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항용 남양주지역아동센터 사무총장

[뉴스프리존=조항용, 남양주지역아동센터 사무총장] 소진(burnout)은 장기간에 걸쳐 사람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지속적, 반복적, 정서적인 압박을 받은 결과 발견되는 현상이다(Maslach, 1976). 소진은 사회복지 전문분야의 종사자들만의 현상이 아니고 휴먼 서비스분야의 종사자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서비스의 성격, 서비스 제공분야와 개인적 특성에 따라 소진의 정도는 다양하다(최복남, 1998). 사회복지 전담공무원, 의료 사회복지사, 아동복지 관련 종사자들이 다른 분야의 사회복지사들 보다 더 높은 수준의 소진을 경험하고 있는 반면, 재가복지 및 가족복지 서비스분야에 종사하는 사회복지사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소진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최복남, 1998; 마숙자, 2005).

소진이라는 용어는 1960년대부터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직무와 관련해서는 독일계 미국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Freudenberger, 1974)에 의해 공식화되면서 주목을 받게 되었다. Freudenberger는 1974년에 대안 보건센터(Alternative Health Care Setting)에서 근무하면서 자신을 포함한 서비스 제공자들이 뚜렷한 이유 없이 업무의욕을 잃고, 환자들에게 냉정하게 대하는 등의 정서적 및 신체적 고갈현상을 발견하면서 소진은 직무와 관련된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함으로서 표출되는 정서적, 육체적, 태도적 고갈상태 라고 정의하였다(이재영‧김진숙, 2011: 80). 다시 말해서 burnout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소진현상은 서비스 제공자가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헌신적으로 수행하였으나 기대하였던 만큼의 성과나 보상을 얻지 못해 인간적인 회의감이나 좌절감을 겪는 상태(Freudenberger, 1974)를 의미 하였고, Maslach (1976)은 소진을 직무와 관련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으로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의 상실이라 정의하고 있다. 

소진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극적 현상이 아닌, 개개인의 직업적 특성에 따라 점진적으로 나타나는 과정으로서 오랜 기간에 걸쳐 사람들과의 밀접한 관계에서 오는 지속적인 정서적 압력의 결과로(윤혜미․박병금, 2004) 소진이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지만 주로 직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지연숙. 2015: 12). 소진을 직무와 관련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라 하였으며 소진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오랫동안 사람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받게 된다는 것이다. 즉, 소진은 계속적이고 반복적인 정서적 압박의 결과로 나타나는 신체적·정신적 탈진상태라고 설명했다(윤광묵, 2017). Cherniss(1980)는 소진을 과도한 스트레스나 불만족에 대한 반응으로서 업무로부터의 정신적인 후퇴로 규정하였다. 즉, 소진은 업무에 대한 흥미 열정 사명감의 상실을 의미하는 것이라 말하고 있다(이유정, 2004).

Maslach & Jackson(1981)은 소진의 하위개념으로 정서적 고갈, 클라이언트에 대한 비인격화, 개인적 성취감 결여를 제시했다. 이후 Maslach & Jackson(1986) 는 소진에 대한 정의가 정서적인 탈진 현상을 간과하였다고 비판하면서, 정서적 고갈, 냉소, 성취감저하를 하위요소로 하는 직무소진의 측정 도구인 Maslach Burnout Inventory(MBI)를 개발함으로써 소진에 대한 획기적인 접근방법을 제시하였다.

첫째, 정서적 고갈은 서비스 제공자가 클라이언트와 과도한 접촉, 과중한 업무로 인해 정서적으로 지치고 고갈된 상태 즉 탈진, 소모 등의 의미로 소진을 겪는 사람이 경험하는 정서적 탈진을 의미한다.

둘째, 비인격화는, 서비스 제공자가 상대방에게 냉정한 태도를 취하고 무감각해지는 것을 말한다. 소진된 서비스 제공자는 클라이언트를 하나의 인격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집합체로 보는 비인격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반응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강해지고, 행동으로도 드러난다. 비인격화 현상이 지속될 경우 자기 자신도 비인격화를 경험하게 되어 신체적 탈진은 물론 절망감과 무력감을 경험하게 된다. 결국 소진으로 인해 서비스 제공자는 자신과 클라이언트와 일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여 서비스의 질을 급격하게 저하시킨다. 비인격화 현상은 관심의 상실, 이탈, 소진, 위축, 냉소주의 등의 상태를 말한다.

셋째 성취감의 감소는, 서비스 제공자가 클라이언트들과 일하면서 성취감과 유능 감을 느끼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개인적 성취감의 감소는 일의 집중력과 만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피로, 스트레스로 이어져 정서적 고갈을 경험하게 된다.

소진의 세 측면은 독립적인 것으로서 반드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은 아니며, 순서대로 발전해 나가는 것도 아니다. Schwab & Richard(1983)는 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교사의 소진은 내부와 외부에서 주어진 직무와 관련된 스트레스를 극복하지 못한 상태로 정서적 고갈, 냉소 및 성취감 저하를 주된 증상으로 하는 증후군이라고 하였다. Pines et al.(1981)은 소진을 스트레스를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한 형태로서, 부정적인 직무태도, 부정적인 자아개념, 학생에 대한 관심 소실 등의 현상을 포함하는 신체적, 정서적 탈진증후군으로 정의하였다. Maslash et al.(2001)은 MBI(Maslach Burnout Inventory)를 변형하여 정서적 고갈, 직업과 멀리 있으려고 하는 태도인 냉소, 직업적 효율 감소를 제시하였으며, Kristensenet et al.(2005)은 직무소진을 피로와 고갈이라고 정의하고 CBI(Copenha gen Burnout Inventory) 측정도구를 개발하였다. 또한 Lee et al.(1996)은 직무소진을 개인적 낙담, 조직 스트레스에 무관심, 정서적 신체적 피로 등으로 인해 과업을 철저히 수행할 수 없는 상태로 정의하였다.

여기에서는 Maslach & Jackson(1981)의 정서적 탈진, 비인격화, 성취감 저하를 소진의 구성요소로 보았다. 정서적 탈진은 서비스 제공자가 클라이언트와 과도한 접촉으로 인해 정서적으로 지치고 고갈된 상태, 소모 등의 의미로 소진을 경험하는 것이고, 비인격화는 서비스 제공자가 클라이언트에게 냉정한 태도를 취하고 클라이언트를 하나의 인격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집합체로 보는 것을 말한다. 성취감 감소는 서비스제공자가 클라이언트를 대하면서 성취감과 유능감을 느끼지 못하며 집중력과 만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스트레스로 이어져 정서적 고갈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MBI의 정서적 탈진, 비인격화, 성취감 저하를 종합한 것을 소진으로 정의하고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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