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소재로 한 네 가지 단막극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은 '파인 애플 땡큐 앤듀'가 긴 시간 동안 코로나로 지쳐 있던 관객들에게 짙은 공감의 메시지로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었다. 극단 ‘몽중자각’과 ‘일상의 판타지’가 공동 제작한 연극으로 네 명의 작가가 풀어낸 에피소드마다 단 두 명의 배우만이 무대에 올라 서로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선돌극장에서 펼쳐진 이번 작품의 첫 번째 에피소드는 소연아 작가의 '빨래방 스케치'이다. 2020년 ‘몽중자각 & 희곡발전소 낭독공연’을 통해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는 이번 작품은 과거의 연인에게 받은 상처를 빨래라는 매개체를 통해 치유되는 과정을 그리며, 관객들의 마음속 답답한 응어리들을 하얗게 씻겨주었다.
두 번째 에피소드, 정민찬 작가의 '소장용 앨범'은 한 여자가 8년 전 헤어졌던 옛 연인을 중고 거래를 통해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고, 지나간 옛 연인과의 대화를 통해 사랑이 꼭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닌 짙은 그리움도 함께 공존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세 번째 에피소드, 김성진 작가의 '오빠 김밥'은 아버지가 다른 이부남매지만 그 누구보다 속 깊은 가족애를 보여주며, '2021대한민국연극제' 명품단막희곡상을 수상하며 평단의 인정을 받은 바 있던 김성진 작가는 단막극만의 매력을 관객들에게 다시 한 번 온전히 선보여 주었다.
네 번째 에피소드, 김하나 작가의 '햄, 우주로 간 침팬지'는 1961년 NASA에서 실제로 진행됐던 프로젝트 머큐리(Project Mercury)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아직 동물 실험에 대한 윤리적 고민을 하지 않던 시절, 우리가 깨닫지 못한 동물과의 교감을 박사와 침팬지 햄(HAM)의 대화를 통해 보여주며 따뜻한 공감을 선사해 주었다.
연극은 호흡의 예술이라 이야기하는 극단 몽중자각 대표 김성진 연출과 말·사람·공간·온정을 무대 위에 담아내는 극단 일상의 판타지 대표 정민찬 연출이 공동 연출을 맡았다. 그들은 “15분 정도의 짧은 단막극의 묵직한 공기를 관객들도 느끼길 바란다”고 소망하였다. 15분 정도의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짧은 시간과 빠른 전개는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세대부터 극장이 친숙하지 않은 관객들까지 만족시킬 수 있지만, 기승전결을 모두 담아내는 작가의 스토리와 빠른 전개를 능숙하게 끌어가는 배우들, 그리고 모든 호흡을 정리하는 연출의 손길은 장막극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기에 쉽지 않은 도전일 것이다.
우리의 일상 속 극적인 순간을 그린 네 명의 작가들의 언어가 무대 위에 펼쳐내고 있는 단막극의 옴니버스 작품이 계속 이어져 관객들이 좀 더 많은 작가와 배우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를 함께할 수 있기를 고대해 본다.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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