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방위기본법 시행령엔 여전히 '라임색' 명시, 이재준 전 시장 "멀쩡한 200만벌을 일시에 폐기하나"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윤석열 정부가 기존의 노란색(라임색) 대신 '청록색' 민방위복을 착용한 데 대해 '세금 낭비'가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시행령조차도 개정하지 않고 민방위복을 착용한 것으로 확인되며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즉 최근 이어지고 있는 재난 상황에서 본질이 아닌 보여주기에만 집착하고 있느냐는 비판에 이어, 정해진 규칙마저도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오는 것이다.

이재준 전 고양시장(더불어민주당 소속)은 14일 페이스북에서 민방위 기본법 시행규칙 46조(복제의 제작양식)을 거론했다. 46조 2항을 보면 민방위복 규격·색상·단추까지 상세히 규정돼 있는데, 옷 색이나 단추색 모두 '라임색'으로 여전히 명시돼 있다. 즉 윤석열 대통령이 착용한 '청록색' 민방위복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이재준 전 시장은 "논의과정 없이, 규정도 바꾸지 않고 대통령, 장관들이 청록색 민방위복을 입고 다니는 것이 법치는 아니다"라며 "노란색은 위험을 상징하며 방사능, 어린이보호구역 등 여러 곳에 사용되고 있고 야간 식별도 우수하다고 하여 바꿨다"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가 기존의 노란색(라임색) 대신 '청록색' 민방위복을 착용한 데 대해 '세금 낭비'가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시행령조차도 개정하지 않고 민방위복을 착용한 것으로 확인되며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민방위복 색과 경호원들의 민방위복 색깔이 대조를 이룬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기존의 노란색(라임색) 대신 '청록색' 민방위복을 착용한 데 대해 '세금 낭비'가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시행령조차도 개정하지 않고 민방위복을 착용한 것으로 확인되며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민방위복 색과 경호원들의 민방위복 색깔이 대조를 이룬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준 전 시장은 특히 "한 벌에 3만 원, 100만명 해서 300억 원이라지만 그것은 여름용 한 벌 값만 계산한 것일테고, 여름용 겨울용에다 모자 완장에 디자인 비용까지 합하면 600억원은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비용 문제도 짚었다.

이재준 전 시장은 "돈보다도 일을 이렇게 즉흥적으로 처리하고 한장의 사진에서 서로 다른 민방위복을 입은 관계자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민망함에 얼굴이 붉어지게 된다"라고 직격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태풍 '힌남노'로 피해를 입은 포항을 찾았는데, 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청록색' 민방위복을 착용한 반면 경호원들은 '라임색' 민방위복을 착용해 대조를 이뤘다.

이재준 전 시장은 "바꿔야 한다면 바꿔도 된다"라면서도 "그러나 그것은 충분한 논의를 거쳐 디자인과 색상을 결정하고, 시행규칙을 개정한 이후에 해야 하는 것이다. 누구 한사람의 지시로 모든 절차가 무시되고 경호원은 노란색 대통령은 청록색 이런 특별한 노출이 어디 있었나"라고 일갈했다.

이재준 전 시장은 "국민들이 답답해 하는 것은 지금 같은 위기상황에서 민방위복 교체나 논하고 있을 만큼 한가한 상황인식"이라며 "멀쩡한 200만 벌 옷을 일시에 폐기하는 일, 그렇게 간단한 일인가. '정말 무엇이 중한디요' 묻고 싶은 심정"이라고도 직격했다.

민방위 기본법 시행규칙 46조(복제의 제작양식) 2항을 보면 민방위복 규격·색상·단추까지 상세히 규정돼 있는데, 옷 색이나 단추색 모두 '라임색'으로 여전히 명시돼 있다. 즉 윤석열 대통령이 착용한 '청록색' 민방위복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사진=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방위 기본법 시행규칙 46조(복제의 제작양식) 2항을 보면 민방위복 규격·색상·단추까지 상세히 규정돼 있는데, 옷 색이나 단추색 모두 '라임색'으로 여전히 명시돼 있다. 즉 윤석열 대통령이 착용한 '청록색' 민방위복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사진=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이재준 전 시장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겨냥해서도 "시행규칙을 바꾸지 않고 이렇게 하는 거 언제까지 모른 채 용납하시려나"라며 "색상은 그대로 두고 기능을 보강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고, 색상까지 다 바꾼다 해도 일시에 할 것인지 지금 사용하고 있는 것들을 제작 년도에 따라 순차로 교체할 것인지 계획을 수립한 이후에 시행규칙을 개정하고 착용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기존 라임색 민방위복은 노무현 정부 때인 지난 2005년 도입된 것으로 17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데, 윤석열 정부는 최근 돌연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운동복을 연상케하는 '청록색'으로 변경했다. 이처럼 청록색으로 옷색깔을 변경한 데 이어 경계·공습·해제를 상징하는 민방위 로고를 평화·시민보호를 상징하는 국제민방위 마크로 변경했다. 또 왼쪽 팔에는 태극기 로고도 박았다. 기장은 점퍼형에서 사파리 스타일로 변경했고, 소매여밈은 단추형에서 스냅으로 변경했다. 

현재 라임색 민방위복 가격은 온라인에서 구매할 경우 보통 2~3만원대다. 변경된 민방위복 가격도 유사할 것으로 알려져, 동복·하복 두벌 구매시 약 6만원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공무원수가 113만명 가량 되는 만큼, 모두 교체할 경우 600~700억 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며, 기존 수백만벌의 라임색 민방위복은 폐기처분해야 될 상황에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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