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 복지예산 삭감→전투력·안보 저하, 용산 청사 밀어내고 예산까지 삭감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당일인 지난 10일 군부대를 방문, 장병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며 오찬을 함께 했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이 좋은 자리를 마련했다는 호평도 있지만, 정작 윤석열 정부의 '국군 장병 홀대' 정책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의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방공중대를 찾아 "명절에 부모님도 뵙지 못하고 수도 서울의 상공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장병 여러분을 보니 무척 반갑고 고맙다"며 "덕분에 제가 안심하고 나랏일을 볼 수 있어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해당 부대 대대장을 비롯한 간부 및 병사 40여 명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배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현지에서 셰프로 일하다 늦은 나이에 입대한 병장과 제주도가 고향인 일병 등 장병들의 사연 등을 들은 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같이 복무한 이 시기가 사회에 진출했을 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당일인 지난 10일 군부대를 방문, 장병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며 오찬을 함께 했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이 좋은 자리를 마련했다는 호평도 있지만, 정작 윤석열 정부의 '국군 장병 홀대' 정책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당일인 지난 10일 군부대를 방문, 장병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며 오찬을 함께 했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이 좋은 자리를 마련했다는 호평도 있지만, 정작 윤석열 정부의 '국군 장병 홀대' 정책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장병복지와 관련한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장병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사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멀쩡한 청와대 대신 돌연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기면서 국방부 청사를 밀어냈고, 그로 인한 연쇄 이동까지 잇달아 일어났다. 이처럼 집무실을 옮기는 과정에서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됐고, 반면 국방 예산은 조 단위로 삭감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장병복지, 즉 장병들의 식생활 개선이나 전투화·피복 등에 들어가야할 비용이 줄었다. 이는 즉 장병들을 홀대한 것으로 군의 전투력과 사기를 저하시킨 것이며, 이는 물론 '안보 저하'로도 직결되는 문제다. 즉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까지 외치며 안보를 그토록 외치던 윤석열 정부의 공언이 무색해지는 것이다. 즉 이같은 군부대 방문 격려보다는, 실질적인 복지제공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며 활발하게 공유되는 사진이 있다. 바로 장병들의 의식주 비용 삭감 내역을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적하며 따져 묻는 장면이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의원은 지난 5월 2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상대로 질의했다. 김병주 의원은 "국정과 제 107번, 여러분들이 정부에서 작성한 것"이라며 "'의식주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고품질 피복류 보급을 확대하고, 급식체계를 향상하고 2 내지 4인의 병영생활관을 만들겠다' '개인 전투 장구류 개선을 하겠다' 국정과제 저는 너무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병주 의원은 "무기 수준은 5만불 국가의 수준에 가 있다"면서도 "그런데 병사들의 의식주는 1만불 국가수준에 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번에 장병들의 전투화, 축구화, 동내의, 팬티, 양말까지 다 삭감했다"라며 "삭감할 게 없어서 이것까지 하나. 해도 너무한 것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김병주 의원이 공개한 삭감 세부내역을 보면 △전투화 310억 △축구화 21억 △동내의 95억 △팬티 5억 △양말 4억 등이다. 그는 "병사들, 장병들, 군에서 어떤 목소리가 들리는지 아는가"라며 "‘장병들 것은 전투화, 운동화, 팬티까지 삭감하면서 국군 통수권자는 일요일 날, 휴일 날 자기 신발 사고 있더라’ 이런 자조 섞인 얘기가 들리고 있다"라고 거듭 직격했다.

김병주 의원이 당시 공개한 삭감 세부내역을 보면 △전투화 310억 △축구화 21억 △동내의 95억 △팬티 5억 △양말 4억 등이다. 그는 "삭감할 게 없어서 이것까지 하나. 해도 너무한 것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사진=국회방송 영상 중
김병주 의원이 당시 공개한 삭감 세부내역을 보면 △전투화 310억 △축구화 21억 △동내의 95억 △팬티 5억 △양말 4억 등이다. 그는 "삭감할 게 없어서 이것까지 하나. 해도 너무한 것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사진=국회방송 영상 중

이에 추경호 부총리는 "코로나19로 인해서 지금 입소 인원이 감소를 했다"라며 "금년 5월의 입소 기준 현황을 보면 8만1천명이 입소하게 돼 있는 것이 실제 입소가 7만5천명 정도 됐기 때문에 그 인원을 감안해서 줄인 거지 이게 뭐 피복비를 입던 것을 줄이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김병주 의원은 "항상 예비량이 있는 건데 이런 것을 삭감한 것인데 무슨 소리를 하나"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병영막사, 병영생활관 같은 경우 육군은 15개 사업 모두 균일하게 31.9%를 곱하기해서 삭감했다"라며 "취사식당은 18개 모든 사업을 똑같이 44.2% 삭감했다"라고 직격했다.

김병주 의원은 "전방지역 우리 간부들의 숙소는 진짜 비가 새는 데가 많다"라며 "그래서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했는데 여기에도 일률적으로 48.6%, 49.4%, 모든 사업을 삭감했다. 이것을 제대로 된 검토라고 보나"라고 거듭 일갈했다. 

김민기 민주당 의원도 그보다 사흘 전인 지난 5월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에서) 선제타격을 제일 먼저 맞은 데가 국방부다. '방 빼라'고 했을 때 아무런 저항을 안 하니 정부 부처에 소문이 다 났다. 국방부는 때려도 반항도 못 한다"며 "추경을 하니 국방부 예산을 뚝 잘랐다. 국방부가 호구 잡힌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나아가 "전투화 예산 깎아놓고 본인(윤석열 대통령)은 백화점에 구두 사러 다니면 말이 되겠나?"라고도 직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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