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설립 강행 이어 부처장의 과거 행적 구설수, 밀고 대가로 경찰 특채?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이 과거 노동운동을 같이 하던 동료들을 밀고한 대가로 경찰에 '특채'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른바 '프락치(밀정)' 논란이다. 윤석열 정부가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처럼 경찰을 좌지우지하려고 '경찰국' 신설을 시행령만으로 강행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부처장마저 이같은 '배신' 논란에 휩싸여 있는 것이다.

김순호 국장은 30여년전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인노회) 활동을 하다 돌연 행적을 감추었는데, 그 직후 인노회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가 진행됐고, 활동가들이 줄줄이 연행·구속됐다. 그러면서 조직이 해체됐고 김순호 국장의 선배인 최동씨는 이듬해 고문후유증에 시달리다 분신으로 생을 마감했다. 

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이 과거 노동운동을 같이 하던 동료들을 밀고한 대가로 경찰에 '특채'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른바 '프락치(밀정)' 논란이다. 사진=연합뉴스
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이 과거 노동운동을 같이 하던 동료들을 밀고한 대가로 경찰에 '특채'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른바 '프락치(밀정)' 논란이다. 사진=연합뉴스

조직이 해체된 직후 김순호 국장이 대공특채로 경찰관이 됐는데, 그가 처음 근무하게 된 부서가 공교롭게도 바로 인노회와 같은 노조를 담당하는 부서였다. 그가 이처럼 경찰에 특채된 것이 인노회 내부 자료를 밀고한 대가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앞서 김순호 국장은 성균관대 재학시절인 1983년 3월 운동권 서클에 가입해 시위를 주도하다 군에 강제징집됐으며, 전역 후 서클 선배인 최동씨를 따라 인노회에 가입했다. 1988년 3월 결성된 인노회는 인천·부천 지역 노동자들이 모인 대중 노동운동 단체로, 김순호 국장은 조직 내 '서열 2위' 위치를 맡았다. 그는 공장에 위장취업해 내부에서 노조를 결성하는 방식으로 노동운동을 했었다.

이듬해 노태우 정권은 인노회를 이적단체로 규정하고, 회원들을 불법 연행했다. 여기서 인노회 회원들이 불법 연행될 무렵 김순호 국장이 돌연 행적을 감췄고, 반년 뒤 특별 채용으로 경찰에 입문했다.

인노회 회원들에 따르면, 과거 경찰 조사 당시 김순호 국장만 알고 있을 내부 정보를 경찰이 모두 꿰뚫고 있었다는 증언이다. 즉 인노회 내부 정보와 조직표 등을 김순호 국장이 경찰에 밀고한 것이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여러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우리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과연 그가 군부독재 권력의 경찰공작에 협조한 프락치였는지, 동지를 배반하고 밀고 한 행위를 한 당사자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직격했다.

김두관 의원은 김순호 경찰국장을 향해 "만약 과거 독재권력의 경찰 프락치 였다면 그런 활동의 전력자가 다시 검찰정권의 프락치가 되어 경찰국장을 맡고 있는 이 현실을 바꿔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윤석열 정부의 '경찰국' 설립 강행은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처럼 경찰을 좌지우지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구설을 낳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두관 의원은 김순호 경찰국장을 향해 "만약 과거 독재권력의 경찰 프락치였다면 그런 활동의 전력자가 다시 검찰정권의 프락치가 되어 경찰국장을 맡고 있는 이 현실을 바꿔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윤석열 정부의 '경찰국' 설립 강행은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처럼 경찰을 좌지우지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구설을 낳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두관 의원은 "누가 보더라도 그가 프락치 활동을 하지 않고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실제 발생했고, 그 마지막은 최동 열사의 분신이었다"라며 "김순호 국장에게 묻는다. 당신은 프락치였나? 최동 열사 앞에 당당히 답할 수 있나"라고 물었다.

김두관 의원은 "김순호 국장의 과거에 대한 민주당 차원의 청문회라도 급히 서둘러야 하겠다"라며 "이미 2020년에 법원으로부터 인노회가 이적단체가 아니라는 확인을 받았다. 이 사건이 경찰의 공작이었다면 이 역시도 국민앞에 바로잡을 일"이라고 했다.

김두관 의원은 김순호 국장을 향해 "만약 과거 독재권력의 경찰 프락치였다면 그런 활동의 전력자가 다시 검찰정권의 프락치가 되어 경찰국장을 맡고 있는 이 현실을 바꿔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이같은 '프락치' 논란에 대해 김순호 국장은 6일 '뉴스1'에 "사건이 (1989년)1~2월에 터져 인노회 회원들이 잡혀갔고, 내가 경찰을 찾아간 건 7월쯤이었다"라며 부인했다. 그는 인노회 운동에 대해 '노동 운동'이 아닌 '주사파' 운동이라고 주장하며, "골수 주사파로 더 이상 빠지지 않기 위해 내 자신을 끊어내기 위해 (당시 경찰을) 찾아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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