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슬기 기자

[부산=뉴스프리존] 최슬기 기자=‘제2의 부산발 교육혁명’을 외치며 기대감을 한껏 불어넣었던 하윤수 부산교육감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당선 이후 취임까지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구체적인 공약 로드맵조차 내놓지 못하는가 하면 취임식 과잉의전, 편향적 정치행보 등 연일 구설에 오르며 ‘위기의 남자’가 되고 말았다.

특히 김석준 전 교육감의 흔적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논란에 휩싸이며, 여러 부분에서 김 전 교육감과 대조되는 하 교육감에 대해 교육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는 지난 1일 부산교육청에서 취임식을 열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날 하 교육감의 취임사는 ▲기초학력 신장 ▲공교육 강화 등 선거기간 내세운 공약을 ‘붙여넣기’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다. 

재임기간 부산교육의 청사진을 설명하는 간담회 등의 자리도 생략하면서 향후 4년간 부산교육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은 물음표로 바뀌고 있다. 이는 김석준 전 교육감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부분이다. 재선에 성공할 당시 김 전 교육감은 취임식 후 핵심공약과 교육 청사진을 발표하며 안정감과 신뢰감을 심어준 바 있다.

이에 지난 4주간 인수위가 하 교육감의 공약 시행 방안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며, 하 교육감의 인사 리더십에 적잖은 충격이 가해지고 있다.

하 교육감의 인사 리더십에 대한 의문부호는 다른 논란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직원 주차 통제와 초청 내빈 1000여 명 등 과잉의전으로 논란이 됐던 취임식을 기획한 하 교육감의 측근은 교육과 전혀 관련 없는 사업가 출신으로 알려졌다. 이날 취임식은 ‘세를 과시하기 위한 정치적 행보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냐’는 언론의 포화를 맞기도 했다. 별도의 이임식 없이 물러난 김석준 전 교육감이나, 같은 날 간소하게 취임식을 치른 박형준 부산시장의 취임식과 대조되며 어려운 대내외적 형세를 읽지 못했다는 비판에 시달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하 교육감은 정치행사인 국민의힘 지방선거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하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저버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는데, 이 역시 측근 인사의 입김이 작용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경남의 한 현직 기자가 ‘시교육청 대변인에 내정됐다’며 문자메시지를 돌리는 해프닝이 발생하는 등 하 교육감의 인사 리더십은 낙제점에 가깝다.

동양 제왕학의 경전이라고 불리는 <한비자>의 ‘외저설우’ 상편에는 ‘구맹주산’(狗猛酒酸)이라는 고사가 나온다. “술집 개가 사나우면 술이 시어진다”는 뜻으로, 술집 주인이 자신에게만 꼬리를 치는 사나운 개인 줄도 모르고 곁에 뒀다가 손님들이 끊겼다는 이야기다. 리더가 제아무리 비전과 능력이 있어도 주변의 인적자원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흥할 수 없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한비자>는 또 ‘군주와 신하는 이익에 의해 존재하는 것’이라며 신하의 말과 행동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올바른 리더십의 핵심은 사람을 알고 씀에 있는 것임을 하윤수 교육감은 다시한 번 되새기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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