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정치인들의 잇따른 불만 표출, MBC "국익 명분으로 언론자유 억눌렀던 수많은 사례 있었잖나"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미국 뉴욕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8초간의 대화 후 나온 '욕설'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이같은 장면이 방송사 카메라에 찍힌 것을 알아차린 뒤 허겁지겁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고 언론사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MBC'는 그대로 보도했으며, 순식간에 전세계적으로 확산됐다.

이를 두고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22일 '오마이TV'와의 인터뷰에서 "현지에서 이 발언이 나가고 촬영된 것을 다 깨달은 것"이라며 "그래서 막 질문이 들어오자, 그 때부터 언론보도를 막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김종대 전 의원은 "통제까지라고 안하겠지만 국익을 위해 보도하지 말아달라는 (그런 뉘앙스를) 강하게 (내비쳤다)"라며 "특히 지상파 카메라들이 주로 많이 촬영했기 때문에 그 쪽을 주로 타겟으로 해서 어느 정도 먹혀드는 듯했는데 MBC가 보도를 강행해버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8초간의 대화 후 나온 '욕설'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이같은 장면이 방송사 카메라에 찍힌 것을 알아차린 뒤 허겁지겁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고 언론사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MBC 뉴스영상
미국 뉴욕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8초간의 대화 후 나온 '욕설'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이같은 장면이 방송사 카메라에 찍힌 것을 알아차린 뒤 허겁지겁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고 언론사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MBC 뉴스영상

김종대 전 의원은 "그러니까 나머지 언론도 다 (보도)하게 된 것"이라며 "그러면 그 때 왜 보도를 막으려 했나. 심각성을 (대통령실)자기들도 알았다는 얘기"라고 해석했다.

김종대 전 의원은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 '욕설' 건의 진위를 따지자는 강변에도 "참으로 가소로운 변명"이라며 "그러면 그 때 왜 보도를 막으려 했을까? 심각성을 자기들도 알았다는 얘기인데 무슨 진위파악을 하나"라고 일갈했다. 

김종대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현재 심리에 대해 "귀국하기가 겁날 것"이라며 "도어스테핑에서 첫 질문일텐데. 낯뜨꺼워 어떻게 나가나"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김종대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귀국해서 해야 될 발표에 대해선 "바른언어 습관, 성인지감수성, 양성평등 교육과 앞으로 '슬기로운 대통령 생활'에 대해 다시 교육 받고 학습하겠다고 이렇게 나가야하는 거 아닌가"라며 "성정(타고난 본성과 감정)이 불안한 사람으로 읽혀지면 어떡할 건가"라고 지적했다.

김종대 전 의원은 또 "(대통령실)안보실장을 포함한 외교안보팀도 문책해야 한다"며 "이렇게 무계획에 좌충우돌에 알맹이 빠지고, 앞뒤 하나도 안맞는 정상외교 책임은 누가 져야 하나"라며 전면적인 쇄신을 주문했다.

이런 거센 파장에서도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이같은 '욕설'을 그대로 보도한 데 대해 '국익을 해치고 있다'라며 발끈하고 있다. 옛 친박(친박근혜)이자 현재 친윤으로 꼽히는 윤상현 의원은 SNS에 "대통령이 무심코 사적으로 지나치듯 한 말을 침소봉대한 것"이라며 "(언론이)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임을 자각했다면, 이러한 보도를 특종이나 잡은 듯 앞장서면 안 된다"고 반발했다.

윤상현 의원은 "민주당과 (언론은) 당파적 이익을 위해서는 어떤 일도 가리지 않는다는 걸 또 다시 보여줬다. 문재인 정권 시절 한동훈 검사를 죽이기 위해 권언유착을 했던 그 행태를 또 다시 재연했다"라고 강변하며, "한미동맹이라는 대체불가능한 국익을 훼손하면서까지 당파적 공격에 혈안이 된 행태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릴 높이기도 했다.

정미경 전 최고위원도 'YTN'에 출연해 "그냥 단순히 국내적 상황이라면 보도해도 넘어갈 수 있는데, 사실 보도되면 윤석열 대통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자국 우리의 이익에도 도움이 안 되잖나"라며 "저건 방송을 하지 않았어야 하지 않나. 그런 수준높은 판단을 했으면(싶은데) 조금 아쉽다"라고 역시 'MBC'를 겨냥한 불만을 드러냈다.

미국 뉴욕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8초간의 대화 후 나온 '욕설'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이같은 장면이 방송사 카메라에 찍힌 것을 알아차린 뒤 허겁지겁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고 언론사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MBC 뉴스영상
미국 뉴욕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의회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욕설-비하' 논란은 금세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MBC 뉴스영상사진=MBC 뉴스영상

이에 'MBC'는 23일 공식 입장문에서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영상은 대통령실 풀(Pool) 기자단이 촬영해서 방송사들이 공유한 것이고, 이 영상은 언론보도 이전에 이미 사회관계 서비스망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었다"라며 "이 영상은 본사뿐만 아니라 KBS, SBS 등의 지상파와 주요 일간지 등 대부분의 언론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유튜브에 클립으로 올리거나 뉴스로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MBC는 최대한 절제해서 영상을 올렸고, 어떠한 해석이나 가치판단을 하지 않고 발언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고 반박했다.

'MBC'는 "뉴스 가치가 있다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신속, 정확하게 보도하는 것은 저널리즘의 기본 책무"라며 "‘국익’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지만, ‘국익’을 명분으로 정치 권력이 언론 자유를 위축하고 억눌렀던 수많은 사례를 기억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 바이든 대통령과 48초 간 짧은 대화를 나눈 뒤 박진 외교부 장관과 자리를 나오면서 "(미국)국회에서 이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한 것이 확인됐다. 이렇게 윤석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뒤끝'을 드러냈다는 것이 확인되며, 미국으로부터의 또다른 '보복'이 등장할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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