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60% 득표에도 여유있게 당선된 민주당 구청장, 그가 전국으로 퍼뜨린 '지방정부의 힘' 사례들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더불어민주당 소속)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큰 화제가 됐다. 성동구에선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60.9%를 득표했지만 그와 반대당 소속인 정원오 구청장은 57.6%를 득표, 42.4%에 그친 강맹훈 국민의힘 후보를 여유있게 제치며 3선에 성공했다. 지방선거가 같은 번호에 표를 '몰아주는' 줄투표 성향이 강한데도 오세훈 시장에 투표한 성동구민 상당수가 정원오 구청장에게도 표를 줬다는 것이다. 

정원오 구청장은 10일 공개된 딴지방송국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저는 소통을 굉장히 중요시한다"라며 "제 핸드폰 번호 다 공개해서 문자 오면 민원 다 받고, SNS를 통해 소통하면서 민원 받는다"라고 밝혔다.

정원오 구청장은 그 이유에 대해 "문자메시지가 편한 분이 있고, SNS가 편하신 분이 있다"며 "구민들이 편한 데 맞춰 다양한 (소통)채널을 열어놓는다"라고 강조헀다.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더불어민주당 소속)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큰 화제가 됐다. 성동구에선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60.9%를 득표했지만 그와 반대당 소속인 정원오 구청장은 57.6%를 득표하며 여유있게 3선에 성공해서다. 정원오 구청장이 코로나 접종을 마친 어르신에게 안심배지를 달아드리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더불어민주당 소속)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큰 화제가 됐다. 성동구에선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60.9%를 득표했지만 그와 반대당 소속인 정원오 구청장은 57.6%를 득표하며 여유있게 3선에 성공해서다. 정원오 구청장이 코로나 접종을 마친 어르신에게 안심배지를 달아드리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원오 구청장은 "선거운동 때 보냈던 문자 번호로 불편사항 등이 있으면 답 드리겠다고 했더니 한 3~4일만에 3천건이 들어왔다"라며 "그걸 처리한 뒤 하루에 평균 20~30건씩 들어왔다. 코로나 확산 위기 때는 300~400건씩 들어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정원오 구청장은 "저는 그게 주민들과 소통방법이라 생각했는데 나중엔 제가 배우더라"라며 "주민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뭘 불편해 하는지 가장 빨리 알 수 있다"라고 했다. 그는 "그걸 통해서 정책을 개발해내니 좀 더 빨리 할 수 있더라"라며 "그런 측면에서 보면 소통이 저에게는 오히려 공부할 수 있는 기회이고 좋은 정책 만들 수 있는 계기"라고 강조했다.

정원오 구청장은 자신이 시행한 '전국 최초'의 행정사례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 확산 당시 △선별진료검사소 설치 △코로나 정보 문자메시지 배포 △마스크 대란 당시 주민센터를 통해 마스크 배포 △식당·공공기관 출입 시 QR코드 도입 등을 최초로 시행한 바 있으며, 이는 전국으로 퍼졌다.

정원오 구청장은 이밖에도 수많은 '나비효과' 사례들을 만들어냈는데, 그는 지난 2020년 성동구의 버스정류장에 '스마트쉼터'를 도입했다. 겨울철 한파와 여름철 폭염, 봄철 미세먼지 등을 차단토록 해 시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이다. 출입문과 연계한 열화상카메라와 UV 공기살균기 등 코로나 대응책도 갖춰 외국 유력언론에도 널리 소개되기도 했다.

정원오 구청장은 "2017년 겨울 맞춤형 텐트를 버스정류장에 설치했는데 정말 대박났다"며 "그래서 전국 모든 지자체에서 이걸 설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럼 여름에는 시원하게 할 수 있는 게 없겠는가 해서 아이디어를 냈다"고 했다.

정원오 구청장은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는 분들이 어떻게 보면 교통약자라 볼 수 있다"며 "우리가 주차장 한 면 만드는데도 수억씩 드는데 그런 건 투자하는 게 아깝지 않고. 이런 건 우리가 한 번도 고민 안해봤잖나"라고 했다. 그는 "교통약자를 위한 정책이기도 하고, 이런 게 많이 생기면 대중교통 이용이 많이 늘어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정원오 구청장은 "2017년 겨울 맞춤형 텐트를 버스정류장에 설치했는데 정말 대박났다"며 "그래서 전국 모든 지자체에서 이걸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후 외국 언론에도 소개된 버스정류장 '스마트쉼터' 도입으로 이어졌다. 사진=연합뉴스
정원오 구청장은 "2017년 겨울 맞춤형 텐트를 버스정류장에 설치했는데 정말 대박났다"며 "그래서 전국 모든 지자체에서 이걸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후 외국 언론에도 소개된 버스정류장 '스마트쉼터' 도입으로 이어졌다. 사진=연합뉴스

정원오 구청장은 "그래서 국내 유수회사들과 기술적 제휴를 맺어 디자인을 지원받아 만들었다"며 "많을 땐 한 달에 25만명이 이용하고 성동구민 뿐 아니라 다른 지역 주민도 많이 이용한다, 그래서 그 구에도 설치해달라는 민원이 와서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국토부에서도 스마트 사업의 모범사례라고 해서 전국적으로 예산 들여 확대해 나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정원오 구청장은 또 지난 2015년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도 전국 최초로 시행한 바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이란 처음에 상권을 일군 소상공인이나 예술인들이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다른 곳으로 떠나고, 그 자리에 프랜차이즈 업체들만 들어서서 상권이 다시 식는 그런 현상을 뜻한다.

정원오 구청장은 "성수동 도시재생하면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을 먼저 수립해서 동시에 진행했다"며 "성수동은 지금 최고의 상권인데 놀랍게도 임대료가 연간 상승률 2%대에 관리되고 있다"고 했다. 

정원오 구청장은 "이 정책이 좋으니까 전국 50개 지자체에서 이 정책을 조례로 만들어서 같이 하게 됐다"며 "나중에 모여서 이걸 국가 정책으로 해달라고 해서 이게 법으로 만들어졌다"라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6월 '지역상권법(지역상권 상생 및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으로 국회에서 통과된 바 있다.

정원오 구청장은 또 배달 라이더나 돌봄·청소노동자들을 위한 '필수노동자 보호·지원 조례'를 지난 2020년 9월 전국 최초로 시행한 바 있다. 그는 "(필수노동자들이)높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함에도 사회적 대우가 높지 않다"며 "그래서 필수노동자 존중 캠페인도 벌이고, 그분들께 보호 장구도 선도적 지급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펼쳤다"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캠페인과 조례는 전국적으로 확대된 데 이어, 지난해 4월 ‘필수노동자 보호법’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정원오 구청장은 "법을 하나 만드는 건 굉장히 어렵지만 구청장이 좋은 정책 하나 실현하는 건 굉장히 쉬운 일 중 하나"라고 했다. 그는 삼표레미콘 공장 철거를 통한 문화관광타운 조성 사업도 주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정원오 구청장은 "법을 하나 만드는 건 굉장히 어렵지만 구청장이 좋은 정책 하나 실현하는 건 굉장히 쉬운 일 중 하나"라고 했다. 그는 삼표레미콘 공장 철거를 통한 문화관광타운 조성 사업도 주도하며 구민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원오 구청장은 "성동구를 살기 좋게 만들고 좋은 정책 만들어내면 인근 옆의 동으로 또 전국적으로 퍼지면 결국 법을 하나 만드는 것과 같은 효과가 생기지 않나"라며 "법을 하나 만드는 건 굉장히 어렵지만, 구청장이 좋은 정책 하나 실현하는 건 굉장히 쉬운 일 중 하나"라고 했다.

정원오 구청장은 "작은 규모니까 먼저 시행해서 모범사례가 되면, 검증된 일이 되니까 다른 구에서도 가져가기 쉽고 계속 퍼져나가는 것"이라며 "결국 이렇게 작은 단위에서 좋은 정책이 만들어지면 금방금방 퍼질 수 있으니까 저는 그런 것을 지방정부의 힘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원오 구청장은 이밖에도 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왕십리역 신설 확정, 삼표레미콘 공장 철거를 통한 문화관광타운 조성, 스마트횡단보도·스마트스쿨존 도입을 통한 보행자 교통사고 감소 등의 정책을 시행하며 구민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처럼 많은 실적을 증명해 보인 정원오 구청장의 경우 다음 임기를 마칠 경우 '3선 연임 제한'에 걸리므로, 차기 서울시장 유력 후보군에 꼽힐 가능성도 있다.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거쳐 실적을 증명해 유력 대권주자에 오른 이재명 의원의 사례도 있어, 정원오 구청장의 향후 행보도 주목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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