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랙탈 세계구조를 드러내는 김태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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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랙탈 세계구조를 드러내는 김태호 작가
  • 편완식 기자
  • 승인 2022.05.26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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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단색화 대표주자...31일까지 리서울갤러리 개인전
벌집구조에서 발하는 은은한 미광, 우주적 빛을 환기시켜

[서울=뉴스프리존]편완식 미술전문기자= 박서보, 하종현의 계보를 잇는 2세대 단색화 대표작가 김태호(74) 개인전이 31일까지 합정동 리서울갤러리에서 열린다. ‘내재율-프랙탈 소우주(Internal Rhythm -Fractal Microcosmos)’란 부제가 붙은 이번 전시는 김태호 작가의 최근작 15점이 선보이는 자리다.

단색화의 세계화 모멘텀 작가로 주목 받고 있는 김태호 작가
단색화의 세계화 모멘텀 작가로 주목 받고 있는 김태호 작가

“’내재율‘은 씨줄과 날줄이 일정한 그리드로 이루어진 요철의 부조 그림이다. 먼저 캔버스에 격자의 선을 긋는다. 선을 따라 일정한 호흡과 질서로 물감을 붓으로 쳐서 쌓아 간다. 보통은 스무 가지 색면의 층을 축적해서 두껍게 쌓인 표면을 끌칼로 깎아 내면, 물감 층에 숨어 있던 색점들이 살아나 안의 리듬과 밖의 구조가 동시에 이루어진다. 엣 한옥의 문틀같은, 시골 담 같은, 조밀하게 짠 옷감같은 화면이다. 축척행위의 중복에 의해 짜여진 그리드 사이에는 수많은 사각의 작은 방(집)이 지어진다. 벌집 같은 작은 방 하나 하나에서 저마다 생명을 뿜어내는 소우주를 본다.”

그가 소우주를 본다는 것에서 프랙탈 구조를 떠올려보게 된다. 부분과 전체가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는 자기 유사성 개념을 기하학적으로 푼 구조를 말한다. 프랙탈은 단순한 구조가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복잡하고 묘한 전체 구조를 만드는 것으로 ‘자기 유사성’과 ‘순환성’을 가지고 있다. 자연계의 리아스식 해안선, 동물혈관 분포형태, 나뭇가지 모양, 창문에 성에가 자라는 모습, 산맥의 모습도 모두 프랙탈이며, 우주의 모든 것이 결국은 프랙탈 구조로 되어 있다. 작가의 무한반복의 수행성이 다다르는 지점이다.

사실 단색화는 1950년대 말 서구로부터 유입한 앵포르멜 세대들이 주축이 되어 그들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려는 데서 시작됐다. 1960~80년대 후기 산업사회의 흐름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물질을 빌려 비(非)물질화하려는 데 있었다. 세계 전체가 물질주의로 경도되던 시기 이를 비판하려 한 것이다. 정신성의 부각이라 하겠다. 정확히 말해서 물질과 정신의 이분법을 넘어선 통시적 시각이라 하겠다. 비(非)물질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은 한국의 전래적 범(汎)자연주의(pan-naturalism)의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 이런면에서 김복영 미술평론가는 “비(非)물질주의와 범자연주의는 우리 시대의 새로운 정신적 기조이자 한국미술의 세계화를 촉진하는 모멘텀이 되었다”고 했다.

“미술도 긍극적으로 세계에 대한 프랙탈 속성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일게다. 프랙탈의 기본형태요소는 끝없이 반복되면서 통일성과 질서 조화를 보여, 보다 큰 세계로 이르게 만든다.”

어쩌면 그것은 우주적 사유, 명상일지 모른다. 단색화를 ‘텅 빈 백색’(quite emptied white)으로 규정하는 이유다. 우주적 빛의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광을 방출하는 단색화는 한 가지 색깔을 뜻하는 게 아니라 수많은 빛을 안으로 내재하였기에 밖으로는 단지 미광을 발한다는 걸 함축한다. 김태호의 벌집구조 같은 작품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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