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동형 다스 부사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스프리존=나영창기자] 다스에 대한 수사는 서울중앙지검뿐 아니라 동부지검에서 진행되고 있다. 다스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과거 특검이 찾아냈던 120억원 외에 상당한 규모의 추가 비자금을 발견했다.

협력사를 동원해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새 비자금을 발견함으로써 검찰은 기존 비자금의 공소시효 문제를 극복하고, 수사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다스의 '120억원 횡령' 의혹 수사가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당초 120억원 외에 '추가 비자금'을 파악했다고 밝혔는데, 액수는 수십억 원대로 추정된다.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범죄라고 했는데, 역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연결된 혐의인지 주목된다.

지난 2008년 정호영 특검이 찾아낸 다스 비자금 120억, 검찰은 이 돈이 직원 개인의 횡령인지, 회사 차원의 비자금인지 수사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비자금을 찾아냈다. 다스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에 부품 단가를 높여서 지급한 뒤 차액은 나중에 돌려 받는 방식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검찰이 이명박(MB) 전 대통령 아들 시형씨가 ‘도곡동 땅’ 매각 자금을 쌈짓돈처럼 사용한 정황을 포착, 수사 중이다. 도곡동 땅과 무관하다던 이 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검찰은 도곡동 땅 역시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와 함께 이 전 대통령을 유력한 실소유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스가 이런 방식으로 수년 간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검찰은 추가 비자금은 '상당한 규모'이며, 다스가 조직적으로 조성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당시 자금 결제 라인이었던 김성우 전 사장과 권 모 전무, 경리팀 여직원 조 모 씨를 횡령 혐의로 입건했다. 검찰은 또 수사의 한계로 지적됐던 공소시효 문제도 극복했다고 밝혔다. 해당 비자금이 공소시효가 10년에서 15년으로 개정된 2007년 12월 이후에 조성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기존 비자금 120억과 추가 비자금에 대해 동일인물에 의한 하나의 범죄 사실로 판단해 포괄일죄를 적용했다. 검찰은 정호영 전 특검의 특수직무유기 혐의에 대해선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오는 21일 전까지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스 관련 계좌 추적과 서울 서초동 영포빌딩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에서 이 같은 돈의 흐름을 확인한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최근 이 회장의 자금관리인 역할까지 했던 이 부사장을 비공개 소환 조사했다. 이 부사장은 조사 초기 이 같은 내용을 부인하다가 검찰이 관련 회계 자료 등을 제시하며 추궁하자 입장을 바꿔 모두 시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시형씨가 통장을 돌려주며 (이 부사장이) 직접 사용한 것으로 해달라고 했다”는 사실까지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의상 도곡동 땅의 공동 소유주인 이 회장 측이 시형씨 요구에 순순히 돈을 건네고, 시형씨가 도곡동 땅 매각 자금과 다스 배당금 등을 거리낌없이 사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이기 때문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12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2013년쯤 시형씨는 MB 친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의 아들 이동형 다스 부사장에게 요구해 이 회장 명의로 개설된 통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통장에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 매각 자금 263억원 중 일부인 10억원이 입금돼 있었다. 지난해 이 회장의 다스 배당금 수억원도 이 통장으로 송금됐다. 매년 다른 계좌로 배당금을 받던 이 회장이 유독 지난해에만 이곳으로 배당금을 받은 건 시형씨 요구 때문으로 알려졌다. 통장을 전달 받은 시형씨는 이 중 11억여원을 개인적으로 인출해 사용하다가 다스 관련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지난해 12월 다시 이동형 부사장에게 통장을 되돌려줬다.

2008년 대선 당시 논란이 됐던 문제의 도곡동 땅은 이 전 대통령 관련 의혹의 출발선이다. 1985년 MB 처남 고(故) 김재정씨와 이 회장은 공동으로 이 땅을 사들인 뒤 1995년 263억원에 매각한다. 두 사람은 이 중 양도세 등 비용을 제외한 200억원가량을 균등하게 나눠 가졌고, 이 회장은 이 돈 중 일부로 다스 지분(35.44%)을 사들였다. 이후 김경준씨가 설립한 BBK투자자문에 190억원을 투자한 다스는 김씨의 횡령으로 140억원을 되돌려 받지 못하다가 이 전 대통령 재임 중인 2011년 회수했다. 장용훈 옵셔널캐피털 대표는 지난해 10월 다스가 투자금을 돌려 받는 과정에 당시 청와대와 LA총영사가 동원됐다며 MB를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즉, 도곡동 땅 실소유주를 밝혀 내면 다스-BBK 의혹까지 규명되는 셈이다.

한편 검찰은 비자금 의혹이 일고 있는 ‘여직원 횡령 120억원’ 외에 다스가 회사 차원에서 거액의 비자금을 추가 조성한 정황도 파악했다. 다스 횡령 관련 고발사건 수사팀(팀장 문찬석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은 이날 “상당한 규모의 추가 비자금 단서를 포착하고 현재 금융자료를 면밀하게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120억원 횡령 사건과 관련해 다스 경리팀 직원 조모씨와 김성우 전 사장, 권승호 전 전무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다스가 2007년 무렵까지 조직적으로 비자금을 만든 정황을 포착했다. 수사팀은 이 비자금 중 일부가 실소유주 의혹을 받고 있는 이 전 대통령 측에 흘러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용처를 추적하고 있다. 한편, 서울 동부지검 다스 수사팀 관계자는 12일 기존에 의혹이 제기된 120억원 외에도 추가로 비자금이 조성된 정황을 포착하고 금융 거래 내역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새로 드러난 비자금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조성된 돈"이라고 설명했다. 비자금이 조성된 시기는 "2008년 정호영 특검팀의 수사에 앞선 것으로, 정 특검은 수사 당시 이에 대해 몰랐다"고 했다. 비자금 규모는 수십억원 대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추가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다스의 전직 임원들을 조사하는 한편, 이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도 확인할 예정이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