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희 칼럼] 과유불급(過猶不及)을 마음에 새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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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희 칼럼] 과유불급(過猶不及)을 마음에 새기며…….
  • 전정희
  • 승인 2022.06.22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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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뜻으로 《논어》〈선진편(先進篇)〉에 나온다. 
어느 날 자공(子貢)이 공자(孔子)에게 물었다.

“사(師:子張의 이름)와 상(商:子夏의 이름)은 어느 쪽이 어집니까?”
공자는 대답하였다.
“사는 지나치고 상은 미치지 못한다.”
자공이 반문했다.
“그럼 사가 낫단 말씀입니까?”
그러자 공자가 말했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過猶不及).”
누구나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것보다 초과 달성한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공자는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절함이 있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이것이 바로 공자가 중시했던 중용(中庸)의 도다.

나는 살면서 ‘과유불급’이 내 인생의 모토로 삼고 있는 ‘새옹지마(塞翁之馬)’보다 더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순간을 여러 번 경험했다.

실제로 과유불급은 여러 의미로 해석된다. 지나친 관심은 상대방에게 부담을 줄 수 있고, 지나친 충고는 상대방에게 반감을 줄 수 있다. 그리고 몸에 좋은 비타민 A도 과다 섭취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고 탄수화물이나 단백질도 과다 섭취하면 비만이 된다. 잠도 많이 자면 몸이 무기력해지고 꽃도 물을 너무 많이 주면 죽는다. 또 저축을 많이 하면 은행을 통해 돈이 돌기 때문에 경제에 좋지만, 일본 기성세대 수준으로 저축이 과도하면 소비가 줄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환율도 너무 낮으면 수출이 잘 안 되어 곤란하고 너무 높으면 수입이 부담스럽다. 세금 역시 너무 낮으면 국정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없고 너무 높으면 기업이 조세 회피처로 도망갈 수 있다. 이처럼 ‘과유불급’의 사례는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가까운 지인 중에 유독 식탐이 많은 A씨가 있었다. 사는 것도 넉넉하고 자식들도 모두 잘 풀렸고 남편과 사이도 좋아서 소위 팔자가 늘어진 사람이었다. 그런데 A씨가 끼어 있는 모임은 만나는 장소로 늘 잡음이 일었다. 중년에 접어든 지인들은 뷔페를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먹을 게 수십 가지여도 솔직히 입에 맞는 것은 몇 되지 않을뿐더러 음식을 가지러 오가다 보면 대화에도 집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깔끔하게 한 가지 요리만 내세우는 전문점에서 만나 가볍게 식사한 후 자리를 옮겨 대화를 나누는 것을 대부분 선호한다. 그런데 A씨는 늘 뷔페를 고집했고 식당에 가면 다른 사람이 다 먹고 난 후에도 몇 번을 더 분주하게 음식을 가져다 먹었다. 처음에는 별말이 없던 지인들도 하나둘씩 토를 달았다.

“아니 전생에 굶어 죽었다 환생을 했나, 왜 저리 먹을 걸 밝히는지 모르겠네.”
“저렇게 먹다 곧 병원에 누울 수도 있어.”
“암, 나이 들면 소식해야 건강 지키지.”
아니나 다를까 얼마 후 A씨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밤중에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 갔다고 했다. 코로나로 병원 문병도 금지되어 갈 수 없었고 궁금했지만 아무 일 없이 퇴원하기만을 빌었다. 

A씨가 다시 모임에 나타난 것은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나서였다. 그새 70kg에 육박하던 A씨의 몸무게는 55kg으로 줄어있었다. A씨가 모임에 나온다는 소식에 반가워 뷔페로 예약하자는 말을 꺼내자 싫다고 펄쩍 뛰었다고 한다.
“살이 빠지니 맞는 옷이 없어서 요새 옷 사느라고 바쁘다.”
A씨는 고지혈증에 고혈압, 당뇨까지 겹쳐서 살을 빼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말에 병원에서 퇴원한 후 하루 만 보 이상 걷고 운동하고 소식했다고 한다. 
“아직 5kg은 더 빼려고, 몸이 가뿐하니까 사는 게 달라 보여.”
살이 빠진 A씨는 건강해 보였고 옷맵시도 나서 예뻤다. 지인들은 모두 A씨를 응원하며 뭐니 뭐니 해도 건강이 최고니 건강을 지켜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곧 장마철이다. 올해는 다른 해보다 가물었으니 비가 오는 것이 반갑고 또 반갑다. 다만 너무 지나치게 비가 많이 내려 농작물이나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기를 소원해 본다. 무엇이든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적당히’가 참 어렵다는 생각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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