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가족' 형제복지원 원장 일가, '강제노역'으로 축적한 재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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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가족' 형제복지원 원장 일가, '강제노역'으로 축적한 재산은?
  • 고승은 기자
  • 승인 2022.09.08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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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정권 시절 부산에서의 '인권유린'으로 최소 657명 사망, 왜 그들에게 책임은 제대로 묻지 못했나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1970~80년대 부산에서 폭압적인 인권 침해와 강제노동 등으로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형제복지원의 박인근 원장 일가가 오스트레일리아(호주)에 140억원대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은닉한 재산도 훨씬 클 수 있어, 이마저도 극히 일부가 아니냐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일간지 '디 오스트레일리언'은 지난 5일 ‘생존자들이 오스트레일리아판 오징어게임 가족의 추적에 나선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박원근 원장 가족이 시드니에 1500만호주달러(약 140억원) 규모의 골프 연습장과 스포츠 센터를 소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일간지는 형제복지원 사건을 이른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에 비유한 것이다.

'디 오스트레일리언'은 박원근 원장의 가족이 시드니에 소유하고 있는 재산을 소개하며 “이들이 이 재산의 원천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요구에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 박원근 원장은 1989년 출소한 뒤 오스트레일리아로 건너가 시드니에 교회를 세웠다. 이후 1995년 시드니 서부에 190만호주달러(18억원)를 들여 골프 연습장과 스포츠 센터를 매입했다.

1970~80년대 부산에서 폭압적인 인권 침해와 강제노동 등으로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형제복지원의 박인근 원장 일가가 오스트레일리아(호주)에 140억원대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은닉한 재산도 훨씬 클 수 있어, 이마저도 극히 일부가 아니냐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과거사법 제정을 요구하는 형제복지원 피해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1970~80년대 부산에서 폭압적인 인권 침해와 강제노동 등으로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형제복지원의 박인근 원장 일가가 오스트레일리아(호주)에 140억원대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은닉한 재산도 훨씬 클 수 있어, 이마저도 극히 일부가 아니냐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과거사법 제정을 요구하는 형제복지원 피해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해당 시설은 8㏊ 넓이의 부지에 골프 연습장, 체육관, 테니스장, 스쿼시 코트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 2020년 매물로 나왔을 때의 자료에 따르면, 매년 40만호주달러(3억7천만원) 이상의 임대 수입이 예상된다. 박원근 원장은 2016년 6월 숨졌으며, 현재는 막내딸과 그의 남편 등이 이 재산을 소유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를 두고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7일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박인근 일가 재산이라는)140억 원도 좀 축소된 부분이 있는 거 같다"며 "국내에 알려지기로는 형제복지원이 여러가지 법인의 이름을 바꿔서 계속 유지가 됐고, 셋째아들이 운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재산이 1천억원 정도 되는 걸로 알려져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김성완 평론가는 "부산시가 뒤늦게 추징에 나서는 작업을 했는데, 그렇게 하려면 법인을 청산해야하지 않나. 그런데 법인 청산하는 과정에서 보니 법인을 그냥 적자로 청산해버렸다. 그냥 손 털다시피 털어버리고 말아서 추징할 방법도 없었던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한종선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실종자 유가족모임 대표도 "국회 앞에서 10년 가까이를 투쟁하며 진상규명 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대책위라든지 국회의원들이 자료를 확보해가면서 알아낸 것만 해도 (박인근 일가가)2천억원대 재산가라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다"라고 밝혔다.

지난 2019년 1월 '부산일보'에 따르면 형제복지원의 후신인 느헤미야 법인은 231억 원에 처분됐는데 당시 법인 부채 272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적자 청산'이었다. 부산시 감정가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적자 청산으로, 최소한의 국고환수조차 무산됐던 것이다. 

그뿐 아니라 박원근 원장에 대한 사법기관의 '봐주기' 선고도 큰 논란이 됐다. 김성완 평론가는 "특수감금혐의가 적용되면 형량이 훨씬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고 검찰은 징역 15년을 구형했는데 법원은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으며, 횡령 혐의 등도 적용했지만 벌금도 없었다"라며 "사실상 면죄부 줬다고 해도 과언 아닌데 아이러니한 것은 특수감금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던 이유가 내무부 훈령 때문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완 평론가는 "반헌법적이고 위법적인 사항으로 만들어진 내무부 훈령에 따라 형제복지원 운영한 박인근에게 책임 물을 수 없다는 논리로 귀결됐던 것"이라며 "2년 6개월밖에 선고하지 않았고, 형도 그만큼만 살고 나온 다음에 모든 걸 면죄부받은 이런 상황이 됐던 것"이라고 짚었다. 즉 군사독재정권 때 만들어진 훈령을 따른 것이기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한종선 대표는 "우리가 무슨 죄를 지어 들어간 것이 아니기에, 우리가 억울함을 푸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던 것"이라며 "우리는 국가에 피해에 대한 보상청구를 할 수는 있어도, 가해자에 대한 범죄행위에 대한 재산은 국가가 추징하는 것이 옳다"며 박원근 원장 일가에 대한 추징을 촉구했다.

형제복지원은 박정희 유신독재 시절인 1975년부터 전두환 정권 말기인 1987년까지 부산에서 운영된 시설인데, 부랑인을 선도한다며 총 3만8천명 정도를 마구잡이로 수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과정에서 시민들에게 강제노역을 강요하고 고문·구타·성폭행 등을 일삼은 것이 확인됐다. 이런 강제노역을 통해 박인근 일가는 막대한 재산을 축적했던 것이다. 사진=KBS 뉴스영상
형제복지원은 박정희 유신독재 시절인 1975년부터 전두환 정권 말기인 1987년까지 부산에서 운영된 시설인데, 부랑인을 선도한다며 총 3만8천명 정도를 마구잡이로 수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과정에서 시민들에게 강제노역을 강요하고 고문·구타·성폭행 등을 일삼은 것이 확인됐다. 이런 강제노역을 통해 박인근 일가는 막대한 재산을 축적했던 것이다. 사진=KBS 뉴스영상

김성완 평론가는 "피해자들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용시설에 계속 감금돼 있던 상황인 것이고 심지어는 살인을 보기까지 했으니 치료를 해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헀다. 그는 "정부 차원보다는 국회 차원에서 국가가 배상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를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며 "발의돼 있는 법도 있으니, 박인근 일가 재산추징을 위해서 이른바 전두환 특별법같은 것을 만들 필요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형제복지원은 박정희 유신독재 시절인 1975년부터 전두환 정권 말기인 1987년까지 부산에서 운영된 시설인데, 부랑인을 선도한다며 총 3만8천명 정도를 마구잡이로 수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과정에서 시민들에게 강제노역을 강요하고, 고문·구타·성폭행 등을 일삼은 것이 확인됐다. 이런 강제노역을 통해 박인근 일가는 막대한 재산을 축적했던 것이다. 

성인은 물론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 아이들까지 마구잡이로 잡아들여 가둔 뒤, 철저하게 군대 식으로 이들에게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해당 사건은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꼬꼬무)'에서도 상세히 소개된 바 있으며, 이른바 한국판 홀로코스트 사건(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량학살)으로도 꼽힌다. 확인된 사망자만도 657명에 이르며, 실제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지난 2018년 검찰에 재조사를 권고한 바 있으며, 검찰은 재조사 뒤 비상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3월 당시 재판이 법령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기각했다. 그러나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달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 '국가폭력에 의한 인권유린 사건'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다만 아직 가혹행위를 한 일가의 재산은 추징되지 않았으며, 수많은 피해자들은 고통 속에서 여전히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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