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카카오톡의 앱 업데이트 승인이 거절된 것을 두고 드디어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구글의 갑질 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한편, 국내 앱 마켓 '원스토어'에 대한 관심이 환기되고 있다.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글은 카카오가 제출은 카카오톡 최신버전인 v9.8.5의 승인을 거절했다. 실제로 구글 안드로이드의 앱 마켓인 '플레이스토어'에는 지난 5월 23일 올라온 v9.8.0만 다운 받을 수 있다.

구글플레이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카카오톡(왼쪽)은 버전이 9.8.0, 원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카카오톡은 버전이 9.8.5다. (출처 : 각 앱마켓)
구글플레이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카카오톡(왼쪽)은 버전이 9.8.0, 원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카카오톡은 버전이 9.8.5다. (출처 : 각 앱마켓)

이처럼 업데이트가 늦어지는 이유는 새롭게 바뀐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 때문으로 보인다. 구글은 지난달 1일부터 자사 인앱결제 시스템(수수료 최대 30%)이나 인앱결제 제3자 결제 방식(수수료 최대 26%)을 도입하지 않고, 웹 결제로 이어지는 아웃링크를 제공하는 앱들은 삭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콘텐츠 업체들은 구글 인앱결제 대신 자사의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면서 구글에 별도 수수료를 내지 않아 왔다.

현재 카카오톡에서는 인앱결제 정책 시행 이후에도 앱 내 공지를 '웹을 활용하면 기존과 동일한 가격으로 캐시를 구매할 수 있다'고 안내하며 웹 페이지로 연결되는 아웃링크를 걸어놓고 있다. 또 1일부터 다음 검색을 통해 카카오톡 최신 버전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또 카카오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화 조치에 따라 카카오톡 이모티콘 플러스의 가격을 기존 월 4900원에서 월 5700원으로 인상한 반면 웹 페이지에서는 월 3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번 업데이트 승인 거절은 이같은 카카오 측의 행위에 구글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업데이트 승인 거절을 두고 IT업계에서는 구글과 카카오의 '힘겨루기'로 풀이하며 추이를 지켜보는 추세다.

사실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에 따르면 카카오톡은 구글플레이 내에서 삭제 됐어야 했다. 하지만 업데이트 승인만 거부한 것은 카카오톡이 '국민메신저'로 불리며 국내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구글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가 아니기 때문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구글의 카카오톡 업데이트 중단은 작년 9월 공포된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일명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방통위는 지난 4월 구글의 아웃링크 금지 행위가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내용의 유권해석 결과를 발표한 바 있으며, 5월 16일에는 앱 마켓사업자를 대상으로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 위반 여부 등에 대해 실태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카카오 측은 당장 방통위 제소 등 구체적인 대응 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다.

양측이 힘겨루기를 하는 사이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측도 있다. 바로 국내 앱마켓인 '원스토어'다. 원스토어에서는 최신 카카오톡을 받을 수 있어서다. 게다가 구글플레이 내 카카오톡 보다 저렴하게 캐시를 구매할 수도 있다.

원스토어에서 구글플레이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카카오톡 캐시 뿐이 아니다. 멜론과 웨이브, 플로, 미스터블루 등도 원스토어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 가능하다.

미스터블루 소설 1개월 정액권은 원스토어에서 3만원이지만 구글플레이에서는 3만 6000원이다. 만화 1개월 정액권도 2만원과 2만 4000원으로 차이가 난다. 웨이브 스탠다드는 원스토어에서 1만 900원이지만 구글플레이에서는 1만 2500원이며, 플로 무제한 듣기 정기결제는 원스토어에서는 7900원, 구글플레이에서는 9000원이다.

구글플레이와 원스토어 별 서비스 이용 요금 차이.
구글플레이와 원스토어 별 서비스 이용 요금 차이. (단위 : 원, 정리=뉴스프리존)

원스토어는 지난달부터 미디어콘텐츠 앱에 대해 기본 수수료를 기존의 절반인 10%로 낮추는 '미디어콘텐츠 생태계 상생 프로그램'을 시행중이기도 하다. 원스토어는 거래액 규모와 구독 비중에 따라 단계적으로 최저 6%까지 수수료 추가 할인도 적용한다.

이는 작년 10월 '국내 앱마켓 활성화를 위한 상생 협약'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콘텐츠 사업자들과 함께 고민한 결과물이다. 이에 따라 아직은 업체들이 '눈치보기'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업체들이 원스토어로 가거나, '양다리 걸치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은 낮은 점유율(2020년 기준 11.2%, 한국모바일산업협회)과 소비자들이 편의성을 이유로 구글플레이 사용을 선호한다는 점 등은 원스토어 성장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게다가 구글플레이를 통하면 자체결제 시스템을 지원받을 수 있는데다, 해외 서비스 진출도 용이하다는 점 등이 있어 개발사들이 아직 구글플레이를 선호한다는 문제도 있다.

또,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자본 확충이 중요한 조건인데, 지난 5월, 글로벌 시장의 위축 등을 이유로 원스토어의 상장이 철회되면서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결국 당장은 방통위가 적극적으로 나서거나, 소비자들이 다소의 편의성을 희생하더라도 국내에서라도 원스토어를 선택하는 비중이 늘거나, 해외 시장 진출이 활발해져 경제 원리에 따라 구글의 입장이 선회되기를 기대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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