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사랑이 더 잊혀지기 전에, 함양서 열린 뜻깊은 전통혼례

[경남=뉴스프리존] 허정태 기자="우리 어머님의 기억이 조금이라도 더 온전할 때 의미있고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드리고 싶었습니다." 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어머니의 행복한 추억을 위해 부모님의 전통혼례를 신청한 사연이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함양문화원은 지난 14일 안의면 허삼둘 고가에서 하객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고보조금 지원 사업 '꼬신내 풍기는 잔칫날'의 일환으로 올해 첫 전통혼례를 개최했다.

부부의 연을 맺은지 50년이 된 안*현(80)·강*순(72)씨 부부 함양군 안의면  함양군
부부의 연을 맺은지 50년이 된 안*현(80)·강*순(72)씨 부부 ⓒ함양군

이날 전통혼례의 주인공은 부부의 연을 맺은지 50년이 된 안*현(80)·강*순(72)씨 부부다. 부부는 함양군 안의면에서 자그마한 빵집을 운영하며 삼남매를 시집 장가 다 보내고 예쁜 손주까지 얻었다.

빵집 운영을 그만두고 행복한 노년을 보내던 중 아내 강창순씨가 인지장애로 기억을 점점 잃어 가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행복한 노년을 함께하고 있다.

자녀들은 부모를 위한 행복하고 뜻깊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다 함양문화원에서 주관하는 전통혼례 행사를 듣고 부모님을 위한 황혼결혼식를 신청하게 되었다.

자녀들은 전통혼례를 신청하며 "아버님과 어머님이 더 나이 드시기 전에, 우리 어머님의 기억이 조금이라도 더 온전할 때 의미있고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신청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전통혼례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자녀와 친지, 지인들의 축하속에 아름다운 전통혼례를 통해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잊지못할 금혼식을 가진 부부는 “예전 어릴 적 혼례를 치르던 생각이 나서 새롭고 즐겁다. 이렇게 나이가 들어서 혼례를 다시 한번 치르니 쑥스럽기도 하지만 옛 생각도 나고 만감이 교차한다"라고 말했다.

정상기 함양문화원장은 "5월 가정의 달에 우리 가족들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추억을 선물할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오늘의 기쁨을 잊지 말고 즐겁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함양문화원은 국고보조금 지원 사업으로 ‘고택의 향기에 젖다’ ‘고택아 놀자!’ ‘꼬신내 풍기는 잔칫날’ ‘정여창선생의 얼을 찾아서!’ 등 다양한 참여 체험형 프로그램을 연중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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