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일행 수해지역서 "건배! 건배!" 뒤풀이..주민과 마찰 경찰까지 출동
김성원 "비왔으면"에 이어진 피해 현장서 쏟아진 망언.."나경원 보고 왔지" “비 이쁘게 왔다” “여자 발 사이즈”

"국민 피눈물 현장이 너희에겐 포토죤이냐"..대학생들 분노

지난 11일 침수 피해가 극심한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봉사활동 후 박수까지 치며 뒤풀이를 하던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한 나경원 전 의원 일행과 지역 주민, 상인들 사이에 다툼이 벌어져 경찰까지 출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위해 당 지도부와 찾은 동작구 사당동에서 나경원 전 의원 등과 대화를 나누며 웃고 있다. YTN 돌발영상 캡처.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위해 당 지도부와 찾은 동작구 사당동에서 나경원 전 의원 등과 대화를 나누며 웃고 있다. YTN 돌발영상 캡처.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위해 당 지도부와 찾은 동작구 사당동에서 나경원 전 의원 등과 대화를 나누며 웃고 있다. YTN 돌발영상 캡처.

13일 '민중의소리'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7시30분에서 9시40분 사이 나 전 의원 일행은 남성사계시장 골목의 한 고깃집에서 뒤풀이를 하다가 주변에 있던 주민 및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과 언성을 높이며 다퉜다.

다툼 상황을 목격한 상인 A 씨는 “물난리가 났는데, (나경원 전 의원 일행의) 박수 소리 등이 너무 시끄러워서 다툼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 나 전 의원 측을 향해 언성을 높였던 상인 B 씨는 “10분, 20분 그랬다면 참았다”라며 “그런데 건배! 건배! (외치고), 나경원! 나경원! (연호)하면서 한 30분째 1시간째 시끄럽게 해서 너무 화가 나서 그랬다”라고 말했다.

이 지역은 지대가 낮아 이번 폭우로 피해가 심했다. 시장 입구 쪽 먹자골목은 특히 피해가 극심했다. 이곳에서 만난 한 상인은 “장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서 망연자실한 상태였다. 그런데 걸어서 1분도 채 안 되는 골목 식당에서 회포를 푸는 모습을 두고 볼 수 없어서 언성을 높였다는 게 B 씨의 설명이다.

나 전 의원 일행이 뒤풀이하던 곳에서 침수피해가 심한 시장 중심거리까지는 50m가 채 안 됐고, 피해가 극심했던 먹자골목까진 도보로 1분 거리였다.

경찰도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나 전 의원은 경찰이 도착하기 전 현장에서 빠져 나갔다. 상인 B 씨는 “경찰이 나경원 전 의원을 봤냐고 물어봐서, 이쪽 방향으로 조금 전에 막 뛰어갔다 그랬다”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매체와의 통화에서 “제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다고 설명했고, 그 얘기를 듣고 일행들이 박수를 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같이 밥을 먹고 있는데, 밖에서 소리를 지르면서 그분들이 들어왔다”라며 “하도 시끄럽게 해서 저랑 몇 명은 빠져나왔고, 그 이후에 경찰이 온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희가 식사한 장소는 침수 피해 지역도 아니었다”라고 해명했다.

국힘 의원들의 이날 봉사활동은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는 김성원 의원의 망언이 YTN 방송카메라에 잡히면서 논란이 된 가운데 당시 현장에서 부적절한 농담을 주고받은 일부 의원들의 비하인드 영상이 12일 공개돼 또다시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권성동 원내대표가 수해 봉사 지역으로 동작구를 택한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의원들끼리 웃고 떠드는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원래 강남 터미널로 가려고 했는데 거기는 거의 다 완료가 됐다고 하더라”고 말하자 한 의원은 “나경원 지역이라 (동작구로) 오신 거구나”라고 농을 던졌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딱 보고 나경원 지역 아니면 바꿀라 그랬지. (나경원한테) 꼼짝 못하니까”라고 말하면서 주변에 있던 의원들이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권 원내대표는 또 “거긴 괜찮아요”라고 묻자 최춘식 의원은 “우리는 소양강 댐만 안 넘으면 되니까”라고 답했다. 또다른 지역구의 의원은 “(우리 지역은) 비가 이쁘게 와서(괜찮았다). 내리다가, 딱 그쳤다가, 내리다가 (했다)”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나 전 의원의 머리를 쳐다 보던 권 원내대표는 “못 보던 사이에”라고 말했다. 이에 나 전 의원은 흰머리가 있다고 웃었다. 그러자 권 원내대표는 “못본 사이에 나잇값을 좀 하네”라고 했다.

또 다른 의원도 ‘외모 품평’ 발언을 내놨다. 여성 의원들이 작업용 신발을 신기 위해 맞는 사이즈를 찾는 과정에서 한 남성 의원은 “여성 발이 너무 큰 것도 좀 보기가 (그렇다)”라고 말했다.

의원들의 왁자지껄한 농담 따먹기와 나경원 전 의원이 마이크를 잡고 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벼르고 있던 한 주민이 앞으로 걸어와 “여기서 길 막고 뭐 하세요!. 차가 막혀서 짐 실은 차가 못 들어오잖아요. 지금 뭐 하시는 거냐고요”라고 큰 소리로 항의했다. 의원들이 “이제 해산할 거”라며 자리를 뜨자 이 주민은 “보여주기 행정 하느라고”라고 꼬집었다.

이날 대학생들은 국힘 당사로 몰려가 “국민의 피눈물이 너희에겐 포토제닉인가”라고 규탄했고 온라인에서는 “수해 현장에 친목회 왔나” “김성원에 이어 망언 경연대회 하나” “국민들은 피 눈물 나는데 웃고 떠드나” “국민 통곡하는 곳에 가서 저 따위 말이 나오나”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대학생 겨레하나’ 등 소속 대학생들은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성원 의원의 사퇴와 주거불평등 해결 등 민생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휘주 학생은 “김성원 의원이 하는 말이 참 어이가 없다. 이미 일가족이 돌아가시고 반지하 거주자 33만 명의 생사가 달린 문제인데, ‘비나 왔으면 좋겠다’니요”라며 “수해복구 현장이 당신들 포토존이냐”라고 분통을 떠뜨렸다.

YTN 돌발영상
YTN 돌발영상

"민주당, 김성원 발언으로 '건수' 잡아. 저희 정말 열심히.."

한편 나 전 의원은 김성원 의원의 “비 좀 왔으면” 망언 논란에 관해 “민주당이 ‘건수’ 잡았다”라며 도리어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민주당은 수해현장에 갔느냐”라고 되물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TV조선 ‘뉴스 퍼레이드’에 출연해 김 의원의 발언에 관해 “적절치 않았다”라면서도 “전 안타까운 것이, 저희 정말 열심히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민주당이 이제 뭐 하나 소위 ‘건수 잡았다’는 식으로 비판하는데, 그러면 민주당은 수해현장에 한 번 갔었냐고, 그런 이야기도 좀 묻고 싶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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