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한 "마침내 한자리 차지", "편향적 사고를 가진 인물을 위원으로 임명한 것은 사학 공공성에 커다란 위험..사퇴 촉구할 것"

[정현숙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과 관련해 적극적인 지지를 표하면서도 부인 김건희여사의 국민대 표절 논문마저 옹호하고 나섰던 신평 변호사를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 위원으로 임명했다.

사진: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던 신평 변호사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 위원으로 위촉됐다.20일 교육부에 따르면 신평 변호사는 대통령 추천을 받아 사분위 위원이 됐다.
사진: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던 신평 변호사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 위원으로 위촉됐다.20일 교육부에 따르면 신평 변호사는 대통령 추천을 받아 사분위 위원이 됐다.

2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 설명에 따르면 신평 변호사는 대통령 추천을 받아 사분위 위원이 됐다. 사분위는 교육부 장관 소속 기관이지만, 기능상 독립적인 기관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사분위가 결정한 것은 교육부 장관도 따라야 한다. 사분위는 분쟁 발생 등으로 기능이 마비된 사립학교 법인에 대해 임시이사 파견 등 정상화 관련 심의를 하는 기관이다. 사분위 위원은 대통령 추천 3명, 국회의장 추천 3명, 대법원장 추천 5명 등 11명으로 구성된다. 신 변호사는 윤 대통령 추천 몫 중 1명으로 임명됐다.

이미 대선 때부터 심각한 수준의 표절로 논란이 있었던 김건희여사의 박사 학위 논문은 이번에 '범학계 국민검증단'을 통해 명백한 표절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런데도 신 변호사는 김건희씨의 논문을 읽어보지 않았다면서도 ‘인문사회분야 논문 표절이 흔하다’는 논리로 김씨의 표절 논문을 옹호해 왔다.

신 변호사는 지난 6일 KBC(광주방송)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주가조작 등 김건희여사를 둘러싼 여러 범죄혐의들에 대한 특별검사(특검) 법안을 발의하는 가운데 "어떤 범죄 혐의가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김씨를 옹호하며 단순한 정치공세로 몰아 붙였다.

그는 이날 또 대선후보 시절의 윤 대통령 방명록 필체를 놓고서는 "필체 분석은 대단히 과학적"이라며 윤 후보의 필체를 보고 "사람이 대단히 진실하고 또 남에 대한 공감 능력 같은 게 뛰어난 사람임을 봤다"라고 극찬했다. 앞서 윤 대통령의 신림동 수재현장을 방문을 두고서는 "누추한 곳에 잘 찾아간 것"이라는 실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그야말로 '윤비어천가'에 앞장 선 인물로 대통령 추천으로 사학분쟁위원에 임명된 정황이다.  아울러 신 변호사가 현정부에서 공직을 맡지 못하는 데 대한 불만이 없다는 발언이 소환된다. 신 변호사는 지난 15일 자신의 SNS에 이철우 경북지사와의 대화를 소개하며 이같은 의견을 전한 적이 있다.

신 변호사는 당시 “이철우 경북지사가 인사조로 하는 말이 ‘뭐 중책을 맡으라는 연락이 없어요?’한다. 농담조로 하는 말이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아무 직책도 맡지 않고 한가로이 살면 우리 윤석열 정부를 도와주는 것 아닐까요. 정부 성립에 제가 공이 있다고 여러 사람들이 말하는데, 정작 저는 백수로 남아있으면 윤 정부의 인사가 공정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것이겠지요’(라고 답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신 변호사는 그러면서 “절대 빈말로 한 것이 아니다. 나는 현재의 상태에 지극히 만족하고 있으며, 나에게 주어진 안온한 순간들을 기쁘게 호흡한다”라고 전혀 공직에 욕심이 없는 사람처럼 담담한 소감을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 이후 일주일도 안된 20일 신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 욕보이는 방법도 가지가지군요] 제목으로 ‘공직을 못한 데 대한 불만이 없다’는 자신의 발언은 “농담조로 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신 변호사는 “사분위 위원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나 회의를 열고 참석한 위원은 회의수당 조금을 받을 뿐”이라며 자리가 그다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농담조로 왜 아직 중책을 맡지 않았느냐고 하는 말에는, 역시 농담조로 내가 이렇게 백수로 지내는 것이 내가 그 성립에 일조를 한 윤 정부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신 변호사는 자신이 ‘공직에 나서지 않는 것이 윤 정부의 공정성을 뒷받침한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었다고 했다가, 사분위원 임명 이후에는 “농담조”였다고 앞서 발언을 번복했다. 신 변호사는 비판 여론이 끓자 "내가 ‘공직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왜곡하며 표리부동한 인간으로 모는 것"이라고 공직을 맡은 것에 대한 변명을 장황하게 펼쳐나갔다.

이날 '오마이뉴스'는 "공정성을 최고 가치로 여기는 사학분쟁조정위원에 신 변호사가 임명된 것을 두고, 교육계에선 '공공성에 커다란 위험'이라는 반발과 함께 '편향된 최측근 인사 임명 철회' 요구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경한 '전국사학민주화교수연대' 대표는 매체에 "신평 변호사는 김 여사의 논문표절에 대해 학자이자 법률가로서 공정과 상식을 스스로 무너뜨린 발언을 서슴없이 한 인물"이라면서 "사학분쟁조정위는 사학분규 발생 상황에서 무엇보다도 공정하고 공공성 있는 판단이 필요한 곳인데, 이런 편향적 사고를 가진 인물을 위원으로 임명한 것은 사학 공공성에 커다란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전국교수단체는 물론 교육단체들과 연대하여 신 변호사의 위원 사퇴를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범학계 검증단으로 김건희씨 국민대 논문 표절 심사에 참여했던 김동규 동명대학 교수는 신 변호사의 사학분쟁위원 임명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 필체를 척, 보자마자 '사람이 대단히 진실하고 또 남에 대한 공감 능력 같은 게 뛰어나다'라고 뜨겁게 칭찬한 인물"이라고 냉소했다.

김 교수는 "김건희 씨 표절 학위논문을 일러 '대학교수를 20년 해봐서 잘 아는데 그런 정도의 논문 표절은 흔하게 있다'며 맹렬하게 쉴드 친 사람"이라며 "신평이 마침내 한 자리를 차지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 추천 몫으로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었다는 뉴스다. 이런 초 우주적 경사를 맞아 내가 그에게 전하는 축하는 다음의 심플한 문장이다"라며 "'아이구 이렇게 장할 수가!'"라고 탄성을 내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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