴에 가장 기쁜 모습이 보여요.” “법열로 충만한 그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소태산 부처님께서 이렇게 법문하셨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천만 가지 경전을 다 가르쳐 주고, 천만 가지 선(善)을 다 장려하는 것이 급한 일이 아니라, 먼저 생멸(生滅) 없는 진리와 인과보응의 진리를 믿고 깨닫게 하여 주는 것이, 가장 급한 일이 되느니라.”

네. 제가 생각해도 그런 것 같습니다. 이것이 무슨 효과인지는 모르지만, 평소에 느끼지 못한 희열(喜悅)이 있습니다. 특히 교도님들이 법을 듣고 크게 기뻐하시고 반응하시는 모습을 보면, 더 열정 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마더 테레사 효과’가 확연히 느껴지시는지요? 이러게 ‘무아봉공’은 자타(自他)가 없는 청정(淸淨)한 자리이기에 자타가 둘이 아닌 자리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무아는 자타가 없는 자리요, 봉공은 자타가 둘이 아닌 대아(大我)로서, 큰 나이며 큰 집으로, 큰살림을 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아봉공’은 단순히 나를 없애고 타인을 위해 희생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나와 자기 가족만을 위한다든지 자유 방종하지 말라는 것이지요. 즉 나와 가족을 버리라는 것이 아니라, 나와 내 가족만을 위하는 협소한 삶에서 나를 개방하는 열린 자세로,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해 서로 도움과 보호를 주고받는 진정한 자유인이 되자는 것입니다.

결국 무아는 자리(自利)의 자(自)를 없애라는 것이 아니라, 이기(利己)의 기(己)를 없애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봉공은 자리의 자(自)를 세우는 동시에 이기의 기(己)를 버려 이타(利他)에 협력하고 연대하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무아는 자리(自利)와 상통하고, 봉공은 이타에 연결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무아봉공’은 이타에 강조점을 둔 자리이타의 다른 표현입니다. 나만을 위하는 이기주의도, 남을 위해 희생하는 이타주의도 아닌 것입니다. 이처럼 무아봉공은 역량만큼 힘을 다해 더불어 함께 하는 소통의 길로, 자리이타의 무아봉공 하라는 의미라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마더 테레사 효과‘는 결국 ‘무아봉공’의 한 방법인 것입니다. 우리 모두 ’너도 이롭고, 나도 이로운‘ ’자리이타의 길‘을 달려가면 어떨까요!

단기 4355년, 불기 2566년, 서기 2022년, 원기 107년 5월 9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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