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세포에서만 핵 내 유전자 교정을 수행할 수 있는 유전자 가위 시스템(CRISPR/Cas9)을 개발한 카이스트 이지민 교수팀 등 국내연구는 국제 학술지 뉴클레익 엑시드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에 지난달 30일 게재됐다.(자료=뉴클레익엑시드리서치·카이스트 이지민 교수팀)
질병 세포에서만 핵 내 유전자 교정을 수행할 수 있는 유전자 가위 시스템(CRISPR/Cas9)을 개발한 카이스트 이지민 교수팀 등 국내연구는 국제 학술지 뉴클레익 엑시드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에 지난달 30일 게재됐다.(자료=뉴클레익엑시드리서치·카이스트 이지민 교수팀)

[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의과학대학원 이지민 교수팀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오승자 선임연구원, 강원대학교 이주용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질병 세포에서만 핵 내 유전자 교정을 수행할 수 있는 유전자 가위 시스템(CRISPR/Cas9)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마이크로RNA는 유전자를 전사 후 조절하는 19~24 뉴클레오티드(DNA나 RNA의 기본 단위) 길이의 RNA다.

마이크로RNA는 DNA로부터 전사된 메신저 RNA에 아르고너트(Argonaute, Ago) 단백질을 통해 결합하며 결합한 메신저 RNA를 절단한다.

마이크로RNA의 비정상적인 발현이 다양한 질병에서 보고되고 있고 질병의 치료를 위한 표적 바이오마커로 많이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치료 물질의 전달 및 투여량의 문제, 세포 독성 및 비정상적 면역 반응 활성화 등의 문제가 있다.

한편 유전자 가위 시스템은 단일 가이드 RNA(single guide RNA)를 조합해 정교한 유전자 교정을 수행하는 매우 효과적인 도구다.

그러나 이 시스템의 실제 활용에는 기술적 한계들이 존재하고 가장 큰 문제는 안정성 문제로 표적 유전자가 아닌 다른 유전자를 편집하는 오프-타겟 이펙트(off-target effect)이고 다양한 세포가 혼합된 환경에서는 유전자 교정을 수행하기 어렵다.

이번 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질병 세포 본연의 생태를 활용하는 접근법을 고안했다.

연구과정을 보면 세포 내 마이크로RNA가 특정 서열을 인식해 절단한다는 특성을 활용해 질병 세포에서 과발현되는 마이크로RNA에 의해 특이적으로 절단될 수 있는 링커를 연결한 유전자 가위 시스템을 설계했다.

이렇게 설계된 시스템은 질병 세포 특이적 마이크로RNA가 적은 정상세포에서는 세포질에 머물러 유전자 교정을 수행하지 않지만 질병 세포에서는 링커가 절단되면서 유전자 가위가 세포핵으로 들어가 유전자 교정을 수행했다.

또 핵 위치 신호(Nuclear localization signal, NLS)가 부착된 기존 유전자 가위에 핵 외 수송신호(Nuclear export signal, NES)를 연결한 질병 세포 마이크로RNA의 메신저 RNA 표적 서열을 결합한 유전자 가위를 제작했고 이를 유전자 가위 ‘셀프 체크인’으로 명명했다.

이 과정에서 인간 질병 세포에서 과발현되는 마이크로RNA-21의 표적 서열과 실험용 쥐의 마이크로RNA-294의 표적 서열을 연결한 유전자 가위의 인간 질병 세포 내 유전자 교정 기능을 비교했다.

이로써 마이크로RNA-21 표적 서열 연결 유전자 가위만이 세포 내 마이크로RNA-21에 의해 절단돼 핵까지 전달되어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암세포는 항암 약물에 지속해서 노출되면 약물 저항성을 획득하게 되는데 폐암 세포에서 마이크로RNA-21과 Ezh2의 발현이 항암 약물 시스플라틴을 투여하면 오히려 증가함을 확인했다.

또 유전자 가위 셀프 체크인 기술을 통한 Ezh2 유전자 교정과 항암제(시스플라틴)의 병행 사용은 폐암 세포의 성장을 더욱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마우스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유전자 가위 셀프 체크인 기술은 기존 유전자 가위 시스템의 문제를 개선해 높은 특이성을 가지고 질병 세포에 대한 유전자를 세포 특이적으로 교정할 수 있다ˮ고 말했다.

KIST 신철희 박사와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수찬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연구는 국제 학술지 뉴클레익 엑시드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에 지난달 30일 게재됐다.

이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및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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