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文 당대표 출마' 반대자들과 대립했던 이들, 현재는 '明 당대표 출마' 반대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오는 8월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낙연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막으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지방선거가 끝나기가 무섭게 일제히 대선·지선 패배를 '이재명 책임론'으로 몰고 간 것이 그 시작이었다.

이것이 도리어 지지층의 역풍을 맞자 '이재명·전해철·홍영표 모두 불출마해야 한다'고 여론전을 벌인 데 이어, 70~80년대생 의원들로의 인위적인 세대교체론까지 꺼냈다. 이어서 당대표 선출 방식을 '단일지도체제'에서 '집단지도체제'로 바꾸자는 의견까지 내고 있다. 즉 이는 '이재명 당대표'를 막을 수 없다면, 당대표의 권한을 대폭 빼앗자는 속내로 읽힌다. 

이같은 상황을 두고 이동형 미르미디어 대표는 15일 '이동형TV'에서 지난 2014년 말에 벌어진 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내부 상황에 비유했다. 당시에는 2015년 2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던 시기였으며, 당내에선 문재인 전 대통령 견제가 매우 심했었다. 

지난 2015년 어버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승용 전 의원은 정청래 의원의 '공갈' 발언을 듣자마자, 문재인 당시 대표가 만류했음에도 회의 도중 벌떡 일어나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당시 당내에선 문재인 전 대통령 견제가 매우 심했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5년 어버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승용 전 의원은 정청래 의원의 '공갈' 발언을 듣자마자, 문재인 당시 대표가 만류했음에도 회의 도중 벌떡 일어나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당시 당내에선 문재인 전 대통령 견제가 매우 심했었다. 사진=연합뉴스

당시 당대표 자리를 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과 경쟁했던 박지원 전 국정원장(당시 국회의원)은 지난 2014년 11월 SNS에 "당과 집권을 위해 당권과 대권은 분리돼야 한다"며 유력 대권후보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에 전당대회 불출마를 촉구한 바 있다.

대표적 반노무현·반문재인이었던 김영환 충북지사 당선자(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같은 시기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재인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친노 패권주의로 흐르게 돼 당의 쇄신은 기대할 수 없게 된다"며 "전당대회 실패, 외연확장, 총선·대선의 전도의 불투명으로 이어져 분당의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역시 불출마를 촉구한 바 있다. 

또 당내의원 30명은 그해 12월 공개서명을 통해 당시 '빅3'로 분류된 문재인 전 대통령, 박지원 전 국정원장, 정세균 전 총리에 대해 전당대회 불출마를 공식 요구한 바 있다. 

이렇게 '문재인 당대표' 출마를 반대하던 의원들 대부분은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대립관계였다. 실제 당시 박지원 전 원장 등을 비롯한 '문재인 불출마'를 압박한 이들 중 상당수는 2016년 총선을 앞두고 탈당,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옛 국민의당에 합류한 바 있다. 또 김영환 당선자를 비롯한 일부는 현재 국민의힘에 당적을 두고 있다. 

이동형 대표는 이같은 사례를 언급한 뒤, 당시 '문재인 불출마' 압박에 맞서 싸웠던 이들이 현재 이재명 의원을 향해 '당대표 나오지 말라'고 압박하는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기들이 당했던 그대로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한 치의 오차도 없다"며 "이게 당을 위하고 나라를 위해서인가. 이번에 공천권 달려 있으니 딱 이거밖에 없다"라고 짚었다. 

오는 8월 열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선출 방식을 '단일지도체제'에서 '집단지도체제'로 바꾸자는 의견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즉 이는 '이재명 당대표'를 막을 수 없다면 당대표의 권한을 대폭 빼앗자는 속내로 읽힌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8월 열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선출 방식을 '단일지도체제'에서 '집단지도체제'로 바꾸자는 의견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즉 이는 '이재명 당대표'를 막을 수 없다면 당대표의 권한을 대폭 빼앗자는 속내로 읽힌다. 사진=연합뉴스

이동형 대표는 전당대회를 '집단지도체제' 형식으로 치를 경우 "어쨌든 당은 망한다. 6개월에서 1년 정도밖에 못 갈 것"이라며 "이들이 집단지도체제를 원하는 건 이재명 망하게 하거나 공천권 안 주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동형 대표는 또 "계파 간 공천 나눠먹기밖에 안 되고, 정치혁신도 안 된다"라며 "집단지도체제라면 이재명이(당대표가 되어) '검찰개혁 합시다' 하면 2등한 사람(최고위원)이 '바로 중도층 떠난다' 라고 (반대한다)"고 예를 들었다. 

민주당도 수차례 집단지도체제의 실패를 겪은 뒤 현재의 단일지도체제로 바꾸었고, 국민의힘(당시 새누리당)도 2016년 총선에서 예상밖 참패를 당한 뒤 역시 단일지도체제로 바꾼 바 있다. 즉 실패한 구조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동형 대표는 또 이재명 의원과 개혁파 의원들을 응원하는 개딸(개혁의 딸)'을 폄훼·비방하는 이들을 향해선 "비주류와 박지원이 (당을)흔들 때, 문재인 지켜준 사람들은 소위 팬덤이었다"라며 "우리에게 박수치면 좋은 팬덤이고, 이재명에게 박수치고 욕하면 나쁜 팬덤인가? 모시는 사람 따라 확확 바뀌나"라고 따져묻기도 했다. 

실제 민주당 지지층 대다수는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도전에 찬성하고 있으며, '지방선거 패배가 이재명 책임'이라는 이낙연계 의견에 대해서도 매우 부정적이다. 이처럼 이낙연계가 주도하는 '이재명 책임론, 불출마론'은 반대측인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동의하는 것이다.

실제 민주당 지지층 대다수는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도전에 대다수가 찬성하고 있으며 '지방선거 패배가 이재명 책임'이라는 이낙연계측 의견에 대해서도 매우 부정적이다. 이처럼 이낙연계가 주도하는 '이재명 책임론, 불출마론'은 반대 측인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동의하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실제 민주당 지지층 대다수는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도전에 찬성하고 있으며 '지방선거 패배가 이재명 책임'이라는 이낙연계 의견에 대해서도 매우 부정적이다. 이처럼 이낙연계가 주도하는 '이재명 책임론, 불출마론'은 반대 측인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동의하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업체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0일 공표한 여론조사(지난 7일 실시) 결과, 민주당 지지층의 78.6%가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출마에 찬성했고, 또 84.2%가 이재명 의원에게 지방선거에 대한 패배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고 답변했다. (만 18세이상 전국 성인남녀 1014명 대상으로 실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 2.4%)

이동형 대표는 '이재명이 불출마하고, 당대표로 7080년대생을 세우자'라는 의견에 대해선 "장담하건데 뒤에서 푸시(압력) 넣는 중진들이 분명히 생긴다"며 당내 의사결정에 중진들이 개입할 거라 확신했다. 그는 "인위적 세대교체는 없다"며 "이준석을 누가 (국민의힘 당대표로)가져다 꼽았나? 7080세대도 (당권도전) 하려면 이재명과 싸워 이기면 된다"고 강조했다.

즉 유력한 대권주자이자 지지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이재명 의원과 경쟁해서 성과를 올릴 수 있어야, 본인의 정치적 경쟁력도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즉 당원과 지지층의 정당한 지지를 받아 선출되어야만,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고 당을 충분히 이끌어갈 힘도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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