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반드시 봐야할 '다니엘 뷔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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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반드시 봐야할 '다니엘 뷔렌'전
  • 편완식 기자
  • 승인 2022.07.12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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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의 천진한 본성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
현대미술 거장...내년 1월29일까지 대구미술관 전시

[서울 =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이 12일부터 내년 1월 29일까지 프랑스 현대미술의 거장 다니엘 뷔렌 (Daniel Buren, 1938-)의 개인전을 연다.

전시에서는 대규모 ‘인-시튜(In-Situ)’ 작품과 ‘어린아이의 놀이처럼’ 등 29점이 소개된다. 장편 필름 ‘시간을 넘어, 시선이 닿는 끝에’도 상영된다.

늘 도전적이고 전위적인 작업을 추구히고 있는 다니엘 뷔렌 <대구미술관 제공>

다니엘 뷔렌은 전시될 장소와 공간에 맞추어 작품을 제작하는 ‘인 시튜(in situ)’ 작업을 하는 작가다. 작품이 독자적으로 공간과 별도의 자율성을 갖는다고 주장하는 모더니즘 미술을 비판하기 위해 주변을 읽는 시각적 도구인 줄무늬 화면을 사용하였다. 그는 줄무늬 화면을 통해 장소와 공간에 있는 요소들을 끌어들임으로써, 장소특정적(site-specific)인 작품을 만든다. 거리 곳곳의 벽에 무단으로 줄무늬 화면을 도배하는 것에서부터, 미술관에서 관람자가 작품을 인식하는 기존에 방식을 뒤집기 위해 미술관 벽 전체를 줄무늬 화면으로 도배하는 등 다양한 시각적 연출을 보여줬다.

줄무늬 천에서 영감을 얻어 미술계에서는 예술이라고 생각지 않은 산업적 패턴을 이용, 예술작품을 만들어 미술계의 뿌리깊은 ‘고상함’을 비판했다.

‘인 시튜’ 작업은 단순한 흑백의 줄무늬 평면에서 연극 무대의 공간이 되고, 점차 색채가 화려해지면서 건축 공간에 개입하는 등 스펙터클하게 진행되고 있다. 작품과 공간의 경계가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유도하는 작업이다. 오늘도 작가는 거리, 미술관, 건축물, 화랑, 자연풍경 등을 바라보며 ‘인-시튜’ 작업을 하고 있다.

‘어린아이의 놀이처럼’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블록쌓기 놀이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나에게 ‘어린아이의 놀이처럼’이라는 표현은 흥미롭다. 그 이유는 노고와 고통 또는 직업과 연관된 비극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파토스(pathos)가 드러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한 예로, 마티스의 색종이 작품이 어린아이의 놀이처럼 보일 수 있다. 분명 어린아이가 아닌 예술가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임에도 말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작품에서는 어떠한 수고로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작품에서 느껴지는 것은 차라리 기쁨에 가깝다. 우리가 자주 간과하는 사실은 아이들의 그림이 순수하고 천진하지만, 한편으론 엄청나게 복잡하다는 점이다. 마티스가 동심의 눈을 되찾는다는 것은 동시에 가장 고도의 복합성을 되찾는다는 의미와 같다. 맑고 즐거운 그 복합성이 바로 가장 어린아이다운 것일 것이다. 계산된 것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활력이 없다는 느낌도, 잘난 체한다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이는 대다수가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리는 선천적인 복합성이다. 재능도, 천진무구함도, 순수함도 아닌 ‘형’과 ‘색’에 대한 감각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린아이의 놀이처럼’은 ‘고도의 놀이처럼’이라는 말과 같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사면체, 정육면체, 원통형, 아치 형태의 104점을 최대 6m 높이까지 쌓아 올려 40m 길이의 공간에 펼쳐놨다.

1968년 스위스 베른에서 예술적 시도를 과감하게 실행했던 뷔렌의 독백으로부터 시작하는 장편 필름 ‘시간을 넘어, 시선이 닿는 끝’은 작가가 직접 제작에 참여한 작품이다. 다큐멘터리형 장편 필름으로 6시간 30분의 긴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걸어왔던 시간과 여러 에피소드들을 집약적으로 담은 자서전과 같은 영상물이다. 뷔렌의 주요 행적과 기념비적인 프로젝트들을 포함, 그가 얼마나 도전적이고 전위적인 작가인지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2015년 이후 제작한 작가의 입체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들의 대부분은 거울 혹은 플렉시글라스(Plexiglass) 등 사물을 비추거나 확대, 파편화하는 재료들로 구성되어 있다. 뷔렌에게 있어서 거울은 관람자와 공간 간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되, 일반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나게 하는 ‘제3의 눈’으로 기능한다.

다니엘 뷔렌은  ‘인-시튜(In-Situ)’ 작업을 통해 공간을 닫거나 열고, 둘러싸거나 해체하면서 자신의 개념과 행위를 무한히 확장하고, 이러한 행위들은 장소 속의 장소, 공간 속의 공간을 구축하여 안과 밖의 경계를 자유롭게 왕래하도록 한다.

작가는 관람자가 각자의 시점에 따라 자신의 인-시튜 작업을 회화 설치 조각, 건축 등의 작품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작품과 공간 사이의 관계의 폭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의 기획자 마동은 전시기획팀장은 “다니엘 뷔렌은 모더니즘적 미술 제도를 비판하거나, 미술사조의 틀을 거부하며 인-시튜(In-Situ) 개념을 통해 자신의 작업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라며 “관람객들은 전시를 통해 어린아이의 놀이처럼 미술의 천진한 본성에 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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