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대한 중요성이 갈수록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환경·사회 관련 요소와 달리 지배구조, 특히 이사회와 관련된 항목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핵심 지표에서 수준이 높은 곳은 포스코, KT, SK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지배구조 보고서 의무 제출 기업인 313곳(금융사 제외)의 '2021 사업연도 지배구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에 대한 평균 준수율은 60.7%로 조사됐다.

이는 2020년도의 준수율(63.1%)보다 더 낮아진 것으로,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를 위해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지배구조 핵심지표'에 대한 대기업들의 준수율이 작년보다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2021 사업연도 지배구조 보고서 중 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의 준수율 (자료=리더스인덱스)
2021 사업연도 지배구조 보고서 중 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의 준수율 (자료=리더스인덱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는 기업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시장 규율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의무 공시 제도다. 자산 총액이 1조원 이상인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금융당국이 제시한 주주와 이사회, 감사기구 등 지배구조에 대해 권고한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항목의 준수 여부를 보고서를 통해 매년 공시해야 한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감사기구 관련 지배구조 권고 항목은 준수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이사회와 관련된 항목의 준수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 관련 중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내부감사기구 설치에 대한 준수율은 99% 수준으로 가장 높았고, 6년 초과 장기 재직 사외이사 부재(98%), 내부감사기구 내 회계 전문가 참여(93%) 등의 항목에서 평균 준수율이 90% 이상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소액주주의 이사 선임 의결권을 강화하는 '집중투표제' 채택률은 4% 수준으로, 금융당국이 권고한 15개 핵심지표 중 가장 낮았다. 조사 대상 313개 기업 중 집중투표제를 채택한 기업은 포스코홀딩스와 KT, SK텔레콤, SK스퀘어 등 11곳에 그쳤다.

아울러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21%), 주주총회 4주 전 소집 공고(26%),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 마련(35%), 연 1회 이상 배당정책 및 배당 계획 통지(47%) 항목 등의 준수율이 50% 미만으로 나타났다.

핵심 지표 준수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포스코홀딩스로, 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항목을 모두 준수해 유일하게 100% 준수율을 기록했다. 포스코홀딩스는 2004년부터 집중투표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네이버와 SK텔레콤, KT&G, LG이노텍, SK스퀘어, 한국가스공사 등 6개 기업은 15개 항목 중 14개 항목을 준수해 비교적 준수율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15개 권고 항목 중 집중투표제 채택, 내부감사부서 설치 등 2개 항목을 제외한 13개 항목을 준수하고 있다고 보고서를 통해 공시한 바 있다.

한편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함께 일컫는 말로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뜻한다. 2000년 영국을 시작으로 스웨덴, 독일, 캐나다, 벨기에,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연기금을 중심으로 ESG 정보 공시 의무 제도를 도입했으며, 유엔이 2006년 출범한 유엔책임투자원칙(UNPRI)을 통해 ESG 이슈를 고려한 사회책임투자를 장려하고 있어 ESG 경영이 세계적 추세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우리나라도 2010년대 후반부터 선진국의 트렌드에 발맞춰 대기업들이 'ESG 경영'을 내세우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비교적 내세우기 쉬운 친환경이나 사회적 기여 등에 치중하고 지배구조 개선에는 소극적인 기업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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