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까지 청화랑 개인전 ...정지용 '향수' 떠올리는 화폭

[서울 =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아스라한 그 시절의 고향풍경을 그려내고 있는 이혜민 작가의 개인전이 30일까지 청화랑에서 열린다. 산업화 이후 우리는 고향 상실을 애달파 했다. 도시로 몰려들면서 공간적 격리에서 오는 향수도 있었지만,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이뤄진 변화는 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음에 대한 노스텔지어가 됐다. 그러다 보니 향수는 노래와 시의 단골 소재가 됐다.

그리움

1954년생인 작가는 나라가 어렵고 힘든 시기에 어린시절을 보냈다. 형제가 많았던 작가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유년시절을 양평의 외갓집에서 보냈다. 이후에도 방학이면 언제나 시골 외갓집에서 지냈다. 작가는 아름다웠던 그 시절을 추억하며 작업을 했다. 20년 전부터는 아예 양평으로 들어가 작업을 하고 있다.

그의 그림을 마주하고 있으면 바쁜 세상의 속도에 미쳐 챙기지 못하고 흘려 버렸던, 그리운 고향과 순수했던 날의 아스라한 추억이 마음을 흠뻑 적신다.

그리움
그리움
그리움

따사로운 햇볕이 내리쬐는 고향집 담벼락 앞에 선 수줍은 아이들의 표정을 통해 정겨웠던 시절을 추억하기도 하고 상상해 볼 수도 있다. 평온한 햇살아래 빨간 볼을 한 치마저고리의 단발머리 소녀와 흙벽에 아무렇게나 쓰인 낙서, 그리고 함께 누군가를 기다리는 강아지 한 마리는 우리의 정서를 그 시절로 되돌린다.

오랫동안 우리마음에 품고싶은 풍경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게 마련이다. 이혜민 작가의 그림풍경이 그렇다. 정지용 시인의 시 ‘향수’를 화폭에서 느낄수 있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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