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세종대왕자태실' 보수공사장에 관광객 진입
'진입금지' 안내문 무색, '나 하나쯤이야...' 생각 버려야

[대구=뉴스프리존]서삼봉 기자=역사유적지를 찾는 관광객들의 안전 불감증과 관리주체의 세심한 관리부족이 문화재 보수공사 업무차질과 안전사고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진입금지 안내에도 불구하고 한창 공사중인 성주 '세종대왕자태실' 유적지에 올라가는 관광객들/사진=관광객제공
진입금지 안내에도 불구하고 성주 '세종대왕자태실' 유적지에 올라가는 관광객들 ⓒ관광객 제공

경북 성주군의 대표적 유적지인 ‘세종대왕자 태실’ 경내 주변 테크 교체작업이 지난 4월부터 올 6월말까지 진행중이다.  지난 19일 일요일 오전, 공사중 진입금지 안내에도 불구하고 태실을 찾은 관광객들이 공사현장에 진입해 안전은 물론 공사진행에 차질을 주고 있다.

태실은 왕실에서 자손을 출산하면 그 태를 봉안하는 곳을 말한다. 예로부터 태는 태아의 생명력을 부여한 것이라 생각해 태아가 출산된 뒤에도 함부로 버리지 않고 소중하게 다뤘다. 민간에서는 땅에 묻는 경우도 있었으나, 대부분 출산 후 마당을 깨끗이 한 뒤 왕겨에 태를 묻어 태운 뒤에 재를 강물에 띄워 보내는 방법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왕족은 국운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여겨, 태를 항아리에 담아 전국 명당에 안치했다. 이때 이를 주관하는 관상감에서 길지로 선정된 명산에 일정한 의식과 절차를 밟아 태를 묻고 이 시설을 태실이라 불렀다.

조선 왕조 태실중 규모가 가장 큰 '성주 새종대왕자태실'/사진=서삼봉 기자
조선 왕조 태실중 규모가 가장 큰 '성주 새종대왕자태실' ⓒ서삼봉 기자

경북 성주군 월항면 인촌리의 ‘세종대왕자 태실’은 세종대왕이 낳은 17왕자와 손자 단종 등 총 19기의 태실이 모두 한곳에 조성돼 있다. 이곳은 조선 왕조 태실 중 규모가 가장 크며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이렇게 모두 한 곳에 조성된 것은 백성들의 부역과 묘지 이장의 고충을 덜기 위해 세종이 내린 결단 덕분이다.

전체 19기중 14기는 조성당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나, 세조의 왕위찬탈에 반대한 다섯 왕자의 태실의 경우 방형의 연꽃잎이 새겨진 대석을 제외한 석물이 파괴되어 남아있지 않다.

수양대군이 단종을 축출한 뒤 이를 반대한 수양의 동복동생 금성대군, 배다른 한남군, 영풍군, 무고로 연좌된 화의군 및 계유정란에 죽은 동복동생 안평대군의 태와 장태비등은 세조3년에 산 아래로 파던져졌으나, 1975년 흩어진 기단석을 찾아 복원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공사중인  '성주 세종대왕자태실' 진입로에 세워진 공사 안내판과 진입금지 안내문/사진=관광객 제공
공사중인 '성주 세종대왕자태실' 진입로에 세워진 공사 안내판과 진입금지 안내문 ⓒ관광객 제공

현지 문화해설사는 해설을 마친 후, 여러 개의 진입금지 안내판이 바로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치껏 올라가 관람하라는등 탐방객들의 진입을 적극적으로 막지않았다고 한다. 포크레인등 중장비까지 동원돼 공사중인 현장은 관광객들이 진입시 공사차질은 물론 안전까지 우려됨은 당연하다.

20일 월요일 오전 성주군에 문의한 결과, 문화예술과 문화재보수유지관리 담당자는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기자의 문의에 “마무리 작업중이라 당연히 출입하면 안 된다. 현장파악 후 문제점은 시정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휴일을 맞아 먼 곳에서 역사유적지를 찾아 의미 있는 시간을 갖고자 하는 마음은 갸륵하다. 그러나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그 의미는 반감된다.

‘나 하나쯤이야.... 뭐 별일 있겠어?’라는 마음을 이젠 버려야 한다.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소중한 일상을 겨우 회복해가는 중이다. 아쉬워도 서로를 위해 통제를 따르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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