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로 위기대응…서초동 아크로비스타가 국가위기관리센터냐"
[서울=뉴스프리존] 김정현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수도권 집중호우 사태때 윤석열 대통령의 상황실이 아닌 자택에서 전화 지시로 대응한 것에 대해 "국민이 밤새 위험에 처해 있는 동안 콘트롤타워인 국가위기관리센터가 제때 작동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아비규환의 와중에도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서울이 물바다가 되는데 대통령은 뭐하고 있었느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급기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상에 무정부 상태란 말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면서 "전화로 위기상황에 대응했다는데 대통령이 무슨 스텔스기라도 된단 말인가"라고 맹폭했다.
그는 "공무원 오전 11시 출근지침을 빼면 어떤 상황 대응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정작 위기 대응에 신속히 나서야 할 공무원들의 출근시간만 늦추고, 천신만고 끝에 출근시간에 맞추려 애쓴 직장인들의 분노만 자극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의 인식도 심각하다"며 "대통령이 있는 곳이 상황실이라는 궤변까지 늘어놓았는데, 서초동 아크로비스타가 국기위기관리센터라는 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그는 "대통령은 다음날이 돼서야 '퇴근 때 보니 내가 사는 아파트가 언덕인데도 1층이 침수될 정도로 엄청났다'고 했다"며 "심각성을 본인의 눈으로 확인하고 그냥 퇴근한 것을 자인한 셈"이라고 힐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다. 이미 수도권에 폭우 예보가 있었으면 위기대응 총사령관으로서 사전에 철저히 대비하고, 실시간 대응하며 진두지휘해야 했다"며 "윤석열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삼아 위기대응 시스템을 제대로 갖출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또 오세훈 서울 시장을 향해서도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서울시가 집중호우 대비를 위한 예산을 900억원이나 삭감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면서 "지난번 서울시장 때 시내 상습침수, 우면산 산사태를 겪고도 이렇게 안이한 대처를 했다는 것이 더 충격"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폭우로 유명을 달리한 피해자들과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최첨단 인프라로 무장한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폭우로 생명이 희생된 것에 대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머리 숙여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과 경기에 이어 어제 충청권에 최대 300㎜의 집중호우가 내렸다. 이번 호우로 인한 국민의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정부는 집중호우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실질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