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모피아' 공기업 재산 나누어 먹기 포착.."나라를 상대로 도적질"
[MBC] '공기업들 자산 팔아라' 누가 샀나 봤더니 기재부 출신들..공기업 매각 압박 거세지는 '윤석열 정부' 왜?

윤석열 정부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공기업 매각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15일 저녁 MBC 단독으로 공기업과 공공기관 자산 매각과 관련해 '모피아'가 뿌리 깊게 개입된 정황을 전한 중요한 뉴스가 나왔다.

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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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아는 지금의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를 지칭하는 말로 재무부 와 마피아(Mafia)의 합성어이다. 재무부 출신의 인사들이 정계, 금융계 등으로 진출해 산하 기관들을 장악하며 강력한 영향력을 보여주면서 거대한 세력을 구축하였다.

지금 윤석열 정부의 기획재정부는 앞장서서 공공기관들의 경영이 방만하니까, 가지고 있는 사옥 건물이나 땅을 팔라고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수정권이 들어서면 늘 반복되는 일이다. 박근혜 정부가 공공기관들에게 자산을 팔라고 했고, 실제로 한국석유공사는 사옥을 팔았다. 앞서 불발에 그쳤지만 이명박 정부는 인천공항을 팔아넘기려고도 했다. 

이번에 MBC가 기천 억대의 한국석유공사 건물을 누가 샀는지, 이 거래로 누가 이익을 얻었는지, 취재를 했더니 기획 재정부 관료 출신들이 만든 부동산 투자회사였고 그들이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었다.

울산의 23층 짜리 새 건물이 한국석유공사 사옥으로 공기업 지방 이전에 따라, 2014년 1,860억원을 들여 새로 지었다. 하지만 박근혜 기획재정부의 압박으로 석유공사가 지난 2017년 이 울산 신사옥을 민간회사에 팔아 넘겨 지금은 주인이 따로 있다. 황당한 것이 석유공사는 이 사옥을 재임차해 쓰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낸 임차료만 480억 원에 이른다. 석유공사는 왜 완공 3년도 안 된 새 건물을 팔고, 셋방살이를 시작했을까? 박근혜 정부 때 기획재정부가 공기업들의 부채를 줄이겠다며, 자산을 팔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석유공사는 꼭 사옥을 팔아야 했을까? 지난 2018년 감사원은 석유공사가 사옥을 팔아서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됐다는 감사 결과를 내놨다. 완공이 된 지 3년도 안 된 건물을 팔고 셋방살이로 들어가는 바람에, 안 써도 되는 돈을 썼고 앞으로 임차료 등으로 15년 동안 585억 원을 손해를 볼거라고 밝혔다.

그러나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따라 징계를 받은 건 석유공사 실무 책임자 3명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들어서자마자 이번에도 또다시 공공기관들에 자산을 팔라고 지시를 내리고 있다. 누가 또 이익을 얻을까?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렇다면 박근혜 정부때 석유공사의 건물을 사들인 건 누구일까? 코람코자산신탁이라는 회사다. 역대 회장 세 명이 모두 재무부 관료 출신으로 현 기재부 출신들이 주축인 회사다.

코람코는 1980년대말과 90년대말 두 번이나 재무부 장관을 지낸 이규성 씨가 설립해 초대 회장을 맡았다. 2대 회장은 금감원 부원장 출신 이우철씨, 현 3대 회장은 금감위 부위원장 출신 윤용로씨다.

코람코는 이 건물을 사서 석유공사에 다시 임대해주고, 지난 5년 동안 안정적으로 매년 96억 원의 임대 수익을 올렸다. 코람코자산신탁이 100% 출자한 자회사 코람코자산운용 이사진에는 외환은행 먹튀로 알려진 국제투기자본 론스타코리아 대표 출신인 차정하 이사가 있고 유일호 사외이사가 등재돼 있다.

특히 유일호 이사는 공기업 부채를 줄이기 위해 공기업 자산을 팔라고 했던 박근혜 정부 기획재정부의 마지막 수장으로 부총리를 역임한 그는 2017년 퇴임한 뒤, 올해 3월 사외이사로 이 회사에 합류했다.

한국석유공사가 빚더미에 오른 건 이명박 정부 때였다. 자원외교를 한다며 이라크 쿠르드 유전개발 사업에 투자하고, 캐나다 석유 회사인 하베스트를 인수했다 큰 손해를 봤다. 2007년 부채비율이 64%에 불과했는데, 2016년 528%까지 치솟았다.

이후 박근혜 정부는 공기업들의 빚이 너무 많다며 자산을 팔아 빚을 갚으라고 지시했다. 석유공사의 사옥 매각은 빚을 줄이는데 도움이 됐을까? 2018년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석유공사가 자기 건물을 팔고 셋방살이를 하면서 내야 할 임차료가 15년 동안 1,446억 원이다.

임대료율은 4.87%로 반면 공기업들은 신용이 높기 때문에 석유공사가 채권 발행으로 빚을 낼 경우 이자율은 2.67%에 불과하다. 15년 동안 채권 이자는 798억원으로 사옥을 갖고 있을 경우 내는 각종 세금을 더해도, 585억 원 손해를 본다는 결론이 나왔다.

석유공사는 사옥을 팔면 부채비율이 13.8%포인트 낮아질 거라고 전망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사옥 매각 당시 석유공사의 빚은 18조 원으로 매각대금 2천억원을 모두 빚 갚는데 써도 빚은 고작 1% 줄어든다. 게다가 석유공사는 이 돈으로 빚을 갚지도 않았다. 은행 정기예금에 넣어 놓거나, 사업비로 쓴 것으로 파악됐다.

MBC는 "지은지 3년도 안 된 사옥을 대체 왜 판 걸까?"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석유공사 김정래 사장은 사옥이라도 팔아서 정부 방침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지금은 건물을 다시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원래 5년이 지나면 재매입할 수 있는 계약 조건이 있지만, 빚이 너무 많아 재매입을 포기하고 임차 기간을 5년 더 연장했기 때문이다. 설사 5년 뒤 재매입할 경우에도 판 돈보다 최소 250억에서 최대 340억 원을 더 줘야 한다.

건물을 사서 전 주인에게 바로 다시 임대해주는 계약 덕분에 코람코에 투자한 전직 재경부와 금감원 출신 임원들은 절대 밀릴 일이 없는 공기업으로부터 안정적으로 임대료를 챙기고, 덤으로 나중에 매각 차익도 얻을 수 있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가졌다.

권재석 한국노총 공공노련 상임부위원장은 "공기업 정책의 설계자였던 기재부에 있던 장관이라든지 관료들은 전부 다 영전하고 이런 자산 신탁회사에 아주 많은 보수를 받아서 근무한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지 않느냐."라고 짚었다.

건국대 이종필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기재부 관료들이 나라를 상대로 도적질을 하고 있는 셈"이라며 "이게 진보정권 시절에는 관료들이 저런 정책을 추진하지 못할텐데 보수정권이 들어서면 저렇게 공공자산을 팔아치워서 자기들 배를 채우고 있었던 거"라고 질타했다.

이어 "그게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서 최근 윤석열 정부에서 재정건전성 운운하며 공공기관 자산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비즈모델을 다시 작동시키는 거라는 의심이 강력하게 들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이번에는 대통령 친인척도 같이 숟가락을 얹지 않을까, 그런 의심도 해 본다. (전력이 있으니까...)"라며 "한국사회에서 대통령 하나 바꾸는 게....그저 한 인물을 바꾸는 게 아니잖아요"라고 했다.

이 교수는 또 "그래서 대통령 선거가 마치 게임처럼 되면 안 되는 건데....암튼 지금은 늘공 도적떼들이 완전히 물 만난 고기와 같은 시절인 듯하다.."라고 암울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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