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1980년대생 신세대 많아 … 주로 신사업 분야에서 능력 평가 중

[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재계에 오너가 3·4세대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정권교체와 주가하락이 승계 작업을 가속화 하는 분위기다.

이들 중에는 1970~1980년대생이 많은데, 과거와 경영 환경이 많이 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세대인 이들이 어떻게 능력을 입증할지 재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실제로 3·4세대들은 신사업 분야에서 능력을 평가받는 경우가 많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SK네트웍스 최성환 사업총괄, CJ제일제당 이선호 경영리더, CJ E&M 이경후 경영리더, 한화솔루션 김동관 사장, 효성 조현준 회장, 코오롱글로벌 이규호 자동차 부문 부사장, 현대중공업지주 정기선 사장, GS칼텍스 허세홍 대표. (사진=각사, 연합뉴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SK네트웍스 최성환 사업총괄, CJ제일제당 이선호 경영리더, CJ E&M 이경후 경영리더, 한화솔루션 김동관 사장, 효성 조현준 회장, 코오롱글로벌 이규호 자동차 부문 부사장, 현대중공업지주 정기선 사장, GS칼텍스 허세홍 대표. (사진=각사, 연합뉴스)

고(故)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SK네트웍스 최신원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사업총괄은 지난달 15일 기준 보유주식을 638만 4656주(2.57%)로 늘렸다. 올해에만 4월에 11차례, 5월 10차례, 6월 13차례 등 지속적으로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보유주식은 468만 6836주(1.89%)였다.

1981년생인 최 총괄은 2009년 SKC에 입사했으며 2019년 SK네트웍스 전략기획실장을 맡았고, 지난 3월 SK네트웍스의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지속적으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렌탈 및 렌터카 등의 신사업을 꾸준히 육성하면서 최 총괄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친환경신소재, 모빌리티, 블록체인 등 신성장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CJ그룹 오너 3세인 CJ제일제당 이선호 경영리더와 CJ E&M 이경후 경영리더도 꾸준히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이선호 경영리더의 CJ 보통주 지분은 2.89%, 이경후 경영리더의 지분은 1.27%다. 두 사람은 보통주와 별도로 신형우선주도 매입하고 있다. 올 들어 이선호 경영리더는 2만 656주를 취득했으며, 이경후 경영리더는 1만 4266주를 취득했다. 이에 따라 이선호 경영리더의 신형우선주 지분율은 26.69%, 이경후 경영리더의 지분은 25.20%까지 늘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한화솔루션 김동관 사장도 한화 주식은 보통주 4.44%, 우선주 3.75%를 보유하고 있다. 김동관 사장은 한화그룹 내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우주산업 인력과 기술을 모아 꾸린 '스페이스허브'의 팀장을 맡아 관련 사업을 총괄해 왔으며, 올해 초 그룹 지주사인 한화의 사내이사로 합류했다.

효성그룹 오너가 3세인 조현준 회장과 동생 조현상 부회장은 3월 열린 정기 주총에서 그룹 핵심 계열사인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사내이사에 각각 선임됐다. 이들 형제는 그동안 그룹 지주사 효성의 사내이사로만 이름을 올려왔다.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점유율 세계 1위 기업이고, 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코드 세계 1위다. 지난해 효성그룹의 전체 영업이익 2조8천억원 중 효성티앤씨의 비중은 51.4%, 효성첨단소재는 15.8%였다.

코오롱그룹에서는 코오롱그룹 이웅열 명예회장의 장남인 코오롱글로벌 이규호 자동차 부문 부사장이 지난 달 20일 코오롱글로벌이 인적분할하면서 생긴 신설회사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각자 대표에 올랐다. 이규호 대표는 2012년 코오롱그룹에 입사한 바 있다.

HD현대(현대중공업지주)의 최대주주인 아산재단 정몽준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사장은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 주주총회에서도 사내이사에 오르는데 이어 지난 3월 현대중공업지주의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는 HD현대에서 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으로 이어진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장남 롯데케미칼 신유열 일본지사 상무도 최근 임원으로 승진했다. 1986년생인 그는 지난 2020년 일본 롯데와 일본 롯데홀딩스에 부장으로 입사한 데 이어 이번에 미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GS칼텍스 허동수 명예회장의 장남인 GS칼텍스 허세홍 대표는 지난 3월 이사회 의장에 올랐다. 그는 2019년부터 GS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를 이끌고 있으며, 주요 오너 4세 경영인 중 가장 먼저 계열사를 이끌었다. 현재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삼양식품은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의 장남인 전병우 전략운영본부장이 6월 초 삼양식품 그룹 콘텐츠커머스 계열사 삼양애니의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후계구도가 주목받고 있다. 전인장 전 회장이 삿돈 횡령 혐의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초고속 승진을 이어왔다. 전인장 대표는 삼양애니의 설립을 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휴온스그룹은 지난 달 초 그룹 오너 2세 휴온스글로벌 윤성태 회장의 장남인 휴온스 윤인상 부장이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 이사로 승진하면서 후계구도가 안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이사는 지난 1분기 기준 휴온스글로벌 지분 4.14%를 보유한 2대주주이기도 하다.

이밖에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회장 장남인 박준경 영업본부장 부사장이 지난 달 21일,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SPC그룹은 아직 승계 구조가 뚜렷하지 않다. 지주사인 파리크라상 지분은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63.31%를 갖고 있다. 허 회장의 장남 허진수 SPC그룹 사장(20.33%), 차남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12.82%)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허영인 회장은 허창성 창업주의 차남으로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지 않고 두 아들에게 경영 수업을 하며 능력을 평가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권에서는 재벌들에 대한 시선이 우호적이어서 이 기회에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 짓고자 하는 그룹들이 많다. 여기에 주가까지 하락하면서 증여세를 줄일 수도 있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대기업·중견기업 대주주가 자녀에게 지분을 증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회사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경우 논란이 일 수도 있어 3, 4세 경영인들이 스스로 능력을 입증하는 것이 과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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