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EBS

[뉴스프리존=이상윤 기자] 2일 EBS 금요극장에서는 영화 ‘애니 홀’ (원제: Annie Hall)을 방영한다.

1977년 제작된 영화 ‘애니 홀’은 우디 앨런 감독이 연출하고 우디 앨런, 다이앤 키튼, 토니 로버츠, 캐롤 케인, 폴 사이먼 등이 출연했다.

우디 앨런의 다른 여러 작품처럼, 이 작품에서도 사랑의 본질을 논한다. 영화 ‘애니 홀’에서 알비는 평생 한 번밖에 못 만날 특별한 여인 애니 홀과의 만남과 이별 과정을 머릿속에 되새기면서 왜 관계가 망가졌는지 고민한다. 때론 다른 여자를 만나기도 하고, 때론 지나가는 행인들을 붙잡고 물어본다. 

그때 한 여인이 ‘사랑에 빠지고, 사랑이 흐려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인생’이라고 답한다. 알비는 마지막에 결국 이를 받아들이고, 이별이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사랑은 비이성적이며 말도 안 되고 미친 짓이지만, 결국 인생에서 꼭 필요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사랑 못지않게 영화에서 비중을 차지하는 주제는 바로 ‘맨해튼’이다. 

앨런의 뉴욕 사랑은 영화 ‘맨하탄’, ‘한나와 그 자매들’ 등에도 자주 나오는 소재인데, 애니 홀 역시 맨해튼 구석구석을 누비는 주인공들을 배경으로 앨런의 뉴욕에 대한 애정과 낭만을 잘 담아냈다. 캘리포니아는 부정적인 곳으로, 그러나 애니에게는 꿈과 희망을 상징하는 곳으로 묘사되었으며, 이와 대조적으로 뉴욕은 차갑고 우울하지만 지적이고 초조한 에너지가 가득한 곳으로 묘사되었다.

당시 ‘스타워즈’를 제치고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대본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애니 홀’은 빠르고 해학적인 대본, 독특한 연출, 랄프 로렌의 의상 등으로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받았다. 우디 앨런은 애니 홀을 통해 잉그마르 베르히만 등 다른 감독들에게서 영감을 받았던 여러 가지 개성적인 연출을 선보였는데, 애니 홀의 이러한 연출은 후대에 나온 여러 영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등장인물이 과거의 자신을 방문하여 과거와 현재를 한 화면에 담는 장면이 나오는가 하면, 대사를 주고받는 등장인물들의 속마음이 자막으로 처리되어 대조적인 웃음을 주기도 한다. 가끔 알비는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고 관객을 향해 말을 하기도 하며, 주인공들의 수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편집 없이 긴 카메라 워크로 담겨지기도 한다. 

또 영화 중간에 알비의 상처를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마치 디즈니를 연상시키는 애니메이션이 삽입된다. 기법 못지않게 사회, 문화적으로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바로 영화의 의상이다. 극중 애니는 셔츠, 넥타이, 조끼, 헐렁한 바지 등 남성적인 패션을 하고 나오는데, 이러한 남성적인 복장은 당시 여성들의 해방을 상징하기도 했다. 이를 디자인한 이는 다름 아닌 유명 디자이너 랄프 로렌으로, 영화의 성공 후 다이앤 키튼의 ‘매니쉬 룩’은 하나의 패션으로 정착했다.

EBS 영화 ‘애니 홀’은 2일 밤 1시 15분에 방영된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