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려서 부터 “덕을 많이 쌓아라.”라는 가르침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그런데 덕을 쌓는다는 것이, 그리 쉽드던가요? 정말 덕을 쌓은 것이, 별로 없어 제 인생의 전반 부가 몹시 힘들었지요.

그래서 덕 많이 쌓으며 살아가라고 진리께서 제 법호(法號)가 ‘덕산(德山)’이고, 법명(法名)이 ‘덕권(德權)’으로 내려주신 모양입니다. 그 덕분인지 아직 한참 모자라지만 제 인생 말년에 이처럼 ‘안빈낙도(安貧樂道)’하는 복을 누리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일찍이 소태산(少太山) 부처님께서 덕이 무엇인지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덕(德)이라 하는 것은 쉽게 말하자면, 어느 곳 어느 일을 막론하고 오직 은혜(恩惠)가 나타나는 것을 이름이니, 하늘이 도를 행하면 하늘의 은혜가 나타나고, 땅이 도를 행하면 땅의 은혜가 나타나고, 사람이 도를 행하면 사람의 은혜가 나타나서 천만 가지 도를 따라 천만 가지 덕이 화하느니라.」

「부모·자녀 사이에 도를 행하면 부모·자녀 사이의 덕이 나타나고, 상·하 사이에 도를 행하면 상·하 사이의 덕이 나타나고, 부부 사이에 도를 행하면 부부 사이의 덕이 나타나고, 붕우 사이에 도를 행하면 붕우 사이의 덕이 나타나고, 동포 사이에 도를 행하면 동포 사이의 덕이 나타나서

개인에 당하면 개인이 화하고, 가정에 당하면 가정이 화하고, 사회에 당하면 사회가 화하고, 국가에 당하면 국가가 화하고, 세계에 당하면 세계가 화하는 것이며, 그중에 제일 큰 덕으로 말하면, 곧 대도를 깨달은 사람으로서 능히 유무를 초월하고, 생사를 해탈하며, 인과에 통달하여, 삼계화택(三界火宅)에 헤매는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한 가지 극락에 안주하게 하는 것이니 이러한 사람은 가히 대덕을 성취하였다 하리라.」

이렇게 덕이란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얻은 수양(修養)의 산물(産物)이며, 노력의 결과이지요. 덕에는 ‘음덕(陰德)’과 ‘양덕(陽德)’이 있습니다. 음덕이란 남에게 알려지지 않은 선행(善行)을 말하고, 같은 선행이라도 남에게 알려지는 것을 양덕이라고 합니다.

세상에는 빛과 향기를 드러내는 것과 스스로는 아무것도 드러내지 않으면서 빛과 향기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물과 꽃과 같은 것이지요.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생명력을 불어넣는 물은 항상 가장 낮은 곳으로 흐르면서 세상의 온갖 때를 다 씻어 줍니다.

바위와 험한 계곡을 마다하지 않고 모든 생명을 위해 묵묵히 그리고 쉬지 않고 흐르는 것이 물입니다. 그런 물과 같은 사람! 물과 같은 인생이야말로 가장 아름답고 향기로운 존재일 것입니다. 세상이 각박하기 짝이 없습니다. 향기를 드러내기 위해 여념이 없는 세상에서 물과 같은 사람이 없다면 세상은 온통 시들어 버릴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물과 같은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면서도, 그 역할을 다른 사람이 해주길 바라고, 스스로는 그 물의 덕만 보려고 합니다. 그러나 남에게 무엇을 베풀었음에도 반대급부를 바라지 않고, 음덕(陰德)을 쌓고 사는 사람을 우리의 주변에서 많이 볼 수가 있습니다.

음덕을 쌓는 사람에게는 하늘에서 베푸는 양보(讓步)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작은 일이라도 선(善)한 것이, 아니면 행하기를 두려워하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되면 망설이지 말고 행하면 좋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작은 선도 쌓이면 ‘대선(大善)’이 돼 큰 덕으로 자라고, 자신은 물론 이웃과 사회, 국익에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작은 악(惡)이 쌓이면 ‘대악(大惡)’이 되어, 쇠에서 생긴 녹이 제 몸을 깎아 먹듯 자신을 파괴하는 것이지요.

원불교에 <물의 덕(水德歌)>이라는 성가(聖歌)가 있습니다. 한번 가사를 음미(吟味)해 보시지요.

1. 물은 세상 만물을 기르면서도/ 스스로 낮은 곳에 흘러가나니, 섬기는 물의 덕, 우리의 정신/ 겸손한 물의 덕, 우리의 정신.

2. 물은 본래 그 성질 부드러워도/ 구슬져 방울방울 돌도 뚫나니, 꾸준한 물의 덕, 우리의 정성/ 끊임없는 물의 덕, 우리의 정성

3. 물은 맑고 흐림을 두루 합하여/ 맑히며 여울지어 바다 이루니/ 합치는 물의 덕, 우리의 단결/ 국한 없는 물의 덕, 우리의 단결

어떻습니까? 아낌없이 베푸는 물의 공덕을 아셨는지요? 이처럼 베풀면 덕이 쌓입니다. 그래서 공덕 중의 으뜸이 ‘보시공덕(報施功德)’인 것입니다. 정산(鼎山) 종사께서 공덕을 짓는 데에 세 가지 법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첫째는 심공덕(心功德)이라, 남을 위하고 세상을 구원할 마음을 가지며 널리 대중을 위하여 기도하고 정성을 들이는 것이요,

둘째는 행공덕(行功德)이니, 자기의 육근 작용으로 덕을 베풀고 자기의 소유로 보시하여 실행으로 남에게 이익을 주는 것이요,

셋째는 법공덕(法功德)이니, 대도 정법의 혜명(慧命)을 이어받아 그 법륜을 시방 삼세에 널리 굴리며, 정신 육신 물질로 도덕 회상을 크게 발전시키는 공덕이라, 이 공덕이 가장 근본 되는 공덕이니라”라고 하셨습니다.

우리 이 세 가지 공덕을 쌓아 영생의 복록(福祿)을 누리면 얼마나 좋을까요!

단기 4355년, 불기 2566년, 서기 2022년, 원기 107년 8월 17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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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덕과 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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