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오지심 비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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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오지심 비인야
  • 김덕권
  • 승인 2022.06.13 0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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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0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유 전 이사장은 재판 직후 “제가 부분 유죄가 나왔다고 한 장관이 상 받을 일 한 것 아니다.”라면서, <무수오지심 비인야(無羞惡之心 非人也)>라는 말을 남겨 세인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규제혁신 장관회의 참석한 한동훈 장관
규제혁신 장관회의 참석한 한동훈 장관

그럼 ‘무수오지심 비인야’라는 말이 무엇일까요? 그것이 무엇인지 알려면 우선 맹자(孟子)의 ‘사단(四端)’에서 찾아야 합니다. 《맹자》<공손추편(公孫丑 篇)>에 이 ‘사단’에 대해 나와 있습니다.

『무측은지심 비인야/ 무수오지심 비인야/ 무사양지심. 비인야/ 무시비지 심 비인야

(無惻隱之心 非人也/ 無羞惡之心 非人也/ 無辭讓之心 非人也/ 無是非之心 非人也.)』

『상대방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으면 인간도 아니다.

악한 일을 행하고도 부끄러운 마음이 없으면 인간도 아니다.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을 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인간도 아니다.

옳고 그름을 구별하는 마음이 없으면 인간도 아니다.』

맹자가 말하는 이 네 가지는 말은 쉽지만 실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입니다. 그래도 우리가 이걸 모르고 실행하지 못한다면 사람이 아니라고 하니, 우리는 이 네 가지를 알고 실행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가 아닐까요?

첫째, 무측은지심 비인야입니다.

‘상대방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으면 인간도 아니다.’라는 말이지요.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처지보다 못한 사람들이나 동물에 대한 불쌍한 마음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주위에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그리고 심리적으로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말합니다.

둘째, 무수오지심 비인야입니다.

‘악한 일을 행하고도 부끄러운 마음이 없으면 인간도 아니다.’라는 말입니다. 인간이라면 자신이 저지른 악한 일을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하지요. 사람이 악행을 저지르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선과 악과의 기준을 모르기 때문이고, 자신이 저지른 행위를 ‘선하다’라고 착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마음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신수양, 사리 연구, 작업 취사>의 삼학(三學)을 수양(修養)하지 않으면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셋째, 무사 양지심 비인야입니다.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을 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인간도 아니다.’라는 말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어느 정도의 사람인지 모릅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욕심으로 구하지요. 자신을 찾지 못하고, 마음이 공허한 인간들이 특히 심하지요. 사양은 양보와 절제를 오랫동안 수행한 사람의 몸가짐이기 때문입니다.

넷째, 무시비지심 비인야입니다.

‘옳고 그름을 구별하는 마음이 없으면 인간도 아니다.’라는 말입니다. 인간의 ‘시비이해(是非利害)’를 가릴 수 있는 마음은, 진리를 깨치지 못하면 알기 쉽지 않습니다. 궁극의 실력이기 때문이지요.

이 세상은 대소 유무의 이치로써 건설되고 시비 이해의 일로써 운전해 가는 것입니다. 세상이 넓은 만큼 이치의 종류도 수가 없고, 인간이 많은 만큼 일의 종류도 한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우연히 돌아오는 고락(苦樂)이나 우리가 지어서 받는 고락은 각자의 몸과 마음을 운용하여 일을 짓는 결과입니다.

어떻습니까? 우리가 일의 ‘시·비·이·해’를 모르면, 행하는 바가 모두 죄고(罪苦)로 화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사리 연구 공부를 오래오래 계속하면, 천만 사리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데 걸림 없이 아는 지혜의 힘이 생겨 결국 연구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 시비에 밝아지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봅니다.

1. 일을 당하기 전에 미리 연마(練磨)해야 합니다.

미리 연마하는 공부를 하면 그 일에 대한 처리도 잘되고, 일과 이치에 대한 연구력도 깊어지며, 수행의 힘도 쌓이게 됩니다.

2. 일을 당하여서는 잘 취사(取捨)해야 합니다.

밝게 분석하고 빠르게 판단해서 취사해야 합니다. 바른 판단을 얻은 후에는 바로 취사 실천하는 것입니다. 특히 덕행이 나타나게 중도를 잡아 쓰고, 그일 그 일에 불의를 놓고 정의를 실천하는 것이 잘 취사하는 지름길이지요.

3. 일을 지낸 뒤에는 다시 반조(反照)해야 합니다.

일을 지낼 때마다 반성하고, 반성하는 공부는 다음 일에 역량을 쌓아갈 수 있는 일이므로 아주 중요합니다.

4. 남의 일이라도 마음속으로 반조 해 보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일이라도 내 상황에 비교하여 보감(寶鑑)도 삼고 경계도 삼아 반조하면 나의 역량을 키우는 데 매우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사단(四端)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지요. 그런데 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킨 두 사람이 과연 이런 이치를 알고 있기나 하고 말했을까요!

단기 4355년, 불기 2566년, 서기 2022년, 원기 107년 월 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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