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미술의 거장 만봉스님 사사...만다라 현대미술과 접목
7월 10일까지 갤러리 PaL 개인전

[서울=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거대한 우주와 인간 내면의 세계는 만다라라는 깨달음의 세계에서 접합점을 형성한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우주의 에너지와 인간에 내재 되어있는 에너지를 느끼는 것이다. 나아가 모든 인간의 내부에도 우주처럼 무한하고 경이롭고, 신비로운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나의 그림이 그러한 깨달음의 세계에 도달하는 데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내 그림이 ‘우주를 배우는 생명의 그림’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이것은 내가 지난 10여년 간 불교의 도상인 만다라 그림을 그리면서 원자와 세포, 바이러스에서 초신성과 성운, 은하 등 자연과학의 세계에 빠져든 까닭이다.”

불법(佛法)의 경지를 나타낸 그림인 만다라와 현대미술을 접목하며, 지난 10여 년간 생명과 우주의 이야기를 펼쳐 오고 있는 전인경 작가의 개인전이 21일부터 7월 10일까지 갤러리 PaL에서 열린다.

작가는 현대미술을 전공하고 만봉스님으로 부터 5년간 한국불화를 사사한 인연으로 구도와 깨달음의 의미를 현대사회의 다양한 사회적 의제들과 연결시키고 있다. 연기론적 관점에서 우주, 자연, 환경에 대한 성찰적 물음을 제기하고 있다. ‘사유하고 회화’의 추구다.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 각자의 삶을 살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유한한 존재이다. 우주와 비교하면 정말 티끌보다 더 작은 공간에서 찰나 같은 시간 동안 잠시 세상에서 머물다 사라진다. 살아있는 동안 인간의 몸을 이루는 세포들은 끊임없이 생성과 사멸을 반복하며, 새로운 세포로 바뀐다. 지금 나를 이루는 세포들은 어제의 세포들과 같지 않고, 내일의 세포들과도 같지 않다. 수많은 세포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내 안에서 삶과 죽음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우주의 거대한 항성들도 우주의 구름 성운 속에서 태어나고 죽는다. 우주 항성의 죽음으로 퍼진 원소들은 우리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원자로 순환된다. 이처럼 우주와 생명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은 서로 맞닿아 있다. 세포와 별의 탄생과 죽음이 서로 비슷한 모양이라는 프랙탈 우주론처럼 '원자'와 '우주'는 닮아있다. 인간의 신경세포는 우주의 은하들과 흡사하고, 인간의 홍채는 우주의 초신성 폭발에서 생긴 성운과 닮았다. 이렇듯 거시와 미시의 세계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우주와 인간은 놀라울 만큼 서로 닮아있다. 나는 이렇게 세포와 별, 신경세포와 은하, 홍채와 성운에서 보이는 시각적인 유사성을 통하여 원자에서 우주에 이르는 만다라 세상을 표현하고 싶다”

작가는 지난 3년간 코로나 펜데믹은 우리에게 생태적 가치를 성찰하는 시간을 선사했다고 말한다.

“나의 작업은 우주의 본질을 형상화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세계를 거대한 우주에 빗대어 표현하는 데서 출발한다. 만다라가 보여주는 우주 이야기가 작은 세포의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것이다. 우주의 성운과 DNA, 세포 등의 이미지를 결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지구인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도 결국 우주와 생명의 이야기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므로 우주를 떠도는 일종의 세포로 표현한다”

작가는 만다라를 통해 깨달음의 그림세계를 열고자 한다. 어느 하나도 무의미한 것은 없으며, 각기 고유한 존재의 의미를 지니는 동시에 상호연관성을 갖는 것이 만다라의 세계관임을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나는 만다라를 통하여 ‘우주의 본질을 담은 깨달음의 그림’ 세계를 열고자 한다. 만다라는 우주 전체를 가리키며, 우주 그 자체가 만다라이다. 어느 하나도 무의미한 것은 없으며, 각기 고유한 존재의 의미를 지니는 동시에 상호연관성을 갖는다는 것이 만다라의 세계관이다. 동양의 음양오행사상과 코스모스(Cosmos)를 앞세우는 서양의 우주론에도 나름의 합일점이 있다. 음양오행과 코스모스의 세계 모두 우주 그 자체를 이야기하는 만다라의 세계와 연결된다. 만다라 세계 안에서 우주는 낱낱의 생명까지 품어주는 미세하고도 거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번 전시는 이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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