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미술관 ‘아트스펙트럼 작가상’ 수상...한예종 출신
"희귀병 어머니에서 착안...의학 배타적 전문성 다뤄"

자신만의 영상언어로 주목받고 있는 차재민 작가
자신만의 영상언어로 주목받고 있는 차재민 작가

[서울 =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나에게 중요한 모멘트가 있다면 리서치를 통해 얻은 정보를 펼쳐 두고, 그 위에 다른 언어 혹은 내가 발명한 언어로 상황을 옮겨보는 것이다. 나는 합성 이미지나 파운드 푸티지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촬영한(lens based) 소스로 영상을 완성해 왔다. 눈 앞에 펼쳐진 모습을 렌즈에 담아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신기하고, 재밌고, 두려운 일이다. 촬영 방식은 영상 작업의 기본적인 문법이고,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작업의 구조가 정확해진다. 비단 매체를 다루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나 스스로 작업을 하면서 욕망하는 바이기도 하다”

한국의 젊은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리움미술관의 ‘아트스펙트럼 작가상’ 수상자로 한예종출신 차재민 작가가 선정됐다. 사회적 이슈를 자신만의 시각언어로 펼쳐내 미술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아트스펙트럼2022’전에서는 두 개의 신작 ‘네임리스 신드롬’과 ‘제자리비행’을 선보이고 있다.

네임리스 신드롬
네임리스 신드롬

‘네임리스 신드롬’은 이름없는 질병을 앓는 젊은 여성들을 통해 의학의 배타적 전문성에 의해 외면받는 인간의 문제를 다뤘다. 과학이 신체 내부를 비추어봄으로써 알아내기 시작한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아내지 못하는 것 사이의 모순을 영상 에세이로 풀어내었다.

또 다른 신작 ‘제자리 비행’은 책들이 천장까지 쌓인 헌책방에서 책을 낭독하고, 디제잉을 하거나 소리를 모사하는 청년들의 장난스러우면서도 진지한 소동을 선보였다. 작품은 팬데믹 시대에 서로 떨어져서 연결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띄우는 일종의 안부 인사로, 은둔과 격리의 시기에 새로운 방식의 교감을 보여준다. 수상자의 작품이 포함된 ‘아트스펙트럼2022’전은 오는 7월3일까지 열린다.

제자리 비행
제자리 비행

이번 작가상 심사는 김성원 부관장(리움미술관), 기혜경 관장(부산시립미술관), 유진상 교수(계원예술대학교)가 참여했다. 심사위원들은 “차재민 작가는 한 개인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당사자들의 감정의 결을 중시하며, 다큐멘터리적 시선을 잃지 않고 살핌으로써 우리 사회의 문제를 인식하게 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며 작가의 작품 세계에 대해 “담담하게 사실에 기반하여 직조해 나가는 내러티브 구조를 따르다보면 비록 예술이 사회를 개혁할 수 없다 하더라도 우리로 하여금 사회체제가 쌓아놓은 견고함의 어긋난 지점을 직시할 수 있게 하고, 그곳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도록 인식의 장을 확장시키는 의미가 돋보인다”고 평했다.

차재민 작가는 “진단받기 어려운 병을 앓았던 어머니의 경험에서 출발해서 다른 아픈 여성들을 만났고, 더 넓은 이야기 속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이번 수상을 작업에 책임을 지고 더 멀리 나아가라는 뜻으로 여기겠다”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아트스펙트럼 작가상’은 ‘아트스펙트럼’ 전시에 참여한 작가 중 1명을 선발하여 창작 의지를 고취시키고 활동을 지원하는 수상제도로 2014년 제1회 수상자 이완 작가, 2016년 제2회 수상자 박경근 작가를 선정했으며, 이번 수상자 선정은 6년만에 재개 된 것이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3천만원이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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