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실적은 불투명 … 거래액 감소 등 '발목'

[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미국 긴축으로 인해 올해 증시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국내 증권사 대부분이 채권가격 하락에 따른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낸 실적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3213억 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12.9% 증가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지만, 시장 기대치를 30% 이상 웃돈 실적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2238억 원을 무려 43.6% 상회했다. 매출은 5조765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8.6% 증가했고 순이익은 2635억원으로 26.1% 줄었다.

실적 상승을 견인한 것은 투자자산 재평가 이익이었다. 국내 거래대금 감소세로 전체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별도 기준 1338억 원을 기록하며 전분기보다 7.6% 감소했지만, 투자자산 분배금과 배당금 수익 확보로 인해 운용 부문에서 1100억 원 수익을 낸 것이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대규모 채권평가손실이 발생했던 경쟁사들과 달리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채권 운용 부문 실적이 선방했다"면서 "종속·지분법에 의해 보유 중인 투자목적 자산의 가치 재평가로 안정적인 운용 손익을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 간판. (사진=연합뉴스)
미래에셋증권 간판. (사진=연합뉴스)

구체적으로 보면 투자목적자산 등에서 발생한 실질 분배금 및 배당 수익은 756억 원이었다. 국내외 다수의 우량 딜을 중심으로 기업금융 전체 수익은 별도기준 1064억 원으로 집계됐다. 기업금융 수수료 수익이 812억 원, 기업여신수익이 252억 원을 기록했다.

투자자산 규모는 지난 1분기 7조4000억 원에서 8조2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서울 여의도 IFC와 미국 부동산 프로젝트 등 투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내 거래대금 감소세로 전체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별도기준 1338억 원을 기록했다. 해외주식을 포함한 해외물 수수료 수입은 385억원으로 비중이 사상 최대치인 28.8%까지 확대돼 수익에 기여했다. 연금 잔고는 25조 3000억원으로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다. 해외 법인 세전순이익은 640억 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113.3%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바탕으로 최대 자본 능력을 활용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 손익 구조를 달성한 것이 큰 의미"라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의 주주환원 활동을 지속해서 실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실적에도 하반기 시장 전망은 불투명한 것으로 평가됐다. 거래대금 감소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투자보고서를 낸 9개 증권사 중 3곳이 목표가를 하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이 기대되는 등 주주환원정책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본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 놓았다. 하지만, KB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비시장성 자산의 평가이익으로 연결기준 이익이 전망치를 크게 상회했지만, 별도기준 이익은 시장의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비시장성 자산의 구체적 내용 파악이 어려워 향후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다"며 낮은 목표가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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