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이 오면 생각나는 이름, 어머니!

어떤 마을에 어머니와 아들이 살았습니다. 아들이 멀리 볼일을 보러 갔지요. 저녁 다섯 시에는 꼭 돌아온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여섯 시가 되어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걱정이 태산 같았습니다. 아들이 왜 안 돌아올까?

어머니는 안절부절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불안과 걱정으로 견딜 수가 없었지요. 어머니는 마을 앞에 나아갔습니다. 아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멀리 까지 바라보려면 높은 데 올라가야 합니다. 어머니는 큰 나무 위에 올라가서 아들이 오는가 하고 눈이 빠지도록 바라보고 계십니다.

그 정성스러운 광경을 글자로 표시한 것이 ‘친(親)’ 자입니다. 나무[木] 위에 올라서서[立] 아들이 오기를 바라고[見] 있습니다. ‘목(木)과 입(立)과 견(見)’이 합하여서 <친(親)> 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우리 어머니가 꼭 그러셨습니다. 작은 키에 수건 하나 둘러 쓰시고, 서울 중구 신당동 중앙시장에서 쌀 장 사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해가 저물도록 눈이 빠지게 학교에 간 자식들을 기다리시며, 우리 6남매를 모두 키워내셨습니다. 어머니 가신지 어언 20여 년! 변변히 효도 한 번 못한 불효자가 이제야 하염없이 눈물을 짓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이흥렬(李興烈 : 1909~1980)’이라는 음악에 남다른 재능이 많은 청년이 있었습니다. 그는 재능이 있는 음악 공부를 위해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작곡을 위해 피아노가 없으면 음악 공부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 편지를 썼습니다. “어머니, 피아노가 없으니 음악 공부를 더는 할 수 없어요. 음악에는 피아노가 필수라는 것을 뒤 늦게야 알았습니다. 소자는 음악 공부를 이만 접고 귀국하려고 합니다.”

한편 어머니는 혼자 몸으로 유학 간 아들 뒷바라지를 하느라 가진 것도 없었지만, 조금씩 늘어난 빚만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다음날 새벽부터 땅거미가 질 때까지 동네 근처부터 원거리 산이란 산을 모조리 뒤져 쉼 없이 솔방울을 긁어모았습니다.

불쏘시개로 화력이 좋은 솔방울을 팔아 거금 400원(1930년대 쌀 한 가마는 13원)을 만들어 아들에게 보냈습니다. 아들은 생각을 바꾸어 그 돈으로 피아노를 샀습니다. 그래서 ‘이흥렬’ 그가 제일 처음으로 작곡한 노래가 시인이며 문학박사인 양주동 님의 시(詩) ‘어머니의 마음’입니다.

「낳으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 자리 마른 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요,/ 어머님의 희생은 가없어라.

어려서는 안고 업고 얼러주시고,/ 자라서는 문에 기대어 기다리는 맘,/ 앓을 사 그릇될 사 자식 생각에,/ 고우시던 이마에는 주름이 가득,/ 땅 위에 그 무엇이 높다 하리오, 어머님의 정성은 지극하여라.

사람의 마음속엔 온 가지 소원,/ 어머님의 마음속엔 오직 한 가지,/ 아낌없이 일생을 자식 위에,/ 살과 뼈를 깎아서 바치는 마음,/ 인간의 그 무엇이 거룩하리오!/ 어머님의 사랑은 그지없어라.」

제 2차 세계 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이 세계적인 인물로 부상했을 때 영국의 한 신문사가,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처칠을 가르친 교사들을 전수 조사해서 ‘위대한 스승들’이란 제목으로 특집 기사를 실었습니다. 그 기사를 읽은 처칠은 신문사에 자신의 마음을 담은 짤막한 편지 한 통을 보냈습니다.

“귀 신문사에서는 나의 가장 위대한 스승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분은 바로 나의 어머님이십니다. 어머니는 제 인생의 나침반이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전 레이건 대통령도 어머니 날 특집 프로에 출연해서 어머니의 사랑을 이렇게 표현했지요.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은 바로 나의 어머니 ‘널리 레이건’ 여사입니다. 어머니는 가장 훌륭한 스승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힘은 바로 어머니의 사랑입니다.”

이렇게 역사적인 인물 뒤에는 끊임없이 사랑을 베풀어 주시는 훌륭한 어머니가 계셨던 것입니다. 학생들 여럿이 모여 모래 쌓기를 하고 있었지요. 그 광경을 본 한 노인이 안타까운지 “너희들의 선생님이 기다리시고 있다. 어디에 계신지 아는가? 지금 곧장 집으로 돌아 가게나! 그대들을 맞으러 버선 발로 뛰어나오는 사람이 자네들을 가르쳐줄 선생님이야!”

아들이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어머니는 아들을 껴안고 말했지요. “왜 이리 늦었어! 배고프지? 어서 들어가자.”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제일 먼저 배우는 단어는 ‘엄마’라고 합니다. 태어나서 제일 먼저 보는 것도 엄마의 눈동자입니다. 어머니보다 위대한 스승은 없습니다. 이제 갈 날이 가까워지니 눈물 나도록 생각나는 이름이 ‘어머니’입니다.

누구든지 어머니는 계십니다. 누구에게나 부르면 눈물 나는 이름 어머니, 눈에 흙이 덮여도 부르고 싶고, 안기고 싶은 사람 어머니! 유독 5월이 오면 생각나는 어머니시네요!

단기 4355년, 불기 2566년, 서기 2022년, 원기 107년 5월 16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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