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
[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SK그룹의 투자계획에 대해선 "작년에 세웠던 것은 당연히 어느 정도 바뀔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이자가 계속 올라가는 만큼 전략·전술적인 형태로 투자를 지연하는 정도쯤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13일 제주도에서 개막한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을 계기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만큼 현재 경제시국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재료 부문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그 부문을 원래 투자대로 그대로 밀기에는 계획에 잘 안 맞아 어쩔 수 없이 조정이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투자가 밀려서 지연되기는 하겠지만 (투자를) 안 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SK그룹은 지난 5월 향후 5년간 반도체, 바이오 등 핵심 성장 동력 강화를 위해 2026년까지 247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체적인 경제 전망에 대해서 "미중 갈등으로 공급망 체계가 상당히 어려워진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값과 곡물값이 올랐다"고 진단하고 "그동안은 공산품값은 계속 내려서 인플레이션이 크게 오지는 않았다. 지금부터는 그 문제들을 넘어가는 쇼크(충격)가 다가왔고, 여태까지 풀려있던 돈들이 인플레이션을 급속히 가중하는 역할을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또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한 번도 세계가 긴축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고 이자율을 계속 내리고, 돈을 풀어왔다. 계속 돈을 푸는 것으로 버텨왔던 것이 쌓인데다 여기에 두 가지 문제가 한꺼번에 더 생겨 터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경기는 침체국면으로 흐를 것 같고, 내년에도 그렇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근 인플레이션(물가인상)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는 "물가가 올라 임금상승 압력을 같이 받는 게 장기적으로 제일 어려운 과제인 것 같다"며 "기업 가운데서 사람을 많이 고용하는, 특히 중소기업 쪽에서 훨씬 더 어려움이 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그는 "그동안 숱한 사건들이 많아서 이런 쇼크 정도는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많은 기업 가운데 대한민국 (기업)의 체질이 위기에 매우 강한 형태로 짜져있다"며 긍정적인 전망도 내놓았다.
한국 기업들이 최근 중국 시장에서 크게 고전하는 데 대해서는 "중국, 어렵네요"라며 운을 뗀 뒤 "(중국은) 아직도 좋든 싫든 상당히 큰 시장인 만큼 포기하는 것은 선택지가 아니며 가능한 한 경제적으로 계속해서 협력하고, 발전과 진전을 이뤄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아베 신조 전 총리 사망 이후 한일 간 경제협력 전망에 대해선 "(일본과) 관계 정상화는 계속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 입장에서 보면 일본과 정상화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8월 광복절을 앞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경제인 사면복권 문제가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경제가 어렵다 보니까 좀 더 풀어줘야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자유롭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사면이) 우리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