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국내 최고(最古, 가장 오래된) 손해보험사 메리츠화재가 다음달 1일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혁신의 아이콘'으로 거듭난 역사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922년 설립된 메리츠화재는 조선과 일본인 기업가들이 경성 황금정에 설립한 '조선화재해상보험'에 뿌리를 두고 있어 우리나라 보험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1945년 해방 이후 한국인들이 임원진을 차지하고 일본인 소유 주식들이 미 군정에 귀속되며 공기업이 됐다가, 1950년 '동양화재해상보험'으로 사명을 바꾸고, 1956년 국내 손해보험사로서 최초로 대한증권거래소에 상장했으며, 1959년 이화학당에 인수되면서 민영화됐다.

1962년 동방생명으로 경영권이 인수되었다가 1963년 동방생명이 삼성그룹에 인수되면서 같은 손해보험사인 안국화재와 영역이 겹치는 바람에 1967년 한진그룹으로 재매각됐다. 1977년에는 영국 로열보험과 자본 제휴를 맺기도 했다. 이후 2005년 한진그룹에서 계열분리되어 현재 사명으로 변경했다.

메리츠화재 사옥. (사진=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 사옥. (사진=메리츠화재)

이처럼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다보니 사세가 많이 기울었던 것도 사실이다. 2005년 한진그룹에서 분리된 당시 자산은 2조 7000억 원, 시가 총액은 1700억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제2의 창업'이란 정신으로 메리츠화재로 변경한 뒤 적극적으로 사세 확장에 나섰고, 2015년 이후 보수적인 보험업계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면서 현재는 자산 28조 원, 시가총액 4조 5000억 원으로 업계의 판도를 바꿀 만큼 성장했다. 2019년부터 당기순이익 업계 3위로 올라섰고 2005년 264억원에 불과했던 순이익은 2021년 말 기준 25배나 급성장했다.

이같은 성장에는 2002년 취임한 조정호 회장의 힘이 컷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이 작고하면서 당시 그룹 내 가장 규모가 작았던 금융 계열사를 물려받은 조정호 회장은 '인재 경영'과 '철저한 성과주의'로 회사의 성장세를 일궜다.

메리츠화재에 따르면 조정호 회장은 회사의 성장 및 발전에 최적이라고 생각되는 우수한 전문경영인을 영입한 뒤 이들을 믿고 사업을 맡겼다. 최고경영자가 책임지고 진행하며 긴급한 의사 결정이 필요할 경우 몇 천 억 원짜리 투자까지 사후보고로 진행된 적이 적지 않다.

승진 연한이 따로 없어 40대 젊은 임원이 배출되고 학력이나 직급이 아니라 회사 기여도에 따라 보상을 하다 보니 회장, 부회장보다 연봉이 더 많은 임원이나 팀장이 적지 않다.

메리츠화재 조정호 회장
메리츠화재 조정호 회장. (사진=연합뉴스)

2015년 김용범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회사 조직을 부문별 소집단으로 나눠 개개인이 경영자 의식을 갖고 조직이 굴러가게 하는 '아메바 경영'을 도입해 모든 조직을 성과형 조직으로 탈바꿈시키며 또 다시 변신을 시도했다.

이후 보험업계의 획일화된 영업 조직 구조에서 벗어나 영업 관리 조직에서 본부 및 지역단을 모두 없애고 본사 밑에 영업 점포로 직결되는 구조로 슬림화했다. 또, 보험설계사 출신 본부장 승격 제도를 도입해 영업 조직에 잔재했던 직업적 커리어의 한계도 없앴다.

한편 메리츠화재는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아 9월부터 변화와 혁신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담아낸 TV 광고를 개시했으며, 연말에는 고객을 위한 혁신과 리더십에 대한 메리츠화재의 생각을 담은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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