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오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검에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 의혹을 제기한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가 관련 사건 참고인으로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후 다음날 12시가 넘어 귀가 했다

[뉴스프리존=김원기기자]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을 폭로한 안미현 검사가 12일 독립수사단에 나와서 진술후 10시간 조사 후 귀가했다.

안 검사는 강원랜드 전 사장에 대해서 구속영장을 세 번 청구했는데 세 번 다 대검찰청에서 반려했다고 했다. 서울북부지검에 꾸려진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은 이날 안 검사를 참고인으로 불러 수사 외압의 구체적인 정황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안 검사도 “검찰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부남 단장이 이끄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의 첫 공식 수사는 수사외압을 폭로한 안미현 검사의 진술을 듣는 걸로 시작됐다.안 검사는 12일 조사에서 2016년 채용비리 1차 수사 당시 외압 상황은 물론 지난해 9월 이후 2차 수사에서도 윗선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검사는 지난해 춘천지검 재직 당시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 고검장 출신의 변호사와 현직 국회의원의 외압이 있었다고 언론을 통해 폭로했다. 안 검사는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4월 최종원 당시 춘천지검장이 김수남 당시 검찰총장을 만난 다음날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을 불구속하는 선에서 수사를 종결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최 전 사장은 지난해 4월 강원랜드 인사팀장과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가 부실·봐주기 수사 논란에 따른 검찰의 재수사로 지난해 11월 구속됐다.

특히 당시 2차 수사에서는 최흥집 강원랜드 전 사장의 대포폰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포폰에는 '현직 고 검장을 통해 검찰 수사를 종결시키자'거나 '권성동 의원과 사건 관련 통화를 여러 번 했다'는 취지의 대화가 담긴 통화 녹음 파일이 들어 있었던 걸로 확인됐다. 이후 최흥집 전 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해 이 부분에 대한 본격수사를 벌이려 했지만 대검이 이를 번번이 막았다는 게 안 검사의 주장이다. 안 검사는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과 모 고검장, 최 전 사장 측근 사이에 많은 연락이 오갔다는 점을 토대로 정치권과 검찰 수뇌부가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안 검사가 올린 두 차례의 영장 청구 보고를 대검은 별다른 설명도 없이 잇따라 반려했다. 안 검사는 이후 최 전 사장이 염동열 의원이 채용을 청탁한 이들의 면접점수를 조작했다는 정황을 추가로 확보했고, 이를 토대로 11월 초, 또다시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보고했지만 대검은 또다시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안 검사는 결국 최흥집 전 사장에 대해 네 번째 영장 청구 계획을 보고하고 나서야 대검의 승인을 얻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최 전 사장을 구속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수사단은 당시 안 검사의 구속영장 청구 보고가 세 차례 거부된 과정이 절차상 정상적이었는지, 아니면 권 의원과 전직 고위간부가 연관된 부당한 수사개입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부터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 검사는 “상관으로부터 ‘(수사 대상인) 권 의원이 불편해한다’는 말을 들었고 ‘권 의원과 염동열 의원, 고검장의 이름이 등장하는 증거목록을 삭제해 달라’는 압력도 지속적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무책임한 폭로로 내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통화 내역을 누설한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안 검사를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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