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정은미기자] 하루에도 몇번씩 전송되는 불법 스팸문자들, 그 원인 중 하나가 이동통신사 때문이었다. 이동통신사의 수익구조를 분석하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안다. 최근 인터넷상에는 디엠미디어란 업체로부터 결제사기를 당했다는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네이버 등 포털 검색창에 디엠미디어를 치면 결제사기 피해에 대한 글들로 화면이 채워질 정도다.

또한 트위터를 통해 피해사실을 공유하는 글들이 빠른 속도로 퍼져가고 있다. 이동통신 3사중 SK, KT와 LG유플러스는 기업이나 자영업자로부터 돈을 받고 본사가 직접 홍보 등 목적으로 단체 문자를 보내준다.

SK텔레콤은 계열사가 이 사업을 맡고 있다. 이동통신사가 발송한 단체 문자메시지 중 상당수는 수신을 원치 않는 사람에게도 전송되는 불법 스팸문자들이다. 지난 16일 한 p2p사이트(인터넷에서 개인과 개인을 연결시켜 서로 파일을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사이트)에 가입하던 A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단지 회원가입을 했을 뿐인데 가입한 ‘디엠미디어’라는 업체로부터 휴대폰으로 19800원이 결제됐다는 문자가 날라온 것. 인터넷진흥원과 국회 고용진 의원실 등의 자료를 근거로 연합뉴스TV가 추산한 불법스팸문자 현황이다.

2012년부터 5년간 138억건, 매출액은 3천억원에 달한다. 피해사례를 살펴보면 내용은 모두 비슷하다. 우선 ‘무제한 다운로드, 영화무료다운’ 등의 문구에 끌려 디엠미디어가 운영하는 p2p 사이트에 가입하기 위해 들어가게 된다. 이후 회원 가입 과정상 휴대폰 번호와 인증번호를 입력하는 칸이 나오고 여기에 휴대폰으로 전송된 인증번호를 받아 입력을 하게 되면 얼마 안되서 ‘19800원 결제/익월요금합산청구’ 란 문자가 날라오는 식이다.

단지 회원가입을 한 것 뿐인데 아무런 유료결제 고지없이 19800원이 자동으로 결제되는 것이다. 한 피해자는 “정말 황당한 경험이다”라며 “인터넷에 내 사례를 올리면서 나와 비슷한 사례가 엄청 많다는 것을 알았다”고 전했다.불법 스팸신고 비율을 500명 중 1명으로 추산한 수치인데 실제 스팸문자 체감을 고려하면 더 많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문제는 불법 스팸문자라도 일단 발송된 양에 따라 건당 10원 내외의 수익이 통신사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피해자들이 특히 많이 언급하는 한 사이트에 들어가봤다. 해당 사이트에는 회원가입을 할 수 있는 버튼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한 피해자는 “해당 사이트로 곧장 들어가면 회원가입 버튼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데 특정 사이트에 뜨는 팝업창을 타고 사이트로 들어가면 회원가입이 가능하다”며 “정말 머리를 잘 썼다고 밖에 할말이 없다”고 전했다.

반면 업주는 스팸문자로 적발되면 단체문자 발송 비용을 통신사에 지불하고도 인터넷진흥원의 과태료까지 납부하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 어떻게 이런일이 가능한 것일까. 디엠미디어에 전화를 해봤다. 대표와 통화하고 싶다는 말에 기다리라며 한참 뜸을 들이던 직원은 잠시 후 이메일로 문의를 하라고 전했다. 직접 통화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잠시 후 디엠미디어로부터 돌아온 메일은 가입 이용약관 제9조에 ‘유료 서비스의 금액은 월 정액제 서비스 요금(18000원 VAT별도)이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있다는 답변이었다. 자신들은 미리 유료서비스라는 고지를 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이 계속 양산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휴대폰 결제대행업체 다날의 한 관계자는 “휴대폰 결제를 할 때는 먼저 결제 수단을 택하고 자신이 휴대폰으로 결제를 한다는 것을 인지한 상황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해당 업체의 경우는 특이한 경우”라고 지적했다. 이동통신사들은 기술적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지만 실무자 의견은 달랐다.

불법이라도 발송만하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속에서 이동통신사에 불법 스팸을 자체 필터링하라는 조치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어 “인터넷에서 가입을 하거나 결제를 할때는 이용약관을 꼼꼼히 읽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한편 휴대폰 결제와 관련된 피해는 ‘휴대폰/ARS 결제중재센터’의 사이트( www.spayment.org) 혹은 1644-2367을 통해 신고할 수 있다. 이처럼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잇따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휴대폰 결제 대행서비스의 주체인 이동통신사들이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에 고객들의 피해를 방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동통신사들이 돈벌이에만 급급한 나머지 이같은 휴대폰 결제 피해나 스팸문자 발송 피해 등 문제가 있는 업체를 적극적으로 퇴출시키지 않는 것 같다”며 비난했다. 또 다른 한 네티즌은 “이러한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스스로 주의해야지 이동통신사를 믿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국전화결제산업협회 김영란 과장은 “해당업체는 가입과 결제가 동시에 이뤄지게 하는 것으로 밝혀져 시정명령 및 권고를 내려놓은 상태”라며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가 시정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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