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의 셋째 아들 조식은 아비를 이어 황제 자리에 오른 맏형 조비가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자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형을 달랬다 한다.

콩을 삶는데 콩깍지를 때니
콩은 솥 안에서 우는구나
본래 둘은 같은 뿌리에서 나왔는데
어째서 이리 급하게 서로를 삶아대는고.

검사 출신 대통령(과 그 부인)이 벌이는 정치보복, 북풍몰이, 권력기관 장악 등 거친 행패를 지켜보다가 갑자기 조식의 ‘칠보시’가 떠올랐다.

총경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경찰대 4기)과 윤석열 정부 초대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윤희근 치안감(경찰대 7기)은 비록 선후배 사이이지만 경찰대라는 한 뿌리에서 자란 콩깍지와 콩이다. 지금은 콩과 콩깍지 차이가 아니라 거의 흰콩 검은콩 차이다.

경찰 출신으로 국회에 들어와 있는 황운하 민주당 의원과 김석기 국힘당 의원(용산참사 책임자)의 경우는 또 어떤가.

윤 정부 들어서자마자 끽소리도 못하고 살던 집에서 내쫓겨 유리걸식 신세인 군 장성 출신들의 경우도 마찬가지. 북송 어부들이 잔혹한 살인자가 아니라는 믿거나 말거나 탈북자 증언을 들이대며 북풍몰이에 앞장 서는 국힘당 한기호 의원과 이들의 허구와 억지에 맞서 홀로 싸우는 듯한 김병주 민주당 의원을 보면 역시 한 뿌리에서 자란 콩깍지와 콩이라고 볼 수가 없다. 79년 12.12 쿠데타 때 전두환 노태우와 장태완 정병주가 달랐듯...

그러므로 특정 개인(들)이 그(들)가 속한 집단의 성격을 대표하거나 상징할 수는 없다. 그 집단 속에서 어떤 성향의 개인이 대우받고 존중받느냐에 따라 그 집단의 성격이 결정되는 것이다.

불행히도 우리 권력기관은 공무원의 자존심을 지키며 자기 직무에 충실하려는 이들이 핍박받은 역사가 훨씬 길다.

이제 윤 정부가 또다시 모든 권력기관을 장악하려 드는 마당에 천만다행 (가장 약한 고리로 여겼던) 경찰이 저항의 깃발을 들었다.

170석+a 거대야당은 마땅히 (행안부 장관 탄핵 등의 수단을 동원해) 경찰의 독립을 위한 싸움을 거들어야 할 것(차마 앞장 서 싸우라고는 안 하겠다)이다. 아니면 ‘콩가루집안’이란 오명을 벗지 못하리.

(아, 참! 임은정과 한동훈이란, 흰콩, 검은콩의 경우가 또 있구나. 사실 검사의 경우는 콩밭 전체를 통틀어 임은정이란 콩 한 톨(+서너 개)이 있을 뿐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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