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 찬반 투표시 학생 등 모든 구성원 1인 1표 행사
- 통합 논의 관련 내용은 한 자도 빠짐없이 공개

충남대학교는 ‘한밭대-충남대’ 통합과 관련해 교내 정심화국제문화관 백마홀에서 학생 및 동문을 대상으로 4월말부터 5월초까지 학내 설명회를 가졌다. 이 설명회에 참석한 충남대학교 학부생은 이진숙 총장 등 대학본부 측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통합 논의에 있어서 기본적인 조건을 제시했다.(사진=이기종 기자)
충남대학교는 ‘한밭대-충남대’ 통합과 관련해 교내 정심화국제문화관 백마홀에서 학생 및 동문을 대상으로 4월말부터 5월초까지 학내 설명회를 가졌다. 이 설명회에 참석한 충남대학교 학부생은 이진숙 총장 등 대학본부 측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통합 논의에 있어서 기본적인 조건을 제시했다.(사진=이기종 기자)

[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2022년 1월부터 대전지역에 불고 있는 대학교 간의 통합 논의 갈등은 총장, 교수, 직원 등 대학본부와 학생 간에서 발생하고 있다.

충남대학교의 이진숙 총장, 한밭대학교의 최병욱 총장 등 양 대학의 관계자는 지난 2021년 후반기부터 ‘충남대-한밭대 통합’을 비공개 속에서 협의해 오다가 올해 1월부터 공개적인 일정으로 전환해 추진하고 있다.

현재 충남대학교는 대학본부와 학생 간의 갈등 속에서 졸업생 등 내부외 구성원을 대상으로 설득 과정을 거치고 있고 한밭대학교는 교수, 직원 등 내부 구성원을 대상으로 비공개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그러나 충남대와 한밭대의 자체적인 통합 논의 과정에서 이진숙 총장이나 최병욱 총장 등 대학본부 측이 생각하지 못했던 반발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임의적으로 설정했던 통합 논의의 업무협약(MOU) 시기인 3월을 넘겼다.

특히 충남대 총학생회가 지난 2월 18일 20시부터 22일 24시까지 진행한 학생 대상의 설문조사에서 충남대 학생은 “통합 의사가 논의되는 것 자체에 반대한다”에 대해 98.25%(4734명 중 4651명)로 압도적인 반대 의사를 표시했고 이 결과 이후의 다른 설문조사가 없기 때문에 이 결과가 충남대 학생의 의견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본지는 지난 1월부터 진행해 온 충남대, 한밭대 등의 현장 취재와 정보공개 자료, 그리고 총학생회, 학생과 교수 모임, 총동문회 등에서 제시한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담아 “충남대-한밭대 통합”이라는 연재를 기획했다.

다음은 이진숙 총장 등 대학본부가 추진하는 ‘충남대-한밭대’ 통합 논의 간담회를 지켜보면서 생긴 의문점과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 측면에 대해 충남대학교 학부생(2021학번)이 제시한 의견이다.<편집자 주>

- 충남대 대학본부의 ‘충남대-한밭대’ 통합 논의와 학생 의견은?

▶ 현재 충남대학교 대학본부가 추진하고 있는 충남대-한밭대 통합은 한밭대학교 측에는 어느 정도 이득이 될 수 있는 통합이겠지만 충남대학교 측에서는 이득이 없는 오히려 손실을 불러올 통합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충남대학교의 자체 혁신 노력을 보면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의 대학구조개혁평가보다 지난 2018부터 2021년까지의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평가가 크게 상승했다.

앞으로 대학 내에서 지속적으로 자체 혁신 노력을 하면 충남대학교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충남대는 이미 지역거점국립대이기 때문에 지자체 및 교육부의 지원이 끊기지 않을 것이므로 취업보장학과 유치 등 자체적으로 잘 해낸다면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도 예측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충남대 학생으로서 학교 차원의 단기적인 성과를 보이기 위한 가시적 통합을 지향하기보다는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실질적으로 학생을 위한 정책을 펼쳐 주길 간곡히 부탁드리는 차원에서 아래와 같이 의견을 제시하고 제안한다.

-  충남대 대학본부의 ‘충남대-한밭대’ 통합 근거와 신뢰성 부족 관련 의견은?

▶ 충남대 대학본부의 통합에 대한 근거와 신뢰성 측면에서 보면 첫째,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통폐합 대응’에서 보면 사립대에서 먼저 논할 일이지 국립대가 먼저 논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둘째, 앞으로 계속 출생인구는 감소하는데 그럼 본교는 학령인구가 감소할 때마다 통폐합을 추진할 것인지 의문이다.

셋째, 재정이 부족한 상황에서 몸집만 부풀리는 것은 현명한 대응책이 아니라고 본다.

넷째, 국립대가 살아남는 방법은 학교별로 차별화된 학과 설치와 양질의 교육과정을 마련하는 등 대학운영을 특색있게 하는 자체혁신 방법도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의과대학, 약학대학 등 전 학과를 아우르는 충남 유일 지역거점국립대이자 종합대학인 충남대학교와 이공계 중심의 학교인 한밭대학교는 모두 차별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한밭대의 문과 학부 또는 인문교양, 영문, 중어, 일어, 경제, 회계, 융합경영 등으로 부족하다.

이로 인해 충남대학교와 한밭대학교의 성격이 다름에서 이뤄지는 통합은 한밭대가 충남대의 부분적인 캠퍼스로 변화해 한밭대 측에서 고유의 정체성을 잃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 충남대 대학본부의 연구비 수주 실적 관련 의견은?

▶ 연구비 수주 실적과 관련해 대학본부는 총연구비가 교수의 인원과 비례한다고 했다.

그렇게 계산하면 충남대는 연간 1인당 1억 2천만 원, 한밭대는 1인당 6천만 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두 학교가 통합하게 된다면 1인당 교수 연구비는 단순 계산만 해봐도 1억원으로 기존 충남대학교 1인당 교수 연구비보다 오히려 감소할 것을 예측된다.

통합시 연구비 평균치마저도 충남대 교수가 1001명, 한밭대의 교수 수가 282명이므로 충남대가 상당수 기여해서 올라간 평균치라고 할 수 있다.

또 1인당 학생교육비 비교도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1인당 학생교육비를 산정할 때 고려되는 변수로 경상비, 연구비, 지적재산권, 지자체 지원 중에서 연구비에 초점을 맞춰 있다.

그러나 통합시에 1200억 원과 167억 원 연구비를 합치는데 학생수는 2만에서 3만명으로 늘어나게 된다면 학생 1인당 혜택은 충남대 입장에서 보면 기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 충남대 대학본부의 캠퍼스 유치 관련 의견은?

▶ 대학본부는 메타시티 캠퍼스 구축을 희망하며 예시로 내포캠퍼스, 세종캠퍼스, 대덕캠퍼스, 보운캠퍼스 등을 제시했다.

현재 본인도 메타시티 캠퍼스 구축을 환영하는 바이지만 대덕, 보운, 세종, 내포는 모두 충남대학교의 노력으로 유치한 것이다.

지금 유치한 캠퍼스만으로도 충분히 대전, 세종 및 충남지역의 메타시티 캠퍼스 구축의 꿈은 이루었다고 볼 수 있으며 현재 유치한 캠퍼스 중 아직 완전히 개교하지 않은 곳도 있어 이런 곳들부터 제대로 관리해 나가야 메타시티 캠퍼스의 발판을 튼튼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충남대 대학본부의 입학생 역량 저하(입결 하락) 관련 의견은?

▶ 대학본부는 지난 4월 26일 설명회에서 입학시험결과(입결)에 대한 질문과 관련하여 “다른 학교는 MOU를 체결해서 입학생 수준이 떨어진 것이고 본교는 아직 논의 단계이니 그럴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입결과 관련해 본교에서도 이미 문제점으로 파악하고 있었다는 사실과 비춰보면 대학본부의 이런 답변은 놀라운 일이다.

왜냐하면 분명 대학본부에서는 “3월 중 통합 관련 의견 수렴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가 총학생회의 반대로 철회하였기 때문이다.

대학본부에서 설명한 것처럼 “MOU를 체결하면 입결이 하락하는 결과”를 예상하고도 왜 3월 중 급하게 업무협약(MOU) 체결을 진행하려고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난 2월 18일자 총학생회의 입장문에서도 보면 “먼저 학생이 원치 않기에 3월에 예정되었던 MOU는 체결하지 않겠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또 만일 3월 중 업무협약(MOU) 체결이 “오보”였다면 왜 그 당시 총학생회 입장문에는 “오보”’라는 내용이 아닌 “체결하지 않겠다”는 확답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특정 언론 매체에서 밝힌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는 표현의 중의성과 현재 모든 기사 및 지난 5월 3일 졸속한 통합 추진을 우려하는 교수 모임 성명문에서도 충남대 총장이 먼저 통합을 제의했다고 하는데 지난 간담회에서 89학번 동문의 지적에 대해 모두 오보라고 했으면 도대체 통합은 누가 제의한 것인지를 설명할 필요성이 있다.

- 이진숙 총장 등 충남대 대학본부의 혁신 추진에 대한 기본적인 제안은?

▶ 이번 충남대 대학본부가 추진하고 있는 것 중 자체 혁신이든 통합 혁신이든 3가지 측면에서 제안을 한다.

첫째, 통합 찬반 투표를 진행할 경우 교내의 모든 구성원에게 1인 1표를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

실례로 본교에서 지난 총장 투표 때 제시한 표 비율을 보면 교수는 1인 1표, 학생은 0.04표, 직원은 0.16표, 조교는 0.025표로 결정됐다.

지금 비율로는 다른 구성원의 의견이 필요 없이 교수만 대부분 찬성을 한다면 무조건 통합이 되는 판국이 될 수 있다.

특히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선거 등 국가의 중요 투표도 모두가 1인 1표의 권리를 행사하는데 학생이 주인인 학교에서 학생의 표가 교수 및 교직원보다도 못한 비율을 행사하게 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

둘째, 통합을 위한 투표의 경우 학생들의 시험 기간과 겹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중대한 사안인 만큼 학내외 전체적으로 홍보도 필요하다.

이번 학생 및 동문 대상의 통합 설명회도 교내 알림 메시지나 안내 메일 외에는 제대로 안내되지 않아 학생들 다수가 모르고 있으며 중간고사와 겹쳐 참여하고 싶은 학생들도 참여하지 못했다.

또 종강 후에는 학생들이 학교에 오지 않으므로 2학기 시작 후로 통합 찬반 투표를 진행해야 한다.

학내외 홍보에서 있어서도 기존처럼 안내 메시지로만 알리는 것이 아니라 각 단과대별로 따로 안내하도록 하고 각 건물의 정문, 후문, 주요게시판, 주요시설마다 커다란 안내문을 부착해 휴대폰이 없는 학생도 일정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충남대와 한밭대가 통합과 관련해 이미 논의했거나 논의 진행 중인 내용이 있으면 반드시 문서로 공개해야 한다.

실례로 특정 언론 매체에서 취재한 결과인 지난 4월 22일자 기사를 보면 “구성원을 대상으로 통합 논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밭대 측의 2022 대학발전전략 릴레이 간담회에 취재차 방문하였으나 비공개라며 거절하였고 입장 표명을 요청했으나 역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충남대와 한밭대 간의 논의에 대해 교수들과 총장 간의 설명이 있는가 여부에 대해 설명을 요청했지만 정보공개 청구를 하라며 답변을 거절했다”고 한다.

또 지난 5월 3일자 발표된 졸속한 통합 추진을 우려하는 교수 모임 성명문을 봐도 “충남대 총장이 한밭대에게 먼저 통합을 제안했다”고 하고 학교에서 공지한 통합 추진 일정만 봐도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졸속하게 “6월말 통합 논의 개시 여부를 결정하고 통합 논의를 위한 학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양 대학 간 통합 논의를 시작한다”고 나와 있다.

이런 학내외적 동향을 고려하면 본교가 이미 통합 찬성이라는 입장을 정해두고 그저 형식을 갖추기 위해서 논의를 시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생긴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알려질 문제인데 이런 식으로 답변을 회피하는 것은 충분히 의심을 살만한 행동이며 통합과 관련해 논의한 내용을 학생들에게 공개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학생들의 알 권리 보장이기도 하다.

우리는 학교 구성원으로서, 학교에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고 다니는 입장으로서, 그리고 학교의 주체로서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미 논의한 내용은 한 자도 빠짐없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끝으로 그동안 학생들이 의견을 표출할 기회가 전혀 없었는데 이진숙 총장 및 대학본부 측에서 입장문을 통해 “논의 시작 당시 학생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며 충분히 받아들이겠다”고 하였으므로 앞서서 제시한 세 가지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모두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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