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한동훈 휘하 식물총장 전망.."새 검찰총장, 그림처럼 앉아 있을 것, 고사했다는 분들 이야기도 많이 들어"
"가식적인 법무부 검사들 보며 내부 고발자 결심"
[서울=뉴스프리존]손지훈 기자=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가 최근 '계속 가보겠습니다' 제목으로 자신이 검찰 내부를 고발한 일을 엮어 책으로 내면서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전격적으로 출연한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임 검사는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에서 ‘뉴스공장’을 싫어라 하는 것을 잘 알기에 출연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지금은 좀 그렇고 다음에 꼭 한번은 나가겠다’고 몇 년을 미루다가 이제야 약속을 지키러 잠시 상경했다”라고 뉴스공장 출연이 매우 어려운 발걸음이었다는 것을 전했다.
임 검사는 이날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에 출간한 책 ‘계속 가보겠습니다’의 의미가 "검찰에 계속 있겠다는 뜻"이라고 밝히면서 지난 10년간 검찰 내에서 내부 고발 검사로 일하며 겪은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전했다.
특히 검찰총장의 장기 공석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권한까지 꿰차고 앉았다는 여론의 비판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과감하게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늑장 검찰총장 인선과 관련해 물망에 오르는 인사들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바지’ 노릇을 싫어한다는 서초동 법조계에 회자 되는 소식을 전했다.
그는 '새로운 검찰총장이 누가 되든 제대로 권한을 행사할 수 없는 일종의 바지 검찰총장이 되는 거 아니냐?'는 김어준 진행자의 질문에 “한동훈 장관 밑에서 부하 노릇 하면서 성질 죽이고 살기에는 기수가 있는 분들은 더러워서 못하겠다, 이런 말이 서초동에서 돌고 있다”라고 말했다.
임 검사는 “초기에 기자분들이 누가 법무부 장관으로 올까 하길래 ‘누가 와도 바지고 한동훈 검사장이 실질적으로 법무부 장관이고 총장 아니겠냐’고 제가 (말)했는데 (정말로) 법무부 장관으로 와서 우리 윤석열 대통령께서 정말 한동훈 검사장을 참 총애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서초동에서 들리는 소문도 한동훈 장관이 27기라서 기수가 너무 빠르다. 그리고 한동훈 장관 성격이, 워낙 아시는 분은 다 아셔서 그 밑에서, 바지 하면서 성질 죽이고 살기에는 기수가 있는 분들은 더러워서 못하겠다, (이래서 총장 인선이) 늦어진다는 말을 서초동에서 듣기는 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임 검사는 새 검찰총장이 임명돼도 “그림처럼 앉아 계시지 않겠냐”라며 실세 한동훈 장관 휘하의 ‘식물총장’으로 암시하기도 했다.
임 검사는 또 “총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언제나 있었지 않나. 그런데 총장으로 물색하는 (장관이) 찍은 사람이 아무도 추천을 못 받는 경우도 있더라. 그러면 당일 날 법무부에서 ‘고검장님 빨리 추천하라’는 전화가 간다고 한다. 그리고 그분이 되는 것도 봤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러니까 어느 정도 (후보자) 섭외와 조율이 돼야만 추천위원회를 꾸려서 진행이 되는데 지금까지 안 됐던 건 조율이 안 됐던 것”이라고 풀이하면서 “(검찰총장 후보자를) 고사했다는 분들 이야기를 좀 많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 검사는 진행자가 '엘리트 코스를 밟다가 검찰 내 미운털을 자처하게 된 시점이 2009년이라고 책에서 밝혔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본부라고 하는 법무부 검사들이 이렇게 가식적이고 거짓말을 하며, 정의가 아니라 상관의 지시를 관철하기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며 고민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 내부 게시판에 글을 쓸 때마다 검사장에게 불러 다녔다"라며 "어떤 사람은 제 앞에서 대놓고 후배들에게 '너 임 선배 글에 댓글 쓰지 마'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 '임 검사님'이라고 불리다가 나중엔 '임은정씨'라며 기수 열외가 된 적도 있다"라고 털어 놨다.
임 검사는 한때 내부에서 자신을 두고 '정치 검사를 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돈 적도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을 땐 임용될 것이라는 소문도 있었다"라며 "그렇게 말하던 사람들이 내가 울산 중용되니까 변호사 업계가 어려워서 못 나간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지금 못 나가니까 '조직에 재나 뿌리고 앉아 있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내부 사람들도 있었다"라고 씁쓸함을 토로했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2일 시작한 총장 후보자 천거 접수를 19일 종료했다. 전·현직 검사 등 경력 15년 이상인 법조인 다수가 후보자로 추천된 것으로 전해진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총장 후보로는 현직 중엔 여환섭 법무연수원장·김후곤 서울고검장·이두봉 대전고검장·노정연 부산고검장·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 전직 중에선 한찬식 전 서울동부지검장·배성범 전 법무연수원장·조남관 전 법무연수원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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