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일을 맞았다. 한국은 1992년 8월 24일 대만과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중국과 수교했다. 지난해 기준 중국은 우리나라의 1위 교역 대상국이었다. 지난 30년 동안 중국과의 수출 규모는 160배 넘게 폭증했다. 같은 기간 미국과의 수출이 5배가량 늘었고, 일본과의 수출은 2.4배 증가했다. 

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예방한 중국 공산당 서열 3위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2.9.16
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예방한 중국 공산당 서열 3위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2.9.16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지만 중국 입장에서 한국은 4번째 수출국으로 나타났다. 무역 흑자의 80%가 중국과의 무역교류에서 산출되었다. 이러한 양국 간 이례적 경이적 경협(經協)은 1992년 64억 달러이던 대중 교역은 2021년 3천600억 달러로 56배 이상 증가하게 했다. 올해는 4천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그리고 재외국민과 한국계 외국인을 포함한 재외동포가 많이 거주하는 국가별로 순위는 지난해 기준, 미국에 이어 중국이 2위를 차지했다. 살펴본바, 지금껏 한중 양국은 수교 이후 서로에게 성장 동력을 제공해왔으며, 이러한 교류는 이제 양적 확대에서 질적 제고로 전환될 중차대 시점에 직면하여 있다.

특히 국제정치나 경제측면에서 한국과 중국 간의 관계는 미국이나 일본, 아세안 국가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음은 매우 예의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이제 점잖은 외교 예법의 수식어를 배제하자면, 양국 관계는 전례 없이 복잡다단한 고난도 국제정치역학 현실 해법을 냉철하게 즉시하여 도출해야 하는 시점에 봉착한 것이다. 유독 한중관계의 질적 심화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대압박 중국 전략과 예민하게 상충되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들을 규합해 중국을 포위하는 전략을 쓰면서 한국의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전략이 심히 위협받고 있다. 이에 맞서 “미국이 경제를 정치화하고, 무역을 도구화하며, 표준을 무기화해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을 파괴하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저지해야 한다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메시지가 양국 간 긴장과 도전과제를 고스란히 함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중 관계 미래를 때로는 불확실성으로 점철되어 있는 다중 지뢰밭으로 예견한다. 북핵 도발의 점증, 팬데믹 이후 새로운 국제 통상환경의 대두, 설상가상으로 양국 간에는 역사·문화 논쟁의 지속적 발생, 사드·미세먼지 문제 등으로 양국 국민들의 상호 호감도가 심각하게 저하된 국면이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에게 중국은 더 이상 기회의 땅이 아니다.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연속 3개월간 대중 무역수지에 적자가 났다. 내리 3개월 적자는 30년 만에 초유이다. 이는 한국이 중간재를 중국에 제공하고, 중국이 이를 이용해 완제품을 생산하여 세계에 공급하는 구조가 유턴되면서 파생된 현상이다. 효율적인 산업현대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한 중국이 제조업 강국으로 부상해 한국이 기술 우위를 점했던 약세현상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사드 배치에 따른 한한령(限韓令)등 각종 이유로 한국인의 대중국 부정적 인식의 급변으로 한중관계도가 상당량 훼손되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의 지난 6월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인 10명 중 8명이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도 애국주의 교육의 세례를 받은 지우링호우(90년대 이후 출생자), 링링호우(2천년대 출생자)들을 중심으로 반한 감정이 급증하고 있다.

중국 측은 한중이 좋은 이웃, 좋은 친구, 좋은 동반자로서 서로 조화를 추구하면서 다름을 인정하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정신으로 협력해 나가길 적극 희망한다. 아울러 중국에서는 한중수교 30주년과 관련해 ‘삼십이립’(三十而立)이라는 단어를 빈번히 언급한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이 용어는 공자 논어에 나오는 서른 살에 뜻을 세운다는 의미다. 

두 나라가 수교 30주년을 맞은 만큼 앞으로도 관계를 잘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는 중국축의 간절한 희망이 투사되어 있다. 건강한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양국 경제협력의 질적 향상 △전략적 소통 및 한반도 문제 협력 강화, △문화·인적교류의 조속한 회복이 적극 추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양국 간 우호적인 감정의 회복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간을 단축시키려면, 무엇보다도 인적 교류의 복원과 확대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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