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8년전 문재인→이재명 이름만 바뀐 상황, 개혁 지지층의 바람은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가 될 경우 옛 국민의당 사례처럼 '분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 당대표'를 염원하고, 당의 대대적 개혁을 바라는 지지층 입장에선 이를 환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즉 당내 위험요소를 두고 억지로 봉합을 택하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다.

실제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민석 의원이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최근 공개적으로 '분당'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처럼 '분당'론을 흘리는 이들의 속내는 지지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이재명 의원을 견제하고, 자신들의 차기 공천권과 당내 기득권을 보장해달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가 될 경우 옛 국민의당 사례처럼 '분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 당대표'를 염원하고 당의 대대적 개혁을 바라는 지지층 입장에선 이를 환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즉 당내 위험요소를 두고 억지로 봉합을 택하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가 될 경우 옛 국민의당 사례처럼 '분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 당대표'를 염원하고 당의 대대적 개혁을 바라는 지지층 입장에선 이를 환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즉 당내 위험요소를 두고 억지로 봉합을 택하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즉 공천권과 당내 요직을 주지 않으면 당내에서 '이재명 당대표'를 마구잡이로 흔들겠다는 속내로 읽힌다. 실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대표를 지냈던 지난 2015년 상황과 '판박이'라는 분석이다. 즉 투표로 선출된 당대표의 권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분당'이라는 선택지는 큰 모험이며 세 가지 요건이 필수적이다. 창당을 위해선 '돈' '조직' 그리고 '대선주자급 정치인'이 있어야 한다. 이낙연계를 비롯한 '반이재명계'는 조직력이 튼튼한 만큼 자금도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심점인 '대선주자급 정치인'이 확보됐는지는 의문이다.

지난 2016년 초 더불어민주당과 분당한 옛 국민의당의 경우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정동영·천정배 전 의원 등을 비롯한 호남권 중진 정치인들과 안철수·김한길계가 주축이 되어 만든 정당이었다. 당시엔 '안철수'라는 나름의 간판급 대선주자가 있었기에 분당이 가능했던 셈이다. 

반이재명계엔 이낙연 전 대표라는 간판이 있긴 하지만, 한 때 부동의 대선주자 1위였던 과거와는 위상이 큰 차이가 있다. 과거 그는 민주당 지지층의 큰 지지를 받고 있었으나, 현재는 그에 대한 비토 여론이 상당히 높아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그는 180석 민주당 당대표로서 당을 침체에 빠뜨린 주역으로 꼽히며, 윤석열 정권 출범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질타도 듣고 있다. 

이같은 사정으로 '반이재명계'가 '분당'을 강행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안철수 의원을 따라 옛 국민의당으로 향했던 박지원 전 원장은 6일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제가 분당을 해봤는데 안철수 당으로 4년 동안 있던 것이 내 인생에 내 정치역정에 가장 후회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옛 국민의당은 창당 2년만에 뿔뿔이 흩어졌다. 

박지원 전 원장은 "민주당이 분당이라도 할 에너지를 가졌더라면 굉장히 좋겠다. 분당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 분당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은 없다. 뚜렷한 지도자가 없잖나"라고 강조했다. 즉 반이재명계엔 내세울 만한 '간판급 대선주자'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 2016년 초 더불어민주당과 분당한 옛 국민의당의 경우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정동영·천정배 전 의원 등을 비롯한 호남권 중진 정치인들과 안철수·김한길계가 주축이 되어 만든 정당이었다. 당시 벌어진 '분당'은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선 도리어 크게 약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6년 초 더불어민주당과 분당한 옛 국민의당의 경우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정동영·천정배 전 의원 등을 비롯한 호남권 중진 정치인들과 안철수·김한길계가 주축이 되어 만든 정당이었다. 당시 벌어진 '분당'은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선 도리어 크게 약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집나가면 고생'이라는 말이 있듯 반이재명계가 당장 분당을 강행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대신 '이재명 당대표' 체제에서 계속 내부를 흔들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최근 한 달여간 '이재명 당대표' 저지 꼼수로 읽히는 작전을 계속 써왔으며, 언론의 힘을 빌어 이재명 의원과 '처럼회'로 대표되는 개혁파 의원들을 공격하는데 치중하고 있다. 

이같은 끊임없는 흔들기 과정으로 인해 '이재명 당대표'를 원하는 다수 개혁 지지층과 정치인들 사이에선 2024년 총선 전에 깨끗하게 '분당'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충분히 나올 만하다.

실제 개혁 지지층 사이에선 이낙연계를 비롯한 '반이재명계'를 두고 '수박(겉과 속이 다른 반개혁적 정치인으로, 국민의힘과 유사하다는 뜻)'이란 호칭을 붙인지 오래다. 또 이들로 인해 검찰·언론 등에 대한 개혁과제들이 흐지부지된 점에 대한 불만도 상당히 높다. 

특히 이낙연계의 경우 대선 경선 때 이재명 의원을 향해 온갖 흑색선전을 퍼부어, 결국 국민의힘을 이롭게 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실제 개혁 지지층 사이에선 ‘이낙연계가 대장동 사건 등에 대한 공격 자료를 국민의힘 측에 넘겼다’라는 의심까지 하고 있다. 

즉 '이재명 음해' 진원지는 이낙연계이며, 국민의힘이나 조중동류 언론은 이를 받은 것에 불과하다는 추측인 것이다. 특히 '문재인 지지자'를 자처하며 이재명 의원을 끊임없이 음해 중인 소위 '똥파리'로 불리는 세력이 이낙연 전 대표 측에 붙어 각종 흑색선전 유포에 앞장섰고, 결국 윤석열 당시 후보측에 붙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심이 커진 것이다. 

'대장동' 건이 곽상도 전 의원 등 국민의힘 정치인이나 박영수 전 특검을 비롯한 고위 검찰 출신 전관변호사들이 연루된 게이트인 것이 명백해졌음에도, 이같은 흑색선전과 여론몰이는 실제 '이재명 악마화'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또 이낙연계를 비롯한 '반이재명계'는 지난 대선 때도 이재명 의원을 거의 돕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책임은 이재명 의원에 돌리려 하는 모습에 개혁 지지층들이 크게 분노한 것이다.

이낙연계의 경우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의원을 향해 온갖 흑색선전을 퍼부어, 결국 국민의힘을 이롭게 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실제 개혁 지지층 사이에선 ‘이낙연계가 대장동 사건 등에 대한 공격 자료를 국민의힘 측에 넘겼다’라는 의심까지 하고 있다. 즉 '이재명 음해' 진원지는 이낙연계이며, 국민의힘이나 조중동류 언론은 이를 받은 것에 불과하다는 추측인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계의 경우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의원을 향해 온갖 흑색선전을 퍼부어, 결국 국민의힘을 이롭게 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실제 개혁 지지층 사이에선 ‘이낙연계가 대장동 사건 등에 대한 공격 자료를 국민의힘 측에 넘겼다’라는 의심까지 하고 있다. 즉 '이재명 음해' 진원지는 이낙연계이며, 국민의힘이나 조중동류 언론은 이를 받은 것에 불과하다는 추측인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개혁 지지층 사이에선 '반이재명계'가 내부에 있어봐야 개혁에 동참하긴커녕 발목만 잡을 테니, 과거 국민의당처럼 갈라서는 게 낫다는 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특히 차기 총선이 다가올수록 그러한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당대표를 구심점으로 하여 기존의 반개혁적 정치인들을 참신한 인재들로 물갈이하고, 대대적인 개혁 정책을 발표해 차기 총선에서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지지층에게 '정치적 효능감'도 줄 수 있고,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실망한 이들로부터도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 민주당 내에서 분란을 일으키던 김한길·안철수·조경태·주승용·김동철·박주선·김영환·문병호 등의 정치인들이 대거 이탈한 대신 새로운 인재와 온라인 당원들이 대거 입당하면서, 민주당이 혁신할 기회를 잡았다는 과거 사례가 있어서다. 실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호남에선 국민의당에 대패했지만, 수도권에서 거둔 승리로 제1당이 됐으며, 이는 촛불혁명과 정권교체의 발판이 됐다. 

8월말 전당대회까지는 물론, '이재명 당대표' 체제가 출범하더라도 '반이재명계'의 당 흔들기는 계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당장의 큰 싸움으로 상처를 입더라도 빠른 시일내 분란의 요소를 확실히 도려내는 것이 억지로 '봉합'하는 것보다 나아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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